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금통위 기준금리 동결…경제 불투명성 강조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한국은행이 2월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시장의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동결한 가운데 이창용 총재는 상반기 내 기준금리 인하가 쉽지 않다고 밝혔다.

22일 한국은행은 2월 금통위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3.50%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에 부합하는 수준이다. 금융투자협회는 20일 채권 전문가들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는데 모든 응답자는 동결을 예상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금통위 후 기자간담회에서 “물가상승률이 둔화 추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경제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주요국 통화 정책과 환율 변동성,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한 국제유가 변동, 가계부채 추이 등 대내외 리스크 요인의 국내 경제 양상도 점검해 볼 필요가 있는 만큼 기준금리를 현재의 긴축적인 수준에서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한국은행은 2021년 7월까지 기준금리를 0.50%로 유지했다. 이후 본격적인 금리 인상을 시작해 2023년 1월까지 3.50%로 끌어 올린 후 현재까지 이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시장에선 한국은행이 연내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전망하는 가운데 이창용 총재는 상반기 내 통화정책 완화가 쉽지 않을 것이란 견해를 밝혔다.

이 총재는 “금통위원 전원 일치로 기준금리를 동결했다”며 “통화긴축 기조를 충분히 장기간 지속함으로써 물가 상승률을 2% 수준으로 안정시켜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향후 3개월 기준금리 방향에 관해선 금통위원 6명 중 5명이 3개월 후에도 3.5%에서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의견을 내놓았다”며 “나머지 한명은 현재 수준인 3.5%보다 낮은 수준으로 인하할 가능성도 열어 놓아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물가상승률 수준이 한국은행의 목표치인 2%보다 상당히 높고 연내 물가가 전망대로 내려갈지는 좀 더 살펴봐야 되기 때문에 이 단계에서는 금리 인하를 논의하기에는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소비자물가 지수 등 현재의 경제 데이터를 보면) 상반기 내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이후 통화정책 방향에 대해선 5월 이후 집계되는 경제전망 실적을 보고 판단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 물가 수준이 평탄하게 움직이지 않고 매우 울퉁불퉁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2023년 1월 5% 수준이던 국내 소비자물가지수는 7월 2.4%까지 떨어졌으나 3분기 국제유가 상승 등의 영향을 받아 다시 3%대 후반으로 상승했다. 이후 국제유가 가격이 안정되며 12월 2.3%를 기록했다. 

올해 1월에는 다시 2.8%로 상승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아직 2%대에 머물며 상승 둔화 흐름을 지속 중이지만 높은 농산물 가격과 국제유가 불확실성 등으로 재차 상승할 가능성이 있는 상황이다.

이창용 총재는 향후 물가상승률 경로에 대해 상반기는 2%대 후반을 유지 후, 하반기 들어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 총재는 “국내 소비자 물가 상승률에 대해 상반기와 하반기 각각 2.9%, 2.3%로 예상한다”며 “영국, 유럽 등 주요 선진국과 비교해 물가가 내려가는 속도가 나쁜 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스트레이트뉴스 조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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