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내 한 주유소에 기름을 넣기 위해 차량들이 줄을 서있다. 연합뉴스
경기도 내 한 주유소에 기름을 넣기 위해 차량들이 줄을 서있다. 연합뉴스

 

정유업계가 '주유소 새단장'으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단순히 기름만 넣던 곳을 넘어 미래 모빌리티를 위한 새로운 에너지 충전소이자 물류 운송 거점으로 거듭나기 위한 시도들을 선보이고 있는 것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도심 내 알짜부지에 자리잡은 주유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주유소는 역세권 혹은 도심 중심부에 자리잡고 있는 등 교통 입지가 좋은 만큼 다양한 용도로 개발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업계는 이같은 입지 장점을 살려 주유소를 변화시키고 있다. 친환경 시대가 도래하면서 전기차, 수소차 비중이 늘어나는데 따라 단순히 내연기관의 기름 넣는 곳을 넘어 복합적인 에너지 보급소이자 교통·물류 거점으로 거듭나도록 한다는 목표다.

먼저 SK이노베이션의 정유 계열사 SK에너지는 올해 연말 착공을 목표로 경기 시흥 ‘SK 친환경복합스테이션’ 사업을 고도화하고 있다. 현재 SK그룹 부동산 전문 투자회사 SK리츠와 행정 차원에서 사업 통과를 위한 논의를 이어가는 중이다. 건축물 옥상에 연료전지, 태양광 등 분산전원 시설을 설치하고 여기서 생산된 전기로 전기차 충전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또 SK에너지는 직영 주유소 부지에 도심형 물류시설, 마이크로 풀필먼트 센터(도심형 소규모 물류센터, MFC)를 계획하고 있다. 네이버와 함께 IT(정보통신), AI(인공지능) 기술 등을 적용한 이커머스 서비스 물류기지도 조성할 예정이다.

SK에너지 관계자는 “석유 유통과 전기 자동차 충전을 넘어 연료 전지 발전 기반의 친환경 에너지 공급 기능을 갖춘 주유소에 물류 센터 역할까지 포함하는 복합 에너지 플랫폼을 조성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GS칼텍스는 서울 서초 내곡주유소의 미래형 첨단물류 복합주유소 조성을 시작했다. 미래형 첨단물류 복합주유소란 기존 주유소 기능에 최첨단 무인·자동화 물류시설을 조성하고 주유소를 거점으로 드론·로봇 등 미래형 모빌리티를 통해 물건을 배송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특히 GS칼텍스는 모기업이 GS25를 보유한 장점을 활용해 물류 거점 역할을 주유소에 쉽게 이식할 수 있을 전망이다. 최근에는 이케아·여행 서비스 업체와 협업해 주유소 픽업 센터를 열기도 했다.

실제로 대규모 단지 조성과 함께 접근성이 뛰어나고 비교적 넓은 부지를 갖고 있는 주유소의 특성을 활용해 도심 곳곳에 소규모 물류 시설을 구축하자는 의견이 시민들 사이에서 다수 제기되고 있다. 각 곳의 주유소가 도심 물류의 ‘모세혈관’ 역할을 수행하도록 하자는 것이다. SK에너지와 GS칼텍스가 조성하고 있는 사업도 그 일환이다.

이밖에 에쓰오일(S-OIL)은 에너지 스테이션으로 변화를 추구하면서 전기차 충전 서비스 관련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고 있으며, HD현대오일뱅크는 한국관광공사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캠핑카 이동량이 많은 지역에 있는 주유소 10여 곳에 캠핑카 오·폐수 처리 시설인 덤프 스테이션을 설치하며 주유소 기능을 확대하고 있다.

안혜영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최근 주유소 신규 사업은 동종, 이종 업종과 결합해 복합 에너지 스테이션 구축, 비연료 소매업 및 서비스업 등 다양한 영역으로 확장되는 추세”라며 “주유소를 복합 에너지 플랫폼으로 전환해 그린에너지를 통한 매출의 다각화 추진에 사활을 걸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도심 주유소들은 우수한 입지에 위치하며, 대로에 접해 있어 차량 출입이 용이해 상업용 복합시설 및 물류 거점으로 활용하기에 적합한 잇점이 크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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