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설 명절 이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관련 충당금 적립이 적절한지 직접 확인하기 위해 주요 대형 저축은행과 캐피탈사, 상호금융협회에 대한 현장점검을 실시한다.

이달 들어 지난해 결산 검사에 돌입한 가운데, 금융회사들이 PF 부실 대비 충당금 적립과 관련해 상시 감시체계를 통한 일대일 지도 이행여부 확인 차원이다.

이번 현장점검에서 금융당국이 눈여겨볼 지점은 두 가지다.

먼저 사실상 브릿지론 성격을 지닌 토지담보대출에 대해 PF 대출 수준으로 충당금을 적립, 작년 결산에 반영했는지 여부다.

이어 부동산 PF 사업장 정상화 지원을 위한 PF대출 자율협약에 들어간 여신 중 연체이자가 유예되고 만기연장을 이어가고 있는 여신들에 대해 충당금을 고정(30%) 수준으로 쌓았는지도 점검 사항이다.

금감원은 저축은행과 캐피탈, 상호금융 등 업계 전반의 손실흡수능력 제고 차원에서 PF 부실 대비 충당금을 잘 쌓았는지 집중적으로 본다는 입장이다.

금감원은 PF 부실에 대비해 제2금융권에 작년 말 결산시 보수적인 충당금 적립을 지속 요구해왔다. 가결산이 마무리되고, 설 연휴가 끝나면 본결산이 시작되는 이달 말에 앞서 현장점검을 통해 그동안의 요구가 반영됐는지 확인한다는 계획이다.

금융당국은 올해 더 보수적인 충당금 적립을 위해 보다 엄격한 사업성 평가 기준과 그에 따른 충당금 적립 방안 등을 담은 가이드라인을 관계기관과 협의에 돌입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달 임원회의에서 "부동산 PF 부실을 보다 속도감 있게 제거해 나갈 필요가 있다"면서 "금융회사는 여력이 있는 범위 내에서 충당금을 최대한 적립할 필요가 있다. 단기 성과에 치중해 PF 손실 인식을 회피하면서 남는 재원을 배당·성과급으로 사용하는 금융회사에 대해서는 엄중한 책임을 묻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

신용평가기관 나이스 신용평가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기준 총자산 내 부동산 PF 비중은 저축은행이 16.5%, 캐피탈이 10.9%로, 증권(4.1%), 보험(3.8%), 은행(1.2%)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았다.

부동산 PF 중 브릿지론 비중도 저축은행이 55%, 캐피탈이 35%로 높은 수준이었다.

브릿지론은 본PF로 이행되기 전 리스크가 높고 수익률은 좋은 초기 투자단계의 대출이다. 은행과 보험사 등은 보수적이 투자를 집행해 주로 본PF와 선순위 대출에 집중하는 반면, 저축은행, 캐피탈, 증권사 등은 수익성에 집중해 브릿지론 투자에도 상대적으로 적극적인 편이다.

[스트레이트뉴스 장석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