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이트뉴스 신용수기자] SK이노베이션이 지난해 코로나19 영향으로 연간 2조5688억원에 달하는 사상 최대 적자를 냈다.

기존 주력 사업인 석유·화학 부문 실적이 코로나19 충격에 크게 악화한 결과다. 신 사업인 배터리 부문은 사상 처음 매출 1조원을 넘기며 큰 폭으로 성장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연간 영업적자가 2조5688억원으로 전년과 비교해 적자 전환했다고 29일 공시했다. 매출액은 34조1645억원으로 30.7% 감소했다.

각 사업별로 보면 석유사업은 연간 매출 22조6379억원·영업손실 2조2228억원, 화학사업은 매출 7조541억원·영업손실 1212억원을 기록했다.

윤활유사업은 매출 2조3713억원·영업이익 2622억원, 석유개발사업은 매출 593억원·영업손실 48억원이었다.

배터리 사업은 연간 매출 1조6102억원으로 처음으로 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 전년(6903억원)과 비교하면 2배 이상 성장한 것이다. 배터리 사업 영업손실도 4265억원으로까지 줄였다.

소재 사업에서는 리튬이온배터리분리막(LiBS) 판매량 증가에 힘입어 1259억원의 이익을 달성했다.

4분기만 보면 배터리 사업 매출이 4972억원으로 분기 기준 최고치를 찍었다. 다만 해외 공장 건설 초기 비용 영향으로 4분기 영업 손실은 1089억원이었다. 이는 LG에너지솔루션과 벌이는 배터리 소송비용도 포함된 것으로, 회사는 배터리 사업이 내년에 손익분기점을 넘을 것으로 예상했다.

SK이노베이션 측은 "코로나19 여파로 석유·화학 사업이 침체한 가운데서 배터리 사업이 처음으로 조단위 매출을 달성하는 등 성과를 거뒀다"고 설명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부터 양산을 시작한 헝가리 소재 유럽 1공장(연산 7.5GWh)과 중국 창저우 공장(7.5GWh)에 더해 미국과 중국, 헝가리 등에서 공장을 순차적으로 가동하며 2025년까지 연산 125GWh 이상의 배터리 생산능력을 갖추겠다고 밝혔다.

SK이노베이션은 1조2674억원을 투자해 헝가리 3공장을 추가로 신설하기로 결정했다고 이날 공시했다. 헝가리 3공장 생산 능력은 글로벌 생산기지들 중 최대 수준이 될 전망이다.

SK이노베이션은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지난해 설비투자액(Capex)은 4조4000억원 규모로 집행했고, 올해도 작년과 비슷한 4조원∼4조5000억원 규모로 예상한다"며 "이중 70% 정도가 배터리 사업과 리튬이온배터리분리막(LiBS) 사업에 투자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서 LG에너지솔루션과 벌이고 있는 소송에 대해 윤형조 배터리사업지원실장은 "앞선 예비결정에서 고려하지 못한 영입비밀 침해여부와 공공적 이익 등이 충분히 고려돼 판결이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당사에 유리한 결과가 나오더라도 이후에 연방법원 소송 등 남은 절차가 있는 만큼 K배터리 발전과 국가 경제에 기여할 수 있도록 상대방과 건설적이고 협력적인 대화로 소송을 원만히 종결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소재 사업에서도 최근 분리막 해외 설비 증설을 계속 추진하고 있다. 국내 청주, 증평 공장과 중국 공장이 지난해 말 가동하며 연간 생산 규모 8억7000만㎡을 갖췄다. 중국, 폴란드 등 해외 공장들을 순차 가동해 올해 말까지 생산 능력 13억7000만㎡, 2023년 18억7000만㎡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결산 배당을 하지 않기로 했다. 실적 악화와 배터리 사업 투자 확대에 따른 재무구조를 고려해서다.

회사는 "배당은 하지 않지만 주주 중시 경영은 중요한 가치"라며 "경영 성과와 신규 사업을 통해 중장기 주주 환원 방안을 수립 중"이라고 설명했다.

김준 총괄 사장은 "올해 신규 사업 뿐만 아니라 기존 사업에서도 친환경 중심으로 전면적이고 근본적 혁신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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