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반도체 생산 현장 모습. SK하이닉스 제공
SK하이닉스 반도체 생산 현장 모습. SK하이닉스 제공

 

반도체 혹한기로 저점을 찍었던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최근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올해 들어 크게 적자가 난 삼성전자와 지난해 하반기부터 연이은 적자인 SK하이닉스의 조기 흑자전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22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전망치 평균)는 한 달 전 2조9439억원에서 3조64억원으로 증가했다. 전 분기 영업이익(6685억원) 대비 349% 늘어난 규모다.

인공지능(AI) 서버를 제외한 정보통신(IT) 수요는 아직 부진하지만 바닥을 찍은 D램 가격이 반등하기 시작해 평균 판매단가(ASP) 상승 효과를 볼 것이라는 분석이다.

위민복 대신증권 연구원은 "9월 D램 현물가와 고정가 반등이 예상돼 삼성전자는 SK하이닉스에 이어 D램 ASP 상승 전환이 예상된다"며 "고객의 재고 축적 수요가 강한 차세대 D램 더블데이터레이트(DDR)5 계약가는 9월 반등이 예상되고 이전 세대인 DDR4 역시 집중 감산으로 전달 대비 가격 하락세가 멈출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고대역폭메모리(HBM)와 DDR5 등 고부가 D램 비중 확대로 D램 가격은 3분기부터 2년 만에 상승 전환하고 낸드플래시 가격도 감산 폭 확대와 가격 인하 중단으로 올해 4분기 상승 전환할 것"이라며 "연말 D램과 낸드 재고는 정점을 찍은 2분기 대비 50~60% 감소해 정상 수준에 근접할 것으로 보여 4분기부터 삼성전자는 3조원 규모의 누적 메모리 재고평가손실 환입으로 향후 실적 추정치가 상향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삼성전자 제공

 

지난해 4분기부터 적자인 SK하이닉스의 실적도 개선될 전망이다. 한 달 전까지만 해도 SK하이닉스의 3분기 컨센서스는 매출 7조7405억원, 영업손실 1조7507억원으로 집계됐으나 현재 매출 7조8281억원, 영업손실 1조7116억원으로 소폭 개선됐다.

SK하이닉스 역시 고용량 DDR5와 HBM 등 프리미엄 메모리 수요가 증가하면서 실적이 빠르게 오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SK하이닉스는 DDR5 128GB 제품을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생산하고 있어 업황 개선 효과 기대감이 크다.

SK하이닉스의 고용량 DDR5·HBM 관련 매출 비중이 이미 30% 이상으로 확대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에 따라 SK하이닉스의 D램 사업이 연내 흑자 전환에 성공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고영민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는 역사상 처음으로 국내외 경쟁사 대비 기술 경쟁력에서 가장 앞서 있다"며 "HBM의 경우 가장 최신 세대인 HBM3E에 대한 고객사 품질 테스트를 이미 진행 중이고 고용량 DDR5 등 경쟁사들이 진입하지 못한 시장에서도 독점적 공급자 지위에 따른 ASP 프리미엄이 발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광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4분기에는 D램과 낸드 ASP가 동시에 상승해 SK하이닉스의 적자는 큰 폭으로 축소될 것"이라며 "내년 1분기 전사 흑자 전환을 예상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지난 19일 기준 PC용 D램 범용제품(DDR 8Gb)의 현물가격은 평균 1.498달러로, 지난달과 비교해 15.2% 올랐다. 글로벌 반도체 공급사들의 감산 효과가 가시화되면서 D램 가격 반등이 시작됐다는 관측이 나온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 역시 4분기에는 글로벌 D램 시장이 공급 과잉에서 부족 상태로 바뀌면서 D램 가격이 3분기 대비 17.8% 오를 것으로 예측했다.

최근에는 오히려 반도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시장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 기업인 대만 TSMC는 시설투자 장비 납품을 연기하는 등 투자에 소극적으로 변했다. 업계에서는 메모리 반도체 분야가 재고 조정을 파운드리보다 먼저 시작한 만큼 업황 반등 시점도 빠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같은 분위기와 무관치 않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메모리 반도체 분야 인재 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는 예년과 마찬가지로 19개 관계사가 함께 공개채용에 나섰는데, 지난 18일까지 DS(반도체솔루션)부문의 회로설계·반도체공정설계·반도체공정기술·패키지개발 등 17개 분야에서 채용을 진행했다.

삼성전자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상반기 기준 DS부문 임직원은 7만3544명으로 지난해 하반기 대비 2538명 늘었다. 사업 부문별 정확한 신규 채용 규모는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하반기에는 상반기보다 더 많은 인원을 채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SK하이닉스도 오는 26일까지 하반기 신입사원 수시 채용 서류접수를 진행하고 있다. 모집 분야는 설계·소자·연구개발(R&D)·양산기술·패키지/테스트(P&T) 등 총 11개 부문으로, 상반기 대비 많은 인원을 채용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스트레이트뉴스 함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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