SK하이닉스 중국 사업장. /사진=SK하이닉스 중국 법인
SK하이닉스 중국 사업장. /사진=SK하이닉스 중국 법인

SK하이닉스가 중국 반도체 소재 기업에 전략적 투자했다. 중국 장쑤성 우시(無錫)를 중심으로 한 반도체 단지 조성의 일환이다. 미국의 제재에도 중국 반도체 사업 강화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중국 투자 자회사 'SK하이닉스투자'를 통해 최근 중국 반도체 소재 기업 싱푸(興福)전자가 실시한 7억6800만위안(약 143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참여했다. 

중국 정부 주도로 설립된 반도체산업 육성 펀드인 '국가대기금(大基金) 2기'가 이번 투자를 주도했으며, SK하이닉스는 4800만위안(약 90억원)을 투자해 싱푸전자 지분 1.92%를 확보했다. 

중국 싱파(興發)그룹에 속한 싱푸전자는 2008년 11월 설립됐다. 전자용 화학제품의 연구개발·생산·판매 전문 회사다. 연 3만t의 전자급(전자제품 용) 인산, 연 2만t 전자급 황산, 3만t의 에칭용액 등의 생산능력을 보유한다. 

중국 싱푸전자가 최근 실시한 유상증자에 참여한 기업 명단. 일곱째에 SK하이닉스의 중국 투자 회사 'SK하이닉스투자'가 올라 있다.
중국 싱푸전자가 최근 실시한 유상증자에 참여한 기업 명단. 일곱째에 SK하이닉스의 중국 투자 회사 'SK하이닉스투자'가 올라 있다.

싱푸전자는 이번 투자를 바탕으로 전자급 황산 연 4만t, 과산화수소 연 2만t, 에칭용액 연 2만t 규모의 생산능력을 확충할 계획이다. 이미 중국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SMIC, 대만 파운드리 TSMC, SK하이닉스 등에 반도체 소재를 납품하고 있다. 

이번 투자는 SK하이닉스가 중국 우시에서 진행 중인 대규모 산업단지 조성 사업과 관련이 있다. SK하이닉스는 싱파그룹과 공동으로 20억위안(약 3080억원)을 투자해 반도체 설계부터 제조, 장비까지 모든 과정을 아우르는 집적회로 중심지를 구축하고 있다. 

SK하이닉스 자회사인 SK하이닉스시스템IC는 지난 2018년 9월 우시 시정부 산하 투자회사와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시스템반도체 공장을 건설했다. 이미 충북 청주에 있던 기존 8인치 웨이퍼 파운드리 설비를 우시 공장으로 옮기기 시작했다. 이설 작업은 내년 5월 안에 모두 마무리된다. 

SK하이닉스는 우시 D램 반도체 공장에 초미세공정의 핵심인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배치도 추진 중이다. 다만 미국 정부의 제재로 실제 EUV를 중국에 반입할 수 있을지는 아직 알 수 없다. 

지난달 30일 서진우 SK그룹 중국 담당 부회장(왼쪽)이 중국 난징에서 우정롱(吴政隆) 장쑤성 당서기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장쑤성 정부 포털
지난달 30일 서진우 SK그룹 중국 담당 부회장(왼쪽)이 중국 난징에서 우정롱(吴政隆) 장쑤성 당서기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장쑤성 정부 포털

서진우 SK그룹 중국 담당 부회장은 지난달 말부터 이달 초까지 우정룽 중국 장쑤성 성장, 왕자뤼 중국 인민정치협상회의 부주석 등 고위급 인사와 잇달아 회동하며 SK하이닉스 등이 추진 중인 중국 사업을 챙긴 바 있다. 

[스트레이트뉴스 유희석 기자] 

관련기사

저작권자 © 스트레이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