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등 尹 대통령과 함께 파리 집결
28일 파리서 개최지 최종 선정 앞둬

(왼쪽부터)최태원 SK그룹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각 사 제공
(왼쪽부터)최태원 SK그룹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각 사 제공

2030 세계박람회(엑스포) 개최지가 오는 28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에서 결정된다. 그동안 부산엑스포 유치전에 힘써온 4대 그룹 총수들이 막바지 고군분투에 나서 눈길을 모으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SK·현대차·LG 등 4대 그룹 총수들은 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해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 프랑스 파리에 집결했다. 개최지 선정이 코 앞으로 다가오면서 글로벌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막바지 유치 총력전에 돌입한 모습이다.

이들은 지난해부터 엑스포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 왔다. 특히 올해 들어서는 윤 대통령이 직접 나선 엑스포 개최지 4차 프레젠테이션(PT)과 '부산엑스포 공식 리셉션' 등에 모두 참석했다. 이번에도 직접 파리로 건너가 막판 표심 잡기에 한창이다.

4대 그룹 총수 중 가장 '맏형'이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겸임하고 있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해 5월부터 18개월 간 엑스포 유치지원 민간위원장을 맡아오며 유치 활동을 선도해왔다. 아킬레스건 부상으로 목발을 짚어야 하는 상황에도 BIE 총회에 참석하는 등 '목발 투혼'도 발휘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특히 최 회장은 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해 약 지구 17바퀴에 해당하는 총 79만km를 이동하며 세계 각국을 활보했다. 대한상의에 따르면 최 회장은 160개국 800여 명의 관계자를 만났다. 개최지 선정이 얼마 남지 않은 이달 13일부터는 중남미와 유럽 등 7개 나라를 돌며 강행군을 이어오기도 했다. 파리 도착 전인 23일까지 열흘간 비행 거리는 2만2000km에 달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오른쪽)이 지난 6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2030 부산세계박람회 공식 리셉션에서 엑스포 홍보 문구를 새긴 목발을 짚고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최태원 SK그룹 회장(오른쪽)이 지난 6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2030 부산세계박람회 공식 리셉션에서 엑스포 홍보 문구를 새긴 목발을 짚고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최 회장은 "처음엔 승산이 전혀 보이지 않는 불가능한 싸움이었지만, 혼신의 노력 결과 바짝 추격하고 있다"며 "매일 새로운 나라 대표들과 만나 한 표라도 더 가져오기 위해 사활을 걸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역시 지난해 복권된 이후부터 바로 부산엑스포 유치 작업에 동참했다. 복권 뒤 첫 해외 공식 출장이었던 중남미 출장에서 멕시코·파나마 대통령 등을 만나 부산엑스포 지지를 호소했다.

올해 들어서도 수시로 해외를 오가는 와중에 유치활동을 소홀히 하지 않았다. 지난 7월 태평양도서국(태도국)을 돌며 정상들을 만났고, 9월에는 개인으로 간 유럽 출장에서도 BIE 인사들을 만났다.

또 이달 초에 남태평양 섬나라 쿡 제도에 머물면서 이곳에서 열린 태평양제도포럼(PIF)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태도국 정상들을 다시 만나 막판 유치 지지를 호소하기도 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지난해 10월 현대자동차·기아의 유럽 생산거점이 위치하고 있는 체코와 슬로바키아를 직접 찾아가 양국 총리를 만나 유치 활동을 펼쳤다.

이어 올해 2월에는 미국 워싱턴 DC에서 아프리카 및 카리브해, 태평양 연안 주요국 주미대사 초청 행사에 참석해 12개국 대사 대상으로 부산의 경쟁력을 홍보하는 등 적극적으로 유치에 나서 왔다.

정 회장 역시 다른 총수들처럼 개최지 선정을 앞에 두고 막판 유치 호소를 위해 최근 더욱 힘썼는데, 특히 이달 초 프랑스 파리 외곽에 있는 한 고성(古城)을 빌려 BIE 회원국 관계자들을 초청한 행사를 주관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지난해 10월 LG전자와 LG에너지솔루션 등 생산기지가 있는 폴란드를 찾아 총리를 만나 부산엑스포 지지를 요청하는 것을 시작으로 활발한 유치 활동을 전개해왔다.

특히 파리 퐁피두센터 현대미술관 앞 8m 높이의 초대형 워시 타워 모형과 함께 부산 엑스포 유치를 기원하는 광고판을 설치해 눈길을 끄는 한편, 이달 들어서는 아프리카 BIE 회원국을 직접 찾아 유치 지지를 호소했다.

세계엑스포 개최지 결정까지는 이제 5일도 채 남지 않았다. 한국 부산, 이탈리아 로마,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의 '3파전'이 치열하게 진행될 예정인 가운데 이들 총수들의 노력이 빛을 발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세계엑스포 유치 성공으로 예상되는 경제 효과는 61조원에 달한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이번 부산엑스포 유치 성공 시 예상되는 기대 효과는 국내외 관람객 3480만명, 고용창출 50만명, 생산 유발 43조원, 부가가치 18조원 등이다.

한국은 과거 대전(1993년), 여수(2012년) 등 두 차례 엑스포를 개최한 바 있다. 다만 모두 '인정 엑스포'로, 아직 '등록 엑스포'가 열린 적이 없다. 이번 세계엑스포는 '등록 엑스포'로, 인정 엑스포보다 규모와 위상이 더욱 큰 만큼 정부와 기업들이 공을 들이고 있는 이유다.

한편 세계엑스포 개최지 선정 투표는 오는 28일 파리에서 진행된다.. 투표에 앞서 5차 프레젠테이션이 진행되며 회원국별 1국 1표의 투표권 행사로 최종 장소가 결정된다.

[스트레이트뉴스 함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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