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십자·동아에스티·한독, 실적 부진 뚜렷
백신 매출 감소·수출 부진 영향 '겹악재'

국내 제약바이오업계가 올해 3분기에 대체로 양호한 실적을 기록했으나 기업별로는 다소 희비가 엇갈렸다. 연합뉴스
국내 제약바이오업계가 올해 3분기에 대체로 양호한 실적을 기록했으나 기업별로는 다소 희비가 엇갈렸다. 연합뉴스

국내 제약바이오업계가 올해 3분기 대체로 양호한 실적을 기록했으나 기업별로는 다소 희비가 엇갈렸다. 

6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GC녹십자, 동아에스티, 한독 등 제약바이오 업체들이 올해 3분기에 역성장했다.

GC녹십자는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328억원으로 전년 동기(2022년 3분기)보다 32.8% 감소했다. 매출은 439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4% 감소했고 순이익도 183억원으로 56.8% 줄었다.

상위 5개 전통 제약사(유한양행·GC녹십자·한미약품·대웅제약·종근당) 가운데 3분기 들어 매출과 영업이익이 줄어든 곳은 GC녹십자가 유일한데, 이는 수출 부진의 영향이 컸다.

GC녹십자의 헌터증후군 치료제 '헌터라제'의 수출이 줄면서 수익성 악화폭이 커졌다. 또 독감 백신은 해외 부문에서 실적 상승했으나 내수에서 분기 매출이 감소했다. 헌터증후군은 '2형 뮤코다당증'으로 불리며 남아 10만~15만명 중 1명 비율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진 희귀질환이다. 약가가 비싸 연 투약비용이 3억원을 넘으며 러시아, 이집트, 터키, 브라질, 일본 등에서 판매 중이다.

또 면역글로불린 혈액제제(IVIG-SN)의 미국 허가도 수년째 지연되면서 추가 매출 확보가 어려웠다. 혈액제제는 혈액의 액체 성분인 혈장에서 특정 단백질을 분리·정제한 의약품으로 면역 시스템의 세포 간 상호작용을 조절하고 염증 반응을 조절한다.

GC녹십자는 2015년 IVIG-SN 5%의 미국 허가를 신청했으나 두 차례 제조공정 보완 요청으로 허가가 지연됐다. 올해 들어서는 지난 4월 생산시설 현장실사를 완료하고 허가를 재신청했으며 업계에서는 내년 1월 허가 여부가 판가름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동아쏘시오그룹 산하 신약개발사 동아에스티는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은 13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7% 감소했다. 매출액도 1502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5.1% 감소했다. 

동아에스티는 "매출은 전문의약품(ETC) 부문이 전년 동기 대비 성장했지만 계열사 동아참메드에 진단사업 부문 영업양도로 감소했다"며 "영업이익은 ETC 부문 매출 원가율 개선과 판관비가 효율화 됐지만 전년 동기 기저효과로 줄었다"고 밝혔다.

동아에스티는 전문의약품 부문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성장했지만 의료기기 자회사 동아참메드에 진단사업부를 양도한 영향으로 매출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영업이익은 전문의약품 부문에서 매출 원가율을 개선하고 판관비를 효율화했으나 기저효과(전년대비 지표가 큰 차이가 나는 현상)가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또 위염 치료제 '스티렌', 기능성 소화불량 치료제 '모티리톤' 등 제품의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6%, 19.1% 감소했다. 캄보디아 내 캔 박카스 매출이 같은 기간 49.2% 감소한 135억원을 기록했다.

동아에스티는 항암, 면역, 퇴행성 뇌질환 대상 신약 개발할 계획이다. 또 지난 6월 유럽의약품청(EMA)에 건선 등에 쓰이는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의 품목허가를 신청했으며 연내 미국식품의약국(FDA) 품목허가를 신청할 예정이다.

한독의 3분기 영업이익은 5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4% 감소했다. 매출액도 126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3% 하락했다. 이번 실적 부진에 대해 한독은 독감백신 출하 시점에 차이로 90억원의 손실, 일부 품목의 계약이 종료돼 135억원의 손실이 발생한 영향을 들었다. 

한독은 일반의약품, 건강기능식품 등이 매출이 향상되고 4분기에 독감백신의 집중 출하가 예정돼 실적이 향상될 것으로 봤다. 

반면 주요 상위 제약사들은 외형 성장과 수익성을 동반 상승하며 견조한 실적을 보이고 있다. 

유한양행의 3분기 별도 기준 영업이익은 약 6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3.7% 증가했다. 매출은 468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5% 늘었다. 유한양행은 의약품 사업과 생활유통 사업, 해외 사업 등이 고르게 성장했다고 설명했다. 의약품 사업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1% 늘어난 3462억원, 생활유통 사업 매출액은 같은 기간 71.3% 증가한 595억원을 기록했다. 해외 사업 부문은 전년 동기 대비 33.5% 성장한 586억원의 매출을 냈다.

한미약품의 연결 기준 3분기 영업이익은 575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2.9% 증가했다. 매출은 364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6% 증가했다.  한미약품은 자체 개발한 개량·복합 신약 중심의 전문의약품 치료제 매출이 전체 성장을 견인했다고 설명했다. 한미약품의 이상지질혈증 치료제 '로수젯'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9.8% 성장한 455억원, 고혈압 치료제 복합 신약 제품군인 '아모잘탄패밀리'는 3.5% 성장한 352억원을 기록했다.

종근당의 3분기 별도 기준 영업이익은 531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3.8% 증가했다. 매출은 3962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4.1% 늘었다. 종근당은 골다공증 치료제 '프롤리아', 고혈압 치료제 '딜라트렌' 등 기존 품목과 황반변성 치료 바이오시밀러 '루센비에스', 바이탈 프로그램 비타민C 등 신규 제품이 고루 성장하며 실적을 견인했다고 설명했다.

대웅제약의 3분기 별도 기준 영업이익은 34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8% 증가했다. 매출은 3030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0.5% 늘었다. 대웅제약은 전문의약품 부문이 안정적인 실적 성장세를 보였으며 위식도 역류질환 신약 '펙수클루'와 당뇨병 신약 '엔블로' 등 기존 제품 역시 고른 성장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외에 SK바이오사이언스가 연결 기준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609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85.3% 증가했다. 매출은 231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4.6% 증가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독감 백신 공급 재개와 노바백스와 맺은 코로나19 백신 위탁 생산 계약 종료에 따른 정산 등으로 실적이 대폭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스트레이트뉴스 신용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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