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통운, 中이커머스·노사갈등 리스크.. 신영수 체제 적신호
올리브영, '승승장구'하며 그룹 핵심 부상.. 상장 기대감 고조

CJ대한통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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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그룹이 주력 계열사였던 CJ제일제당, CJ ENM 등의 실적이 부진하자 CJ대한통운과 CJ올리브영을 중심으로 돌파구 마련에 나서고 있다. 다만 기대가 컸던 대한통운에 최근 먹구름이 드리우면서 올리브영과 희비가 다소 갈리는 모습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대한통운은 주요 협력사였던 중국 이커머스업체 알리익스프레스(알리)와의 반 독점적 협력관계를 잃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알리가 대한통운과의 계약 연장 대신 입찰 경쟁을 검토하고 있는 탓이다.

알리와 대한통운과의 계약은 오는 5월까지 통관계약, 6월까지 택배계약 만료가 예정돼 있다. 이 가운데 알리는 5월부터 내년 5월까지 1년간 통관과 택배를 맡길 업체를 선정하기 위해 국내 주요 택배·물류사에 입찰 제안 요청서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본래 다자계약 형태로 CJ대한통운이 전체 물량의 80% 가량을 소화하고 나머지를 우체국택배, 한진 등이 맡고 있는 만큼 업계에서는 알리가 이번에도 다자계약을 진행하면서 대한통운과 재계약할 것에 무게를 두고 있다.

다만 알리가 입찰 경쟁을 통해 단가협상 등을 진행하면서 유리한 입지를 가져갈 것으로 보고 있다. 단가 등에 따라 다른 택배사가 대한통운보다 더 많은 물량을 가져갈 수 있고 수익성이 악화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올해 새롭게 대한통운을 이끌게 된 신영수 대표의 경영에 적잖은 영향을 줄 전망이다. 신 대표는 2022년 당시 택배·이커머스 부문 대표를 맡고 있으면서 알리와의 협업을 이뤄낸 공신이다. 그러나 대한통운 총괄 대표가 된 지금은 알리와의 관계가 흔들리게 됐다.

고물가로 인해 저렴한 물건을 찾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해외직구 물량이 늘고 이에 맞춰 알리 이용자도 급증하면서 실적 상승을 맛봤던 대한통운으로서는 아쉬운 상황이다.

배세호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대한통운의 지난해 택배 물동량은 전년 대비 6.2% 줄었지만 알리 등 해외 직구 물량은 전년 대비 두배 이상 증가했다"며 직구 성장과 대한통운의 성장이 함께 진행됐다고 평가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번 일로 중국 업체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새로운 활로를 찾을 시점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알리, 테무, 쉬인 등 중국 이커머스 업체에 대한 국내 규제가 강화되고 있는데다 이들이 국내에서 장기적으로 자리잡을 것인지에 대해서는 의구심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명지운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 내 물류 인프라 확보, 상품군 확대, 활발한 마케팅, 저렴한 가격 유지에는 막대한 추가투자가 필요하다"며 "(알리가)장기적으로 한국 시장에 자리잡아 수익을 달성할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해볼 문제"라고 짚었다. 중국 업체 의존도를 탈피하는 것도 신 대표의 과제가 되고 있는 모습이다.

이밖에도 신 대표에게는 노조와의 관계 개선이라는 과제도 주어져 있는데, 노조의 요구에 강경하게 나갈 것으로 예상되면서 난항이 예고되고 있다. 신 대표는 앞서 2022년 택배·이커머스 부문 대표를 맡고 있었을 당시 택배노조 조합원의 본사 기습 점거 농성을 겪으면서 강경대응 입장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최근 대한통운이 특수고용직인 택배기사들과 단체교섭에 직접 응해야 한다는 법원 항소심 판결이 나왔음에도 대한통운은 해당 판결에 불복해 대법원에 상고장을 낸 상태다.

지난 1월 서울 용산구 CJ올리브영 본사를 방문한 이재현 회장이 직원과 악수하고 있다. CJ그룹 제공
지난 1월 서울 용산구 CJ올리브영 본사를 방문한 이재현 회장이 직원과 악수하고 있다. CJ그룹 제공

이런 가운데 CJ그룹의 구원투수로 떠오르고 있는 CJ올리브영은 연임에 성공한 이선정 대표 체제 아래 순조로운 항해를 보이고 있어 대비된다. 올리브영은 지난해 매출도 역대 최초로 4조원에 육박한데다 올해도 국내 헬스앤뷰티 산업을 이끌 것으로 기대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올리브영의 독주 체제에 경쟁상대였던 GS리테일의 랄라블라(구 왓슨스), 롯데쇼핑의 롭스 등이 사업을 접은데 이어 최근에는 해외업체인 세포라도 사업을 철수하기로 결정했다.

현재 올리브영은 매장의 83%가 직영점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뷰티제품을 모두 직매입해서 판매하고 있다. 여성 고객이 80%에 이르고 기초와 색조화장품 매출이 60%에 이른다. 취급 상품 수도 지속해서 늘려나가는 중으로, 지난해 말 기준 올리브영 글로벌몰에서 주문 가능한 상품 수는 2만종에 육박한 상태다.

지난해에는 K-뷰티 큐레이션 서비스 '뷰티박스'를 처음 선보이며 유망 중소기업 브랜드의 글로벌 인지도 확보에도 나서고 있다. 중소 브랜드사가 트렌디한 화장품 출시와 판매를 올리브영에 맡기면서 동반 성장 효과를 보고있는 중이다.

특히 올해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새해 첫 현장경영 행보로 삼은 곳도 올리브영 본사였다. 이 회장이 2019년 CJ제일제당 이후 5년 만에 찾은 현장이 바로 올리브영으로, 그만큼 올리브영이 그룹의 핵심 사업부문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당시 현장에서 이 회장은 "올리브영의 사업 준비, 일하는 방식은 다른 계열사도 배워야 할 모범사례"라고 치켜세우면서 "실적에 안주하지 말고 반드시 글로벌 사업자로 도약하자"고 올리브영 해외 진출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같은 주문에 따라 올리브영은 해외 사업 계획을 착실히 세우고 있다. 해외 플랫폼 운영을 기획하기 위해 글로벌 커머스 사업부를 만들었으며 올리브영 자체브랜드(PB) 상품을 온라인 채널로 수출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현재 IPO(기업공개)에 대해서는 준비 중인 사항이 없는 것으로 확인되지만 기대가 높아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증권가에서는 올리브영이 상장시 CJ 주가가 더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스트레이트뉴스 함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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