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아이돌 등 수익성 견인 요소 많아 
​​​​​​​OTT '티빙-웨이브' 합병 속도내기 과제

CJ ENM이 올해는 콘텐츠 강화와 요금제 변화, 프로야구 중계권 확보 등 실적 올리기에 속도내고 있다. CJ ENM 제공
CJ ENM이 올해는 콘텐츠 강화와 요금제 변화, 프로야구 중계권 확보 등 실적 올리기에 속도내고 있다. CJ ENM 제공

 

CJ ENM이 올해 본격적으로 반등에 나선다. 지난해 부진의 늪에 빠졌지만 4분기에는 587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면서 회복 조짐을 보였다. 올해는 미디어플랫폼 성장세와 콘텐츠 판매가 성과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면서 부진을 털어내고 도약하겠다는 목표다.

CJ ENM은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손실이 146억원으로 전년(영업이익 1374억원) 대비 적자 전환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지난 7일 밝혔다. 연 매출액은 4조3684억원으로 전년 대비 8.8% 감소했고 순손실은 3996억원으로 적자 폭이 확대됐다.

다만 4분기 영업이익은 587억원으로 전년 동기(66억원) 대비 787.7% 늘어나는 등 회복세가 나타나고 있다. 전 분기 대비로도 692.7% 증가한 규모다.

지난해 CJ ENM은 무척 어려운 시기를 보냈다. 매출 양대 축인 미디어플랫폼과 영화·드라마 등 콘텐츠 사업이 모두 부진했기 때문이다. tvN(티비엔)과 티빙(TVING) 등 미디어플랫폼은 지난해 1~3분기 기준 653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화·드라마 부문도 922억원 영업 적자를 냈다. 지난해 국내 영화 관객수는 크게 늘어났지만 CJ ENM이 배급한 영화 관객 수는 606만명으로 전년 동기(1128만명) 대비 반토막 나는 등 흥행이 저조했다. 관객 점유율도 2022년 13.1%에서 지난해에는 6.5%로 절반 수준을 보였다.

그러나 4분기 회복 조짐을 보이면서 올해에 거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티빙을 통한 수익성 개선도 노려볼 수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말 '운수 좋은 날'과 '이재, 곧 죽습니다' 등 오리지널 콘텐츠 판매가 호조세였는데 해당 수익이 올해 실적에 반영될 예정이다.

유료가입자를 400만명 이상 확보한 것도 성과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음달부터는 광고형 요금제(AVOD)를 도입하며 시청 수요층의 폭을 넓히면서 매출을 증대시킬 계획이다.

안도영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CJ ENM은 자사 OTT인 티빙에 많은 투자를 해왔다"며 "이제 그 결실이 나타날 시점"이라고 평가했다.

CJ ENM은 올해 하반기까지 500만명의 티빙 유료가입자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최근 한국프로야구(KBO)와 뉴미디어 유무선 중계권 계약 협상을 진행 중인데, 해당 계약이 체결되면 본래 주 시청층이었던 2030 여성은 물론 3040 남성까지 확보하면서 수익성 개선이 두드러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화정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프로야구 독점 중계권은 티빙 신규 유료 가입자 수를 견인할 것"이라며 "프로야구 개막 시점에 맞물려 광고 요금제가 도입되는 점도 시너지 효과를 기대해볼 만하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CJ ENM이 인수했던 미국 스튜디오인 피프스시즌(Fifth Season)도 올해 정상화될 것으로 보인다. 헐리우드 파업 종료에 따라 지난해 12월부터 단계적 정상화가 진행 중인데, 영업 환경 개선에 따른 드라마 납품 편수 증가로 전년 대비 이익 개선이 전망되고 있는 것이다. 올해 분기 별 4~6개 수준, 연간 20개 이상 공급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회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2024년은 티빙과 피프스시즌의 정상화만으로도 2조2000억원의 이익이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더해 미디어플랫폼과 콘텐츠를 넘어 음악 사업에서도 올해 더욱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소속돼 있는 아이돌들의 공연 수익과 KCON, MAMA 등 행사를 통한 매출이 꾸준히 증가세인데 이어 올해는 '프로듀스 101 재팬 더 걸스'를 통해 자체 제작한 걸그룹 ME:I가 4월 데뷔를 앞두고 있는데다 제로베이스원 일본 데뷔, Kep1er 콘서트, INI 돔 입성 등도 예정돼 있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CJ ENM은 올해 말까지 탑티어 K-POP 보이그룹, 탑티어 K-POP 걸그룹, 탑티어 일본 아이돌 그룹을 모두 보유한 메이저 엔터사로 격상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다만 올해 풀어야 하는 숙제도 남아있다. 다른 토종 OTT 플랫폼인 '웨이브'와의 합병 여부다. 지난해 말 CJ ENM과 웨이브의 모회사인 SK스퀘어는 티빙과 웨이브의 합병을 포함한 다양한 협력 방안 논의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다만 쉽게 합병이 이뤄지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처음 합병 소식에는 토종 OTT 플랫폼간의 결합으로 시청 편의성이 개선되고 규모의 경제가 실현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왔다. 하지만 티빙과 웨이브 양사의 복잡한 주주 구성 및 지분 구조가 걸림돌이 되면서 우려가 제기된다. 티빙과 웨이브를 포함해 총 8개 기업이 합병 의사결정에 직접적으로 참여해야 하는 구조인 탓에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것이다.

현재 OTT 1위인 넷플릭스를 넘어서고 신흥 강자인 쿠팡플레이를 제치기 위해서는 이용자 규모 증대, 콘텐츠 수급 채널 확대 등을 꾀할 수 있는 웨이브와의 합병이 큰 돌파구로 여겨지고 있다. 이에 복잡한 주주 구성을 해결하고 기업결합 심사를 빨리 받을 수 있도록 올해 속도를 내는 것이 중요한 시점이라는 시각이 일반적이다.

이기훈 하나증권 연구원은 "(티빙과 웨이브) 합병을 가정했을 때 가입자는 증가하고 콘텐츠 제작 원가는 절감돼 시너지는 상당히 직관적"이라며 "가입자는 증가하고 콘텐츠 제작 원가는 절감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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