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보 “상장 조건 달라진 것 없어...밸류업 강화 매력 높일 것"
상장 후 오버행(물량출회) 이슈 여전...민영화 길 험난

SGI서울보증 본사 사옥 전경. 서울보증보험 제공.
SGI서울보증 본사 사옥 전경. 서울보증보험 제공.

지난 해 10월 IPO(상장을 통한 기업공개)를 진행하다 수요예측 이후 공모가 이슈로 돌연 상장 철회를 선언했던 서울보증보험이 재상장 추진을 공식화했다. 다만 상장 규모나 요건 등이 기존과 달라진 것이 없는 상황에서 그 사이 회사 가치가 크게 달라지지 않아 재추진이 성공할 지 불투명한 상황이다. 예보는 서울보증보험의 총주주환원 강화와 신사업 추진 등을 통한 기업가치를 높인다(Value-Up)는 입장이다.

서울보증보험 상장을 통한 공적자금 회수를 꾀하는 예금보험공사가 서울보증 상장 목표를 ‘내년 상반기 까지’로 못박으며 19일 상장 재추진을 선언했다. 상장 철회 뒤 5개월 만이다.

예보 공적자금관리위원회는 전날 열린 제224차 회의에서 이러한 내용의 '서울보증보험 지분매각 추진계획 수정안'을 심의·의결했다.

기본안은 내년 상반기 내 예보가 보유한 서울보증보험 지분(93.85%) 중 전체 발행주식의 10% 이상을 IPO를 통한 매각이다. 상장 완료 후 상환기금 청산 전까지 입찰 또는 일괄 매각(블록세일) 등을 통해 수차례에 걸쳐 소수 지분(최대 33.85%)을 추가 매각한다는 계획이다. 그간 가장 큰 우려 사항으로 제기된 물량출회(오버행) 부담을 줄이기 위해 1회 매각 물량을 특정하지 않고 투자자 수요 및 시장 상황을 고려한다는 입장이다.

회사의 주인을 찾는 경영권 지분 매각(50%+1주 이상)에 대해서도 (공적 기능을 수행하는) 서울보증보험 업무의 성격과 범위, 정책 방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향후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예보는 "구체적인 상장 시기, 매각물량·공모가격 등은 추후 공적자금관리위원회 논의 등을 거쳐 확정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서울보증보험 금융정리부 정광진 팀장은 “기본적으로 상장 재시도 계획을 구체화한 것으로 상장 조건이 달라진 점은 없다”면서도, “지난해 해외 DR(기관투자자 청약 참여를 권하는 투자설명회) 과정에서 주주환원에 대한 높은 기대수준을 확인했고 최근 밸류업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있는 만큼 이 부분을 강화하고 신사업 추진 등으로 기업 가치를 높여갈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보증보험은 97년 외환위기 당시 대우자동차 회사채 보증 손실 등으로 대한보증보험과 한국보증보험이 지급불능 상태에 빠지자 98년 양사를 합병해 출범한 회사다. 전국 주요 도시에 70개의 지점을 두고 지난해 말 기준 1484명이 근무 중이다.

예보가 93.85% 지분을 보유 중으로, 2023년 말 기준 총자산 9.1조원, 당기순이익 4164억원을 기록했다. 총 10조2500억원의 공적자금이 투자돼 지난해 말까지 4조6136억원을 회수한 상황이다. 회수 속도를 높이기 위해 IPO를 진행 중이나 지난해 시장에서 높은 평가를 받지 못하며 한 발 물러선 바 있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신사업과 글로벌 진출 등 다양한 안을 제시하고 있으나 보험업의 특성, 서울보증보험이 영위하는 특수 업무 등을 고려할 때 단기간에 회사 가치가 바뀔 수는 없다”며, “상장을 재추진할 때 획기적인 당근이 주어지지 않는다면 무리한 IPO는 투자자 손실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향후 어떤 비전을 제시할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스트레이트뉴스 장석진 기자]

저작권자 © 스트레이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