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ELS 사태 배상안, 변수로 작용할 듯

픽사베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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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들어 코스피 시장에 외국인 투자자 유입이 많은 가운데 유독 금융주를 집중적으로 매수하고 있다. 주요 금융사의 주주환원 이익을 위한 투자로 보이지만, 홍콩 H지수를 기초로 한 주가연계증권(ELS) 자율배상안이 각 금융사 주주환원 비율에 변수가 될 가능성도 있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이번달 18일까지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서 외국인은 11조330억원 순매수했다. 기관과 개인 투자자가 각각 코스피 주식 3조150억원, 340억원 어치를 팔아치운 것과 대조적이다. 

같은 기간 외국인이 매수한 주요 코스피 종목들은 ▲현대차(2조210억원) ▲삼성전자(1조5260억원) ▲SK하이닉스(1조130억원) ▲삼성물산(9260억원) ▲삼성바이오로직스(5270억원) 등으로 대부분이 시가총액 10위권에 집중됐다.

눈에 띄는 점은 이 기간 외국인이 금융주 매수를 선호했다는 것이다. 이 기간 외국인은 ▲KB금융 6080억원 ▲우리금융 3220억원 ▲삼성생명 2950억원 ▲하나금융 2230억원 ▲신한지주 1330억원 ▲카카오뱅크 1020억원 ▲BNK금융 500억원 ▲DB손해보험 430억원 등을 순매수했다.

상위권 종목인 ▲KB금융(코스피 시가총액 13위) ▲신한지주 16위 ▲삼성생명 19위 ▲하나금융 20위 등은 물론 ▲카카오뱅크(27위) ▲우리금융(35위) ▲DB손해보험(56위) 등 중상위권에 위치한 금융주에 대해서도 순매수가 이어졌다.

외국인의 금융주 순매수 현상은 주주환원에 대한 기대가 커졌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김도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은행주는 자본규제의 단계적 강화 이후 이익 체력을 높여왔고, 안정기에 접어들면서 주주환원 확대를 도모하고 있다”며 “은행은 양호한 이익 성장성이 안정적으로 실현되는 업종으로 훌륭한 배당주가 될 자격을 갖췄다”고 평가했다. 

KB금융은 총주주환원율을 2022년 27.9%에서 지난해 37.5%로 끌어올렸다. 증권가에선 올해 KB금융의 총주주환원율이 40%가 넘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설용진 SK증권 연구원은 “KB금융이 견조한 이익 체력을 바탕으로 점진적인 주주환원 확대 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한다”며 “올해 총주주환원율은 약 40%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신한금융의 총주주환원율은 36%를 기록했다. 이 밖에 ▲하나금융 32.7% ▲우리금융 33.7% 등을 기록했는데 올해 이 비율이 얼마나 변화할 지에 대해서도 귀추가 주목된다.

KB금융은 지난해 결산 배당으로 주당 1530원의 현금배당을 결정했다. 중간배당을 포함하면 연간 배당금은 3060원으로 전년 대비 3.7% 상승했다. 자사주 매입 및 소각 예정 규모는 3200억원 수준이다.

신한금융은 지난해 결산배당으로 주당 배당금 525원을 승인받을 예정이다. 연간 배당금은 2100원이다. 하나금융은 지난해 결산배당으로 주당 1600원을 현금으로 배당한다. 연간 배당금은 주당 3400원이다. 우리금융은 결산배당 640원을 포함해 연간 배당금 1000원을 결의했다.

한편 홍콩 ELS 사태가 주요 금융지주 주주환원 비율에 변수로 작용할지에 대해서도 감심이 모인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ELS 자율배상 가이드라인을 발표하며 대다수 사례의 배상비율이 20~60% 사이에 분포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은행업계 관계자는 ”당국에서 제시한 ELS 비율을 모두 배상해야 한다면, 지난해 영업이익에 타격이 있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스트레이트뉴스 조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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