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개발을 검토중인 자율주행 전기차(애플카) 관련 뉴스가 글로벌 완성차 업계는 물론 한국 증시를 일시 혼란의 상태에 빠지게 했다. 

현재로서 애플과 현대차, 기아 협력과 관련한 시각은 다르지만, 애플이 세계 유수의 완성차 제조·부품사와 두루 접촉하고 있다는 건 기정사실화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특정 회사와 협의하고 있는지, 다수의 업체에 문의하는 수준인지는 불분명하다. 

블룸버그통신은 5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애플이 전기차 개발을 위한 현대차·기아와의 논의를 최근 중단했다고 전했다. 이를 감안하면 기아와 애플이 상당히 구체적으로 논의를 이어왔던 것으로 보인다. 다만 수년간 개발 프로젝트와 공급 업체에 대한 정보를 비밀에 부쳐왔던 애플이 전기차 관련 논의 소식이 알려지자 화가 났을 것이라면서 양사 간 논의가 언제 재개될지 불분명하다고 매체는 보도했다.

같은 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기아가 미국 조지아주(州) 공장에서 '애플카'를 조립한다는 계획과 관련해 잠재적 파트너들을 접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미국 경제매체 CNBC는 미국 조지아주의 기아 조립공장에서 애플 브랜드를 단 자율주행 전기차를 제조하기 위한 협상이 마무리 단계에 근접했다고 전했다.

이러한 가운데 정확한 정보를 전달받지 못하는 시장의 혼란은 더욱 커졌다. 특히 시장 안팎에서는 현대차그룹 내에서 미국 조지아공장을 둔 기아가 애플카 생산을 맡을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 우세했던 만큼 시장의 충격이 작지 않았다. 

동일한 사안을 두고 전혀 다른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8일 현대차그룹은 그간의 침묵으로 깨고 입장을 밝혔다. '애플카' 생산과 관련해 애플과 협의를 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었다. 다만 협상 중단을 인정하긴 했지만 추후 협상에 대한 여지는 남겼다. 

(사진=애플)

 

현대차·기아는 각사 공시를 통해 "현대차·기아는 각각 공시를 통해 "다수의 기업으로부터 자율주행 전기차 관련 공동개발 협력 요청을 받고 있으나 초기 단계로 결정된 바 없다"며 "애플과 자율주행차량 개발에 대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전기차 등 미래차 부품을 생산하는 현대모비스도 같은 내용으로 공시했다.

이날 공시대로라면 현대차·기아가 애플과 협의를 진행했으나, 협상이 일시 중단된 것으로 보인다. 이에 업계에서는 현대차·기아와 애플이 당장 자율주행차 생산 협의를 중단하더라도 추후 '애플카' 생산에 대한 논의가 재개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협상 무산보다는 잠정 보류로 봐야 한다는 시각이 있다.

아울러 현대차와 애플이 각각 자체적인 자율주행기술을 개발 중이므로 자율주행이 아닌 전기차 부문에서만 협력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당초 애플과의 협의는 전동화 핵심 기술과 생산은 현대차가, 자율주행과 커넥티드 시스템 등 소프트웨어 기술은 애플이 맡는 방향이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현대차가 '두뇌'에 해당하는 소프트웨어 기술과 관련해 애플과 협업을 하기보다 독자적인 개발에 나서면서 전기차 플랫폼만 제공하는 방향으로 협의 안건이 변동됐을 가능성이 있다.

이런 가운데 미 CNN방송은 애플의 협력 파트너 선택지가 줄어들고 있음을 시사했다. 애플카의 파트너를 둘러싼 추측이 커지고 있지만 현대차그룹 외에도 혼다, 닛산, 스텔란티스, BMW 등도 그 대상이며 관건은 애플의 기술공개 여부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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