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립 50주년을 맞은 한미약품이 대대적인 체질개선과 함께 유망기업의 M&A에도 나서겠다는 뜻을 밝혔다. 사진은 한미약품 연구원이 연구개발에 나서는 모습. 한미약품 제공
창립 50주년을 맞은 한미약품이 대대적인 체질개선과 함께 유망기업의 M&A에도 나서겠다는 뜻을 밝혔다. 사진은 한미약품 연구원이 연구개발에 나서는 모습. 한미약품 제공

한미약품이 창립 50주년을 맞아 대대적인 체질개선에 나섰다. R&D(연구개발) 등 인력을 대거 교체했고 유망기업의 M&A(인수합병)도 적극 검토해 나가겠다고 밝혀 앞으로 공격적인 M&A가 이뤄질지 관심이 모아진다. 

19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지난 7월 한미약품은 '100년 기업'을 목표로 세우며 각 그룹사의 강도 높은 체질개선과 함께 향후 과제를 언급했다. 여기서 주목되는 부분은 한미약품이 AI(인공지능)와 빅데이터를 핵심사업 영역으로 설정하고 AI를 활용한 신약후보물질 발굴, 헬스케어 시장 전반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역량 있는 기업에 대한 M&A도 나서겠다는 목표를 밝혔다는 점이다.

이와 함께 한미약품은 의료 분야에서 AI 모델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국내 기업과의 M&A를 검토 중이라는 입장도 밝혔다. 

현재 한미약품은 대대적인 변화가 이뤄지고 있다. 그동안 한미약품을 이끌어 온 경영진들이 대거 교체됐고 송영숙 회장 체제에서 둘째 자녀인 임주현 사장이 경영 전면에 나서고 있다.

이 과정에서 2017년부터 한미약품을 이끌었던 우종수 전 대표와 권세창 전 대표가 올해초 대표직에서 용퇴했다. 이후 박재현 제조본부장 부사장이 지난 3월 한미약품 대표에 선임됐다. 

연구개발 부문도 변화했다. 한미약품에서 25년간 R&D 영역을 담당해온 서귀현 부사장이 지난 7월 회사를 떠났고, 바이오신약 부문 총괄 책임자인 최인영 상무가 지난달부터 R&D센터장을 맡고 있다.

사업구조 변화도 뚜렷하다. 한미약품은 일찌감치 개량신약(오리지널 의약품에 제형변경·성분 복합이 이뤄진 의약품) 시장에 진출했다. 의약품 조사기관 유비스트에 따르면 한미약품은 최근 5년 연속 국내 원외 처방의약품(병원 처방전으로 약국에서 조제되는 의약품) 부문에서 1위를 지키고 있다. 또 '신약명가'라는 이름에 걸맞은 플랫폼과 신약후보물질 발굴에도 집중하고 있다. 

한미약품은 기존 영역을 다지면서 2032년까지 그룹사 합산 5조원 매출을 목표로 세우면서 개량신약·신약개발에 이은 새로운 영역에도 진출한다는 목표다. 목표 달성을 위해 헬스케어 시장과 AI, 빅데이터 등 디지털 분야에 적극 나서겠다는 전략이다.

2016년 한미약품은 의약품 자동제조 기업 JVM을 1291억원에 인수한 이후 대규모 M&A에 나서지 않았다. 수차례에 걸쳐 유망기업에 대한 지분 인수, 투자 등이 이뤄지긴 했으나 규모가 크지 않았다. 때문에 한미약품이 매출을 대폭 늘리기 위해 JVM에 이은 대규모 인수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것이 업계 안팎의 관측이다.

게다가 지난해 중순부터 제약바이오·헬스케어 업체에 대한 투자가 줄어들고 유망 업체들의 몸값도 낮아지는 추세로, 몸값이 낮아진 유망기업 인수를 통해 빠르게 새로운 영역을 장악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바이오협회에 따르면 실제로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해 5월까지 제약바이오와 헬스케어 분야에서 27건의 M&A가 성사됐고 규모만 3조 2000억원에 달했다. 이는 3년 전인 2020년 연간 M&A 사례 5건과 비교하면 큰 변화다.

한미약품이 M&A에 나설 여력은 충분하다. 올해 상반기 들어 제약사 중 유일하게 신용등급이 오른 기업이기 때문이다.

한국신용평가는 지난 7월 보고서를 통해 "한미약품은 견조한 실적세를 기반으로 영업‧재무 부담이 축소됐다"며 "회사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A/안정적’에서 ‘A/긍정적’으로 변경한다. 제품 포트폴리오 다각화와 자회사 성장으로 인한 영업 기반 강화, 전문의약품 실적 호조, 연구개발 비용 부담 감소, 재무 부담 완화 추세가 나타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나이스신용평가도 한미약품의 고마진 제품 성장‧비용 감소에 따른 이익창출력 개선 전망, 잉여현금 창출에 기반한 채무 부담 완화 추이를 언급했다. 나이스신평에 따르면 한미약품은 부채비율 86.8%, 차입금 의존도 34.2%로 전반적인 재무 안정성이 개선되고 있다.

증권업계는 한미약품의 지난해 연결기준 EBITDA(상각 전 영업이익)은 2400억원 안팎으로 보고 있다. 2021년 2145억원, 2018~2020년 3년간 평균 1335억에 비해 현금창출력이 개선되고 있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회사는 개량신약과 신약개발을 통해 성장해 왔고 앞으로도 성장세를 이어가기 위한 새로운 영역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며 "현재 구체화된 투자계획을 밝힐 수는 없지만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M&A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트레이트뉴스 신용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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