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포항제철소 제1열연공장. 포스코그룹 제공
포스코 포항제철소 제1열연공장. 포스코그룹 제공

 

한국을 대표하는 철강기업인 포스코그룹이 하반기 들어 신사업 중심의 체질개선을 본격화 할 전망이다. 배터리, 이차전지 소재와 수소 등 친환경 에너지 사업을 적극 펼치는 가운데, 관련 분야에 대한 투자를 더욱 가속화하고 시장 선점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그룹의 지주사 포스코홀딩스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은 1조1960억원, 매출은 18조9610억원을 기록했다. 세계 철강 시황 악화의 여파로 판매가 부진하면서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전분기 대비 각각 5.5%, 7.7% 감소한 것이다. 다만 이차전지 소재와 친환경 에너지 사업이 주목할 만한 성과를 내면서 철강으로 인해 악화될 뻔한 실적을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로 그룹내 이치전지 소재를 담당하고 있는 포스코퓨처엠은 올해 3분기 세계 최초로 상용화에 성공한 고성능 전기차용 단결정 양극재를 포함한 하이니켈 양극재의 판매가 확대되면서 1조2858억원이라는 역대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 3개 분기 연속 역대 최대치를 갈아치운 것이다.

최근 중국의 배터리 과잉생산 등으로 리튬, 니켈 등 원료 가격이 하락하면서 판가가 떨어져 영업이익은 다소 줄긴 했지만 이차전지 소재 기업으로서 시장에서의 입지를 확실히 다진 모습이다.

또 에너지종합회사로 거듭나고 있는 포스코인터내셔널은 3분기 매출 8조459억원, 영업이익 3117억원을 기록했는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58% 상승했다. 미얀마 가스전 판매량 증가와 여름철 전력 수요증가로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이 주효했다.

포스코는 올해 시가총액이 가장 많이 상승한 기업에 꼽힐 정도로 상승곡선을 이어왔다. 포스코그룹 6개 상장사(포스코홀딩스·포스코퓨처엠·포스코인터내셔널·포스코DX·포스코스틸리온)의 시가총액 합산액은 올해 초 41조9387억원에서 지난 13일 기준 92조3285억원으로 120.2%나 증가했다. 기존 철강사업도 뚝심있게 유지해온 가운데 '철강기업'이기만 한 이미지를 벗고 이차전지 소재와 친환경 에너지 등 미래 신사업에 적극적으로 투자해온 것이 유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따라 포스코는 향후 신사업에 더욱 가속페달을 밟는다는 전략이다. 앞으로 3년간 그룹 전체 투자액의 46%를 이차전지 소재 사업에 투자해 2026년 이후부터 본격적인 이익을 창출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포스코퓨처엠도 2026년 전기차 배터리의 안정성과 수명을 극대화할 수 있는 단결정 단독 적용 양극재를 양산할 예정이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흑연계 음극재를 생산 중인 포스코퓨처엠은 양·음극재 사업을 키워 2030년까지 매출액 43조원, 영업이익 3조400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구체적인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생산능력을 2030년까지 양극재 100만t, 음극재 37만t까지 늘린다는 방침이다.

여기에 내년 중으로 포스코홀딩스로부터 리튬을 본격적으로 조달받게 되면 현재의 부정적인 대외 환경에서도 벗어날 수 있을 전망이다. 정재헌 DB금융투자증권 연구원은 "그룹 차원의 양극재 및 음극재 밸류체인 수직계열화를 통해 중장기적인 수익성 개선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2018년 아르헨티나 리튬 염호, 호주 리튬 광산 지분을 인수한 데 이어 최근 미국에서 점토 리튬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 초 포스코에너지 합병을 마무리하고 에너지 밸류체인 구축에 나선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인천과 광양, 포항을 중심으로 총 126만t의 청정수소 공급 인프라를 2035년까지 구축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아울러 2030년까지 국내 최대 재생에너지 사업회사로 도약한다는 목표다.

포스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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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포스코는 그룹 차원에서 철강 사업을 수소환원제철로 전환하려고 하고 있는데, 이에 필요한 수소 인프라 구축을 포스코인터내셔널이 담당하려는 청사진인 것이다. 재생에너지로 생산한 철강 강재, 이차전지 소재를 공급받기 원하는 고객사들이 늘고 있어 이 수요에 대응하는 데 집중하는 모습이다.

또한 포스코는 오만, 호주, 미국, 말레이시아 등 세계 9개 핵심 전략 국가에서 청정 수소 프로젝트를 진행 중으로, 이들 사업에 더욱 속도를 낼 전망이다. 이중 오만 그린수소 프로젝트의 경우 지난 6월 두쿰 지역에 서울시 절반에 해당하는 대규모 부지를 확보한 상태이며 이곳에서 5GW 규모의 재생에너지 단지를 조성하고 2030년부터 연 22만t의 그린수소를 생산할 계획이다.

전날 컨퍼런스콜(경영실적 발표회)에서는 지난 6월부터 포항에 짓고 있는 실리콘 음극재 공장을 내년 2분기까지 완공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기존 준공시점(2026년 3분기)을 대폭 앞당긴 계획이다.

니켈 분야에서는 지난 9월 착공한 인도네시아 니켈조인트벤처(JV) 공장을 내년 4분기 준공한다는 목표로, 생산 시점도 앞서 예정됐던 2025년 상반기보다 당겨질 것으로 예상된다. 리튬 분야에서는 호주 필바라사와 짓고 있는 포스코필바라리튬솔루션 광석 기반 1단계 리튬공장의 준공을 내년 4월까지 마무리할 계획이다.

이종형 키움증권 연구원은 "(포스코가)신성장사업으로 집중 투자에 나서고 있는 리튬·니켈·이차전지 재활용 이차전지 소재 사업은 중장기 성장성 측면에서 매우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에 대해서는 "친환경 에너지사업(LNG/신재생/수소)을 필두로 소재(철강/이차전지/모터코아), 식량, 바이오/신사업 등 4가지 사업영역 포트폴리오를 강화해 대변화를 추진하고 있다"며 "에너지사업 중심의 중장기 성장성은 긍정적"이리고도 평가했다.

다만 4분기에도 철강 시황 회복이 불투명한데 따라 포스코의 실적이 크게 상승하지는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 등 증권업계에서는 오는 4분기 포스코홀딩스 실적이 매출 21조1201억원, 영업이익 1조2946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스트레이트뉴스 함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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