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중 20% 육박.. 시니어 케어 화두
케어푸드, 연화식서 영양관리·건강개선식 등으로 확대

시니어 통합건강증진 프로젝트 .풀무원재단 제공
시니어 통합건강증진 프로젝트 .풀무원재단 제공

 

고령화 시대에 접어들고 코로나19 팬데믹 사태를 지나면서 '건강'이 더욱 중요한 요소로 자리잡고 있는 가운데 식품업계가 '시니어 케어푸드' 사업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단순히 씹기 쉬운 제품 제조·판매를 넘어 영양소 측정을 비롯한 분석, 다양한 식품 개발 등에서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 모습이다.

27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31일 기준 우리나라 주민등록 인구 중 65세 이상 고령 인구가 차지하는 비중은 18.96%(973만명)로, 전년 대비 5% 늘어났다. 국제연합(UN)이 전체 인구에서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20%를 넘길 시 초고령 사회로 분류하고 있는데, 대한민국은 초고령 사회 진입을 목전에 두고 있는 상황인 것이다.

이에 식품업계에서는 공략 대상을 고령층으로 변경해 '시니어 케어푸드' 산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고령화 사회에 접어들면서 시니어(중장년)을 위한 케어푸드(건강식품)의 소비가 향후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예린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원은 "케어푸드는 실버푸드, 시니어 푸드로도 불리며 주로 환자와 고령자를 대상으로 한 고령친화 식품으로 인식돼 왔다"며 "고령화 추세에 따라 케어푸드 시장의 지속적 성장이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농수산식품유통공사도 국내 케어푸드 시장이 2021년 2조5000억원에서 2025년 3조원대까지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식품기업들의 활발한 투자도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현재 현대그린푸드와 CJ프레시웨이, 대상, 풀무원 등 국내 대표 식품기업들이 발빠르게 나서는 중이다.

먼저 현대백화점그룹 계열의 종합식품기업 현대그린푸드는 시니어를 위한 '고령친화우수식단', 질환자를 위한 전문 케어푸드 식단인 '메디푸드' 등 다양한 케어푸드 라인업을 마련했다.

특히 현대그린푸드는 '연화식' 상품을 주력으로 하고 있다. 연화식은 음식 모양이나 맛은 일반 음식이랑 같지만 특수 가공 조리를 통해 제조된 것으로, 고령층이 쉽게 섭취할 수 있도록 잇몸이나 혀로도 부서질 만큼 연한 음식을 말한다. 최근에는 연세대학교 치과대학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치아가 약한 고령층을 위한 연화식 등 시니어 특화 케어푸드 공동개발에 나서기로 했다.

또한 현대그린푸드는 케어푸드 전문 브랜드 '그리팅'을 통해 저당·저칼로리·고단백 등 다양한 케어푸드 식단을 출시하고 있다. 이종 산업과의 적극적인 제휴를 통해 사업 전문성을 높이고 있으며 지난해에만 28개 이종 업태 기업과 그리팅 공급 및 공동연구를 위한 제휴를 체결했다. NH농협생명·교보생명·현대해상 등 금융사 6곳, GC케어·KB헬스케어·삼성헬스 등 디지털 헬스케어기업 9곳, KB골든라이프케어·아리아케어 등 노인의료복지시설 4곳, 서울아산병원·여의도성모병원·하나로의료재단 등 의료기관 9곳 등이다.

풀무원도 연화식 제품에 공을 들이고 있다. 풀무원 디자인밀의 시니어 전문 브랜드 '풀스케어'를 통해 적극적으로 사업을 전개하고 있는데, 최근엔 브랜드 연화식 제품 2종 '하이비타민D 두툼 떡갈비'와 '하이비타민D & 칼슘함유 두툼 고기완자'가 농림축산식품부와 해양수산부로부터 '고령친화우수식품'에 지정되기도 했다.

CJ메뉴팀에서 개발한 나트륨 함량 조절 식단 모습. CJ프레시웨이 제공
CJ메뉴팀에서 개발한 나트륨 함량 조절 식단 모습. CJ프레시웨이 제공

고령친화우수식품은 고령자의 원활한 식사와 영양 보충을 위해 형태와 성분 등을 조정해 가공한 식품으로 정부에서 식품 안전성과 품질, 편의성 등의 항목을 평가해 지정하고 있다. 풀무원은 현재 20개의 시니어 제품을 고령친화우수식품으로 운영 중으로, 일반 소비자판매용 카테고리 기준으로 최다 고령친화우수식품을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최근에는 케어푸드의 범위도 고령층이 단순하게 섭취와 소화하기 쉬운 식품에서 영양 관리와 건강 개선을 돕는 기능성 식품 분야로 확대하고 있다.

풀무원의 케어 분야 계열사 풀무원푸드머스는 최근 케어링과 시니어 영양관리 및 건강 개선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푸드머스는 케어링의 케어링스테이 시설 내 건강 개선을 위한 프리미엄 식자재를 공급하고 영양관리를 위한 전문가 어드바이스 및 맞춤형 식단 관리를 위한 R&D 협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CJ프레시웨이는 시니어 특화 케어푸드 전문 브랜드 '헬씨누리'를 통해 주/부찬류, 간식류, 특화상품을 선보이며 전국 노인복지시설, 요양시설, 요양병원 등 B2B 케어푸드 식자재 유통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자체적으로 월별 건강식단, 영양정보를 담은 건강 정보 'FRESHDAY 매거진'을 발행하면서 더욱 신뢰를 얻고 있다는 평가다.

대상그룹 계열사인 대상웰라이프는 균형영양식 브랜드 '뉴케어'를 운영하고 있다. 환자뿐만 아니라 일반인도 먹을 수 있는 제품들로, 음료와 식단형 식품, 간식류 등 다양한 제품군을 선보이고 있다. 특히 암, 당뇨 등 질환별로 특화된 제품군의 인기가 높다. 당뇨 환자와 당 관리가 필요한 이들을 위한 저당 제품인 뉴케어 '당플랜' 제품군은 다음달 1억 팩 판매 돌파를 앞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중국 등 해외 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앞서 대상웰라이프는 2022년 12월 중국 시노팜그룹의 자회사 시노팜인터내셔널과 전세계 특수의료용도식품 및 건강기능식품 시장 공략을 목표로 하는 합작법인 설립 양해각서를 체결한 바 있다. 시노팜인터내셔널과의 협업을 통해 중국 건강식품 시장을 빠르게 선점해 나가는 한편 글로벌 케어푸드 시장으로 영토를 확장해 나가겠다는 목표다.

업계 관계자는 "건강이 최근 더 중요한 키워드로 떠오르고 있어 케어푸드 시장 성장세가 가파를 것"이라며 "시장이 초기 단계인 만큼 주도권을 잡기 위해 식품업계의 제품 개발 및 관련 서비스 모색 등이 활발하게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스트레이트뉴스 함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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