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인공지능 기술 활용 사례 급증
연구계, 인력 대체 우려...금융권, "인력 대체 전망 기우"

픽사베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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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내 금융권에서 인공지능(AI) 기술을 적용한 사례가 늘고 있는 가운데 ‘기존 인력을 대체할 것’이란 우려와 ‘새로운 기회를 줄 것’이란 기대가 공존한다. 실제 금융권 종사자들은 “아직 AI 기술이 인력을 대체할 수준은 아니다”라고 입을 모은다. 

15일 하나은행은 음성을 기반으로 금융상담을 제공하는 'AI콜봇 서비스’를 확대 개편한고 밝혔다. 이용자 요청 사항을 신속하게 판단해 AI가 직접 응대하거나 셀프 처리 방법을 제시함으로써 원스톱으로 업무를 처리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단는 방침이다.

신한은행은 AI 챗봇 ‘오로라’와 음성봇 ‘쏠리’를 운영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자체 금융특화 언어 엔진을 기반으로 금융 업무는 물론 일상대화까지 가능한 개인 맞춤 AI금융비서 '꿀비서'를 선보일 계획이다.

카드와 보험, 증권분야에서도 AI 기술을 도입한 사례가 등장하고 있다. BC카드는 AI기술을 활용한 ‘카드이용 활성고객 예측 모형’을 지난해 8월 출시했다. 해당 모형은 고객이 주기적으로 카드를 사용하지 않을 가능성을 측정해 점수로 산출하는 방식이다.

가령 단기 저실적 혹은 장기 휴면 고객군 타겟을 조건으로 등록 시 해당 조건에 충족되는 고객을 실시간으로 감지해 자동 문자를 발송한다. 타겟 고객은 문자를 통해 BC카드가 제공하는 다양한 할인쿠폰 등 혜택을 제공받는다.

현재 삼성카드는 삼성증권과 함께 통합 플랫폼을 구축하기 위한 금융 AI 연구 개발을 한다. KB손해보험은 이미 자동차보험 자동심사에 AI 기술을 적용했고, 최근에는 관련 기술을 활용한 보험설계사 명함 서비스도 도입했다.

이 밖에 최근 1년동안 다수의 금융사에서 AI를 적용한 가운데 기존 인력을 대체할 수 있다는 분석이 있다. 

13일 산업연구원은 AI가 대체할 수 있는 일자리의 60%가 전문가 직종에 집중돼 있어 전문직 일자리 소멸 위험이 크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간했다. 특히 금융업의 경우 일자리 소멸 위험군의 99.1%가 경영·금융전문가 직종에 몰려 있었다는 분석이다.

송단비 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보고서를 통해 “AI가 이미 석·박사급 개발인력을 중심으로 실질적인 노동수요 변화를 유발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아마존웹서비스는 금융업계에서 AI 역량을 보유한 이들의 급여가 42% 이상 오를 것이라고 분석했다. 금융권에서도 AI 기술이 현재 기존 인력을 대체하기 보다 ‘지원’의 역할이 크다는 목소리가 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AI 기술이 대출심사나 이상거래탐지 등에서 일부 도입됐지만 아직까지 제한적”이라며 “AI 학습과 사용에서 있어 정보보호 관련 준수해야할 사항이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앞으로 AI가 가져다 줄 업무시간 단축과 비용 절감, 업무효 향상 등의 이점이 명확하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전개 할 필요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관계자는 “기술 발전도에 따라 반복, 중복 업무 등에 대해선 AI 기술로 대체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영화 터미네이터에 나오는 수준으로 고도화 된 로봇이 등장하지 않는 이상 갑작스럽게 인력이 대체될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고 밝혔다.

14일 유럽연합(EU)은 ‘AI 규제법’을 통과시켰다. 이 법은 AI 활용 분야를 총 4단계의 위험 등급으로 나눠 차등 규제하는데 금융분야는 고위험 등급에 속한다. 이 경우 사람의 감독을 받아야 하고, 리스크 관리 시스템을 구축하는 일도 필수 의무가 된다.

김지은 한양대학교 교수는 “금융과 같은 고위험 분야 및 태스크에서 자동화된 의사결정은 위험요소가 존재한다”며 “금융사가 AI를 활용한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 때 컴플라이언스 시스템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 뿐만 아니라 AI 기술에 대해 접근성이 떨어지는 디지털 소외계층에 대한 배려도 함께 고려하는 게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11일 금융감독원은 ‘디지털부문 금융감독 업무설명회’를 개최하고 “지속가능한 디지털 금융 혁신을 위해 금융분야의 AI 활용 활성화를 촉진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지난해 7월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금융권이 적극적인 AI 투자·활용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도록 힘써 주기를 부탁한다”며 “금융위도 AI 활용 활성화를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스트레이트뉴스 조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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