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 슈퍼널이 아덱스 2023에서 공개한 UAM 인테리어 콘셉트 모델에서 관람객들이 AR 비행을 체험하는 모습. 현대자동차그룹 제공
현대자동차그룹 슈퍼널이 아덱스 2023에서 공개한 UAM 인테리어 콘셉트 모델에서 관람객들이 AR(증강현실) 비행을 체험하는 모습. 현대자동차그룹 제공

미래 도시의 교통 문제를 해결해줄 운송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는 도심항공교통(UAM)에 대한 국내 기업들의 투자와 기술 개발이 더욱 빨라지고 있다. 자동차업체부터 항공사까지 모두 미래 모빌리티로 UAM 사업을 낙점하고 상용화 준비에 분주하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8일 개막한 국내 최대 에어쇼인 '아덱스 2023(ADEX 2023)'에서 현대자동차그룹을 비롯해 한화그룹, LIG넥스원, 대한항공 등 자동차부터 방산, 항공 분야까지 다양한 기업들이 UAM 기술력을 선보였다. 

UAM은 '플라잉 택시'라고도 불리며 전기로 움직이는 수직이착륙기(eVTOL)를 이용해 도심 상공에서 사람이나 화물을 운송하는 3차원 교통 체계를 뜻한다. 일반 비행기는 활주로가 필요하지만 UAM 기체는 헬리콥터처럼 수직 이착륙이 가능해 활주로가 필요 없어 효율적으로 이동할 수 있으며 일반 자동차나 헬기 대비 조용하다는 장점에 다양한 산업 분야로 진출이 가능하다.

이에 세계 각국은 UAM 상용화를 두고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펼치는 중으로, UAM 시장은 향후 더욱 가파르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발맞춰 현재 우리나라 정부는 내년까지 비행 실증을 진행하고 이르면 2025년부터 UAM 상용화에 나선다는 계획을 내놓기도 했다.

국토교통부는 오는 2040년 세계 에어모빌리티 시장 규모를 약 730조원으로 추산하고 있으며 미국의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시장 성장성을 더 크게 추산해 2040년까지 UAM 시장이 1조5000억 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주목한 국내 기업들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자동차기업부터 항공기업에 이르기까지 여러 운송수단이 UAM으로 집결되고 있는 것이다.

먼저 현대차그룹은 미국 UAM 독립 법인인 슈퍼널(Supernal)을 통해 UAM 사업 선점에 나선다. 이번 아덱스에 첫 참가해 국내 고객들에게 슈퍼널 브랜드를 알리기 시작했다. 동시에 국내외 주요 업계와의 협업 기회를 발굴해 UAM 생태계 구축을 가속화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2028년 시장에 선보이는 것을 목표로 개발 중인 신형 UAM 기체의 인테리어 콘셉트 모델도 국내 최초로 공개했다. 이 모델은 기존 항공기 디자인의 문법을 따르지 않고 자동차 내장 디자인 요소를 차용해 완성한 것이 특징이다.

앞으로도 슈퍼널은 현대차그룹의 첨단 모빌리티 기술과 연료전지 개발 노하우, 대량 제조 기술 등을 종합적으로 활용해 현실적이면서도 안전한 고품질의 기체를 시장에 내놓는다는 계획이다.

한화그룹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시스템 등 방산 계열사를 통해 UAM 시장 선도에 나서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최근 영국 UAM 기업 버티컬에어로스페이스(VA)와 2356억원 규모의 UAM 부품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으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VA의 수직이착륙비행(eVTOL) 4인승 'VX4'에 적용되는 '틸팅&블레이드 피치 시스템'을 2036년까지 VA에 공급하게 된다.

이 시스템은 모터의 동력을 프로펠러로 전달하고 UAM의 비행 방향과 추력을 조정해 수직이착륙 및 수평 이동을 가능하게 하는 UAM의 핵심 부품이다. 현재 VA는 2026년 상용화를 목표로 VX4를 개발 중이다. 양사는 앞서 지난해 8월 전기에너지를 이용한 모터의 회전 동력으로 UAM의 동작을 제어하는 약 2192억원의 전기식작동기(EMA)의 개발·공급 계약도 맺은 바 있다. 

한화시스템도 최근 미국 오버에어, 제주도와 함께 UAM 산업 생태계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UAM 인프라와 제조, 수리 및 운영 등 생태계의 모든 측면에서 긴밀히 협력할 계획이다.

한화시스템은 2024년부터 2025년까지 국토교통부 주관 K-UAM 그랜드 챌린지와 미국 연방항공청(FAA) 인증을 위한 전기수직이착륙비행기(eVTOL)실증비행을 계획 중이다.

다른 방산기업인 LIG넥스원은 UAM과 연계한 상용화 및 육해공군, 해병대에 군용 수송드론 개발과 함께 UAM을 넘어 AAM(미래항공모빌리티)로 나아가고 있다.

UAM 기술력을 바탕으로 ▲항공탑재 무기체계 및 레이다 또는 국산 전투기 탑재체계 ▲대공방어체계 ▲우주 위성 분야 ▲드론·대드론통합체계 ▲AAM 분야 최신 기술력을 선보이겠다는 목표다. AAM이란 UAM과 RAM(지역항공모빌리티)까지 포괄하는 개념으로 더 넓은 범위의 미래 모빌리티 기술이다.

대한항공은 국토부가 주관하는 UAM 감시정보 획득체계 연구개발에 공동 연구기관으로 참여해 UAM 운항 필요한 운항통제시스템과 운항 모의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또 최근 현대차그룹의 슈퍼널과 UAM 운항사업 생태계 구축과 상용화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며 국내 대표 항공사답게 UAM 사업에 속도를 내는 중이다.

양사는 이번 업무협약을 통해 국내 UAM 운항 생태계 구축을 함께 추진해 나간다. 특히 국내 UAM 시장 및 운용환경에 최적화된 수직이착륙비행기(eVTOL)를 제작하는 과정에서 고려해야 하는 기술적 요구사항을 협의를 통해 확정할 예정이다.

이밖에도 UAM 상용화가 가까워지면서 항공기 동체에 쓰이는 탄소섬유가 주목받자 효성첨단소재, 도레이첨단소재 등은 UAM 개발 속도에 발맞춰 탄소섬유 공장을 증설하는 등 생산량 확대를 진행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도 UAM을 미래 중요 교통수단으로 인식하고 적극적인 지원에 나서고 있는 만큼 관련 시장이 빠르게 성장할 것"이라며 "항공업계에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기업들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연구·개발에 속도내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스트레이트뉴스 함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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