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인화 후보, 국민연금 벽 넘어.. 21일 정기 주총서 선임 유력
​​​​​​​초호와 이사회 논란 불식·탄소 중립 로드맵 신설 등 해결 시급

포스코 사옥. 연합뉴스
포스코 사옥. 연합뉴스

 

포스코의 향후 3년을 이끌 장인화 신임 회장 후보의 취임이 임박한 가운데 그룹에 닥친 과제 해결을 위한 장 후보의 행보에 관심이 집중된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오는 21일 열리는 포스코 정기 주주총회에서 장 후보가 포스코그룹 제10대 회장에 공식 취임할 예정이다. 발행 주식 수 대비 25% 이상 찬성과 참석 주주 대비 50% 초과 찬성을 모두 받아야 한다.

지난 14일 포스코홀딩스의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이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 제4차 위원회를 열어 장 후보의 회장 선임을 찬성한 만큼 회장 선임 불발의 리스크는 크게 낮아진 상황이다. 장 후보는 이미 지난달부터 포스코센터에 마련된 예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업무 전반을 익히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장 후보는 30년 넘게 포스코에 재직한 '철강 전문가'이자 '정통 포스코맨'으로 통한다. 1988년 포항산업과학연구원 책임연구원으로 입사해 포스코건설 기반기술연구팀장, 포항사업과학연구원 강구조연구소장, 신사업관리실장, 철강솔루션마케팅실장, 기술투자본부장, 철강생산본부장 등을 역임하며 경력을 쌓아왔다.

이어 2018년에는 포스코 대표이사 사장·철강부문장에 취임해 해외 철강 네트워크 구축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 국내 기업 최초로 세계경제포럼(WEF) 등대공장 선정을 주도하기도 했다.

최근 포스코그룹이 신사업 역량을 강화하고 있는데 따라 정통 철강맨인 장 후보가 본래 주력 사업인 철강 부문을 안정적으로 이끌면서 앞서 최정우 전 회장이 부상시킨 이차전지 소재 등 신사업의 바통을 이어받아 미래 성장 사업으로 한층 더 키워낼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장 후보가 풀어야 할 과제도 여럿이다. 이사회 논란 잠재우기와 탄소중립 로드맵 세우기 등 논란에 대한 해결이 시급한 상황이다. 

먼저 포스코는 '해외 초호화 이사회' 논란이 여전하다. 신임 회장 선임을 앞에 두고 발생한 이사회 논란은 지난해 8월 포스코 사내외 이사들이 5박 7일 일정으로 캐나다 밴쿠버에서 해외 이사회를 열며 6억8000만원을 집행한 게 알려지면서 촉발됐다. 현재 최 전 회장을 비롯해 사내외이사 16명이 회사에 손해를 끼쳤다는 이유로 배임 혐의를 받으면서 경찰로부터 수사를 받는 중이다.

장 후보도 해당 사안과 관련해 함께 수사를 받고 있어 사법리스크가 아킬레스건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로 인해 장 후보의 취임을 반대하는 포스코지주사 본사·미래기술연구원 포항 이전 범시민대책위원회(범대위)와의 갈등 해결이 시급한 상황으로, 신뢰도 회복이 과제로 꼽힌다.

장인화 포스코 회장 후보. 포스코홀딩스 제공
장인화 포스코 회장 후보. 포스코홀딩스 제공

 

또 포스코는 최근에 기후 대책 마련 미비로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 지분율이 20%p 넘게 급감하기도 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5일 기준 포스코그룹 지주사 포스코홀딩스의 외국인 지분율이 전년(49.79%) 대비 22%p 가량 감소한 27.9%로 집계됐다. 이탈 추세가 가속화하고 있는 양상이다.

특히 이 기간 유가증권시장에서 시가초액 상위 10개 종목 중 외국인 투자자 지분율이 20%p 넘게 급감한 상장사로는 포스코홀딩스가 유일하다.

이와 관련해 기후솔루션은 보고서를 통해 포스코홀딩스 외국인 주주 이탈의 배경으로 포스코그룹의 탄소 배출 문제 등 기후 리스크를 지적했다. 실제로 2022~2023년 동안 포스코홀딩스를 투자에서 배제한 기관들은 최소 15곳 이상으로 집계됐는데, 대부분이 기후 문제를 꼽았기 때문이다.

2022년 덴마크 단스케방크는 포스코홀딩스와 포스코퓨처엠을 기후에 심각한 영향을 초래하는 화석연료 활동을 이유로, 포스코와 포스코인터내셔널을 환경 파괴 관행 등을 이유로 투자에서 배제했다. 또 온실가스 배출 등과 관련해서 포스코스틸리온에도 같은 조치를 취했다.

글로벌 자산운용사 로베코 역시 최근 포스코에 대해 기후 기준에 미달했다는 점을 지적했는데, 실제로 포스코와 상장법인 5개사(포스코홀딩스, 포스코DX, 포스코퓨처엠, 포스코인터내셔널, 포스코스틸리온)가 석탄 화력 발전 확대 계획을 계획하고 있다는 이유로 올해 관련 펀드 내 투자 배제 목록에 추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후솔루션 관계자는 "투자 회수나 투자 배제는 주주의 적극적 관여에도 불구하고 추가 투자를 할 수 없을 정도로 투자자가 중요시하는 가치와 기업의 가치가 부합하지 못하는 경우를 위한 최후의 수단"이라며 "포스코는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선언했지만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한 신뢰할 수 있고 달성 가능한 단기목표나 로드맵을 공개한 바가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오는 21일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포스코홀딩스의 신임 최고경영자(CEO)와 이사회가 선임되는 것을 계기로 회사 측에서 탈탄소 경제에 맞춰 비즈니스 모델을 재점검하고 탄소중립 로드맵을 설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업계 관계자는 "장 후보의 회장 취임은 유력해보이지만, 취임 직후가 더욱 중요한 시점이 될 것"이라며 "초호화 이사회 관련으로 형성된 부정적 여론을 불식시키고 전통 철강맨을 넘어 이차전지 소재 사업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친환경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시 꾸려나가는 역량이 요구되고 있는 만큼 여러 과제에 대한 평가가 단기간 집중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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