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일부 종목 급등 착시…소외된 제약·바이오, 성장 가치주 안분
금리인하 시작…단기자금(MMF) 채권시장으로 유입 기대

지난해 주식시장의 일부 종목 쏠림을 설명하는 이재욱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 사진 장석진 기자.
지난해 주식시장의 일부 종목 쏠림을 설명하는 이재욱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 사진 장석진 기자.

올해 투자는 견조한 이익에도 주가가 상승장에서 소외된 기업과 금리 인하 시작에 따른 선제적 채권매수에 집중하라는 전망이 글로벌 자산운용사에서 나왔다.

31일 얼라이언스번스틴 자산운용(AB)은 여의도 전경련회관 사파이어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2024년 상반기 글로벌 주식 및 채권시장에 대한 전망을 내놨다.

올해 상반기 채권시장 전망에 대해 유재흥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오늘 발표의 주제는 채권시장의 귀환”이라고 여러 번 강조하며, “미 연준 FOMC가 언제 금리인하를 시작할지, 몇 번이나 할지를 지켜보며 마켓타이밍을 보지 말고 시장은 그에 앞서 선제적으로 움직이므로 빨리 채권에 투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금리의 방향성이 정해지면 채권투자 초기에 거둘 수 있는 수익의 상당부분이 선(先)반영되는 만큼 캐리수익(채권이자)률이 매년 동일하게 발생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현재 전세계적으로 6조달러에 달하는 단기자금(MMF)이 투자를 대기하고 있으나 향후 채권시장으로 빠르게 움직여갈 것”이라며, “연준의 금리인하 폭과 시장의 기대 사이에 간극이 있으나 이것이 좁혀지는 과정에 있고, 올해 금리 인하가 시작된다는 게 채권시장 입장에서 중요한 포인트”라고 강조했다.

AB측은 올해 금리 인하 시작을 6월께로 예상하고, 연간 다섯 차례 정도 인하가 단행될 것으로 내다봤다.

고용시장이 견조하게 유지돼 여전히 회복 탄력성이 살아있어 오히려 물가 완화에는 부정적일 수도 있지만 궁극에는 물가 압력도 완화될 거라는 게 AB 시각이다. 단기적으로는 2%에 가까운 물가를 보이며 연준 목표치에 회귀 중이라는 설명이다. 2분기 말께 연준 목표치인 2%에 근접할 것이라는 예측을 내놨다. 이러한 예상에 근거해 현재 상승한 금리와 연준의 완화 사이클 시작 가능성은 양호한 채권 시장을 견인할 가능성이 크다는 주장이다.

올해 기준금리 인하가 예정된 가운데 마켓타이밍을 잡지 말고 선제적인 채권투자에 나설 것을 강조한 유재흥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 사진 장석진 기자.
올해 기준금리 인하가 예정된 가운데 마켓타이밍을 잡지 말고 선제적인 채권투자에 나설 것을 강조한 유재흥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 사진 장석진 기자.

이어 상반기 글로벌 주식시장 전망에 나선 이재욱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지난해 MSCI ACWI가 22.2% 수준 상승한 것 대비 7대 대장주(M7)가 70% 이상 상승한 것을 언급하며 특정 종목에 대한 쏠림현상으로 시장 전체가 상승한 것으로 착각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이 매니저는 과거 97년과 98년 당시에도 특정 종목에 쏠림이 일어났다 이후 수년간에 걸쳐 정상화 과정이 이어졌음을 설명하고, 동일한 상황이 향후 몇 년간 발생할 수 있는 가능성을 언급했다. 이러한 가정 하에 지난 해 이익이 좋았음에도 상대적으로 상승에서 소외됐던 IT종목, 제약, 바이오 등에 관심을 가질 것을 제안했다.

특히 향후 시장의 전개 가능성을 크게 3가지로 제시하고, 어떠한 시나리오에서도 수익률이 좋을 수 있는 섹터에 투자해야 한다는 게 이 매니저의 주장이다.

3가지 시나리오는 경제성장과 인플레이션 관점에서 ▲경제성장 강화·인플레이션 하락 ▲경제성장 약화·인플레이션 상승 ▲경제침체·인플레이션 하락 등이다.

어떤 시나리오든 유리한 투자처는 우량주로 수익성이 있는 기술주이며, 이런 회사들의 67%가 미국에 몰려있어 미국 중심의 투자를 해야한다는 설명이다. 단 “지난해 벨류에이션(주식가치평가)이 올라가 S&P500이 거과 버블수준에 도달한 만큼 주가상승을 정당화할 만큼 실적이 나오는지 지켜봐야 한다”는 게 AB 시각이다.

특히 유망한 섹터로 AB가 꼽은 업종은 ‘헬스케어’다.

고령화에 따른 의료 수요 증가해 지속적으로 인구통계학적 측면에서 긍정적인데다, 현재 주가 수준이 역사적으로 낮은 수준이라는 평가다. 여기에 추가적으로 고금리 장기화 또는 연주 금리 인하폭 미미시에 대비, 위험회피 차원에서 변동성이 낮은 가치주이면서 향후 실적이 좋아질 종목에도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것을 권했다.

다만 헬스케어 업종이 유망하다 해도 작년 기술주 상승만큼을 기대해선 안된다며 눈높이를 낮출 것을 당부했다.

한편 한국 시장과 관련해서는 글로벌 거시변수의 영향을 받을 것이므로 펀더멘털(기초)이 우량한 기업 중심으로 상승할 것이고, 채권도 전세계 중앙은행이 큰 그림에서 정책을 변화하는 흐름을 따를 것으로 전망했다.

전망이 틀리더라도 끊임없이 시장 예측을 이어가겠다는 뜻을 밝힌 AB 이창현 대표. 사진 장석진 기자.
전망이 틀리더라도 끊임없이 시장 예측을 이어가겠다는 뜻을 밝힌 AB 이창현 대표. 사진 장석진 기자.

인사말에 나선 이창현 대표는 “지난 7년동안 연2회 마켓뷰(시장전망)를 제시하고 있는데 외국계 운용사 중 거의 유일한 시도”라며, “업계 회사 대표들에게 전망이 정확할 수 없는데 왜 진행하는지 핀잔도 듣지만, 한국 시장에 진출한 회사로서 최선을 다해 예측하는 것이 우리의 본업”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에서 운용하는 AB의 자금 규모는 글로벌 전체에서 0.3%에 불과하지만 한국에 나와있는 전문가들은 AP(아시아퍼시픽)를 이끄는 최고의 전문가들”이라고 소개했다.

[스트레이트뉴스 장석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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