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거품 된 연말 특수

국내 코로나19 '3차 대유행'의 확산세가 연일 지속되고 있다. 신규 확진자는 지난 13일 처음으로 1000명대를 기록한 이후 잠시 700명대까지 떨어졌으나, 14일 다시 800명대 후반으로 올라선 뒤 확산세가 거세지면서 16일 또다시 1000명 선을 넘었다. 지난 1월 20일 국내 첫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이후 최다 기록도 다시 경신한 것이다.

특히 최근 들어 학교, 직장, 각종 소모임 등 '일상 감염'에 더해 종교시설, 요양시설, 요양병원 등 감염 취약시설의 집단감염이 재발해 확진자 규모는 당분간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

신규 확진자가 연일 급증하면서 최근 1주간 일평균 지역발생 확진자 수는 처음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범위(전국 800∼1000명 이상 또는 더블링 등 급격한 증가시)에 들어왔다.

정부는 단기간에 확진자 수가 하루 1200명대까지 늘어날 수도 있을 것으로 보고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을 포함한 다양한 대책을 마련 중이다. 특히 거리두기 3단계 격상에 대해서는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막대한 사회·경제적 피해를 우려해 신중한 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분위기다.

만일 3단계로 각각 격상되면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는 지금보다 더 큰 타격을 받을 전망이다. 코로나19 3차 유행으로 연말 대목 기대를 접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지면서 이들의 생계 걱정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는 처지에 몰린다.

수도권에서는 연말까지 3주간 시행되는 거리두기 2.5단계로 노래방, 실내체육시설 등은 아예 문을 닫고 PC방, 오락실 등은 오후 9시 이후에는 영업을 못 하게 되면서 이들 시설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는 직접적인 타격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음식점과 카페 등 외식업종은 2.5단계에서도 2단계 때의 방역 조치가 유지되고 있지만 소비 심리 위축과 송년 모임 취소 등으로 매출이 추락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특히 외식업계는 코로나19 사태로 예년보다 매출이 부진한 상황에 처했다.

한국외식업중앙회의 '2020년 대한민국 외식업계 이슈 분석' 보고서를 보면 올해 1∼9월 신한카드를 이용한 외식업종 결제 금액은 71조7790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0.0% 감소했다.

이는 동일 기간 75.4% 급증한 배달 음식점도 포함된 수치로, 배달 주문을 받지 않는 일반 음식점이 체감한 코로나19 피해는 더 컸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동월 대비 결제액 월별 감소율은 코로나19 1차 유행 때인 3월(-18.1%)과 2차 유행 때인 8월(-12.0%)이 컸는데 이번 3차 유행 때도 그에 못지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은 정부가 3차 재난지원금을 피해 규모에 맞게 신속하게 지급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정부와 국회는 내년 예산 중 이들을 위한 코로나19 맞춤형 피해지원 예산으로 3조 원을 편성해 놓았다.

소상공인연합회가 지난 6월말 코로나19 재확산 시기에 맞물려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실시한 경영실태조사 결과 10명 중에 8명이 폐업 위기라고 응답했다. 소상공인협회
소상공인연합회가 지난 6월말 코로나19 재확산 시기에 맞물려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실시한 경영실태조사 결과 10명 중에 8명이 폐업 위기라고 응답했다. 소상공인연합회 제공

이런 가운데 이달 둘째 주 서울 지역 소상공인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의 62%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들어 지난해 주간 대비 최저치를 기록한 것이다.

소상공인 카드 결제 정보 등을 관리하는 한국신용데이터에 따르면 12월 둘째 주(12월 7∼113일) 전국 소상공인 사업장 평균 매출은 지난해 12월 둘째 주 매출의 71% 수준을 보였다.

이는 코로나19 사태 초기 대구 지역을 중심으로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감염병 위기 경보 단계가 '경계'에서 '심각'으로 높아졌던 2월 24일∼3월 1일 수준과 같은 셈이다.

특히 이 기간 서울 지역 소상공인 매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62%까지 급락했다.

올해 들어 작년 대비 서울 소상공인 매출이 가장 낮았던 시기는 코로나19 2차 대유행이 발생했던 8월 마지막 주(8월 24∼30일)와 9월 첫째 주(8월 31일∼9월 6일)로, 당시 75% 수준을 나타냈다.

서울에서는 지난 5일부터 오후 9시 이후 마트 영업을 제한하고 대중교통 운행을 30% 감축하는 '1천만 시민 긴급멈춤' 조치에 이어 거리두기 2.5단계가 시행되고 있다.

다른 지역을 보면 부산과 울산의 소상공인 매출은 각각 지난해 같은 기간의 68%, 67% 수준까지 떨어졌다. 업종별로는 음식점업과 스포츠·레저업, 여행업의 매출 감소가 두드러졌다.

12월 둘째 주 스포츠·레저 업종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의 53% 수준까지 떨어졌다. 반 토막이 난 것으로, 실내 체육시설 영업 금지 조치로 인한 영향으로 보인다. 카페와 술집, 한식 등 음식점업 사업장 매출과 여행업종 매출 역시 각각 55%, 58%까지 하락했다.

소상공인연합회 관계자는 "연말 특수도 누릴 수 없게 된 만큼 소상공인에게 '2차 새희망자금'을 지급해야 한다"며 "지급 시 매출액 4억원 제한 규정도 소상공인 업종의 이익 규모가 작은 점을 고려해 크게 상향하는 방안도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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