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년보다 앞당긴 인사.. '미래'에도 방점
한종희·경계현 2인 대표 체제 유지키로

삼성전자 서초 사옥. 연합뉴스
삼성전자 서초 사옥. 연합뉴스

삼성전자가 연말 정기 인사에서 무리한 변화 대신 안정을 택했다.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미래 신사업을 속도감 있게 이어가려는 모습이다.

27일 삼성전자는 정기 사장단 인사를 실시했다. 통상 매년 12월 초 실시해오던 것을 일주일 가량 앞당겼다. 지난해에는 12월 5일과 6일 각각 사장단 인사와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이를 두고 재계에서는 예년보다 이른 시기에 인사와 조직 개편을 확정해 선제적으로 사업 전략을 세우는 동시에 조직의 안정과 변화를 추진하기 위한 것으로 보고있다.

또 이재용 회장이 내년 1월 26일 삼성물산-제일모직 간 부당합병·회계부정 재판의 1심 선고를 앞두고 있어 총수 부재시를 준비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번이 1심 재판임을 감안하면 내년 1월 선고가 이뤄지더라도 2,3심까지 이어진다면 더욱 장기전이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검찰은 현재 이 회장에게 징역 5년에 벌금 5억원을 구형한 상태다.

이에 삼성전자는 안정을 유지하되 확실한 변화를 줬다. 먼저 기존 사업과 완전히 다르고 미래산업 판도를 바꿀 수 있는 신(新)사업 발굴을 위해 부회장급 조직으로 ‘미래사업기획단’을 신설했다. 전영현 삼성SDI 이사회 의장(부회장)이 자리를 옮겨 첫 단장을 맡는다.

(왼쪽부터)용석우 DX부문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 김원경 글로벌 퍼블릭 어페어실장 사장, 전영현 미래사업기획단장 부회장. 삼성전자 제공
(왼쪽부터)용석우 DX부문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 김원경 글로벌 퍼블릭 어페어실장 사장, 전영현 미래사업기획단장 부회장. 삼성전자 제공

전 삼성전자 미래사업기획단장 부회장은 삼성전자 메모리 반도체와 배터리 사업을 글로벌 최고수준으로 성장시킨 주역으로 통한다. 삼성SDI 대표이사 역임 후 이사회 의장으로서 리더십을 지속 발휘해왔다. 그간 축적된 풍부한 경영 노하우와 미래를 내다보는 안목을 바탕으로 삼성의 10년후 패러다임을 전환할 미래먹거리 발굴을 주도할 전망이다.

한종희 디바이스경험(DX) 부문장(부회장)과 경계현 반도체(DS) 부문장(사장)의 '투톱(2 top)' 대표이사 체제는 그대로 유지한다. 전세계 경기침체 등 대외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인데다 총수 리스크에 대한 대비로 해석된다.

대신 한 부회장은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장은 내려놓고 생활가전(DA)사업부장만 겸직한다. 지난해 10월 이재승 VD사업부장이 일신상의 사유로 사의를 표명하면서 갑자기 한 부회장의 직무가 늘어났었는데 이를 정리했다.

경 사장은 SAIT(옛 삼성종합기술원) 원장을 겸직하게 됐다.

VD사업부장은 이번에 사장으로 승진한 용석우 사장이 맡는다. TV 개발 전문가로 2021년 12월부터 개발팀장, 지난해 12월부터 부사업부장을 역임하며 기술·영업·전략 다양한 분야에 걸쳐 사업성장을 이끌어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용 사장은 1970년생으로, LG에 이어 삼성 주력 계열사에서도 70년대생 수장이 탄생했다.

이어 DX부문 경영지원실 글로벌 퍼블릭 어페어(Global Public Affairs)팀장인 김원경 부사장도 사장으로 승진해 같은 부서 실장을 맡게 됐다. 김 사장은 외교통상부 출신 글로벌 대외협력 전문가다. 풍부한 네트워크와 커뮤니케이션 역량을 바탕으로 이번 사장 승진과 함께 글로벌 협력관계 구축에 기여할 것이라는 평이다.

지난 2020년 1월 무선(구 MX)사업부장으로 취임한 노태문 사장은 DX부문 MX(모바일경험)사업부장에 유임되면서 다시 한번 갤럭시 사업을 이끌게 됐다. 올해 반도체 업황 부진으로 회사 전체가 휘청일 때 노 사장이 이끄는 MX사업부가 전사 실적 방어의 구원투수 역할을 한 점을 인정받은 모습이다.

한편 삼성전자는 2024년도 부사장 이하 정기 임원인사와 조직개편도 조만간 확정해 발표할 예정이다.

[스트레이트뉴스 함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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