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내 잔여 FOMC 두 번…한번 더 인상시 한미 금리차 2.25% 부담
내년 기준금리 5.1% 예상…지난 6월보다 50bp 올려 고금리 장기화 시사

현지시간 20일 FOMC 후 기자회견에서 답변중인 파월 미 연준의장(왼쪽)과 21일 오전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를 주재하는 추경호 경제부총리(출처: 미 연준 홈페이지/기획재정부 홈페이지)
현지시간 20일 FOMC 후 기자회견에서 답변중인 파월 미 연준의장(왼쪽)과 21일 오전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를 주재하는 추경호 경제부총리(출처: 미 연준 홈페이지/기획재정부 홈페이지)

현지시간 20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정책금리를 동결(5.25∼5.50%)했지만 향후 경제전망을 낙관하며 지난 6월 제시했던 내년 금리 인하 폭(100bp)을 50bp로 축소하자 21일 고금리 장기화에 대한 부담으로 코스피가 44.77pt 급락하며 2514.97로 마감했다.

채권 시장도 2년물 미국 국채가 0.07%pt 상승하며 5.18%까지 올라 2006년 7월 이후 최고점을 기록하는가 하면, 21일 10년물 일본 국채 금리가 0.7351%를 기록하며 2013년 12월 이후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이날 오전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서울 은행회관에서 열린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추 부총리는 간밤 연준의 정책금리 결정에 대해 “고금리 장기화 가능성이 한층 높아짐에 따라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상존하고 있다”며 긴밀한 대응을 강조했다.

9월 FOMC의 금리 동결은 국내외를 막론하고 시장 전문가들이 모두 예상한 바였다. 다만 시장 충격은 제롬파월 의장의 매파적 발언과 내년 경제 전망 상향에 따른 금리인하 폭 축소에서 비롯됐다.

파월 의장은 FOMC 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위원회는 인플레이션이 하락해 정책 목표 수준으로 안정화됐다고 확신할 때까지 긴축적 통화정책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해 금리 상향 종료 선언을 바라는 시장의 기대에 부응하지 않았다.

추 부총리는 "파월 의장은 연내 추가인상도 배제하지 않는다고 언급했다"며 "연준 위원들의 내년도 금리인하폭 전망도 1.0%포인트(p)에서 0.5%p로 축소됐다"고 말했다. 이어 "고금리 장기화와 국제유가 상승 등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확대됨에 따라 한층 더 높은 경계감을 갖고 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필요시 상황별 대응계획에 따라 적기 대응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추 부총리는 국내 금융시장에 대해선 "비교적 안정된 모습"이라고 평가하며 “외국인의 국내 증권투자가 견조한 흐름을 지속하고 있고 환율도 주요국 대비 안정적인 모습"이라며 "주식·채권시장도 대체로 양호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 대비 9.6원오른 1339.7원에 거래를 마쳤고 장중 1342원까지 오르는 등 지난 5월 17일 연고점(1343.0원)을 위협하는 등 크게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연준이 공개한 6월 점도표(왼쪽)과 9월 점도표(출처=신영증권)
연준이 공개한 6월 점도표(왼쪽)과 9월 점도표(출처=신영증권)

연준은 위원들의 개별 전망을 종합 표시하는 점도표를 통해 올해 말 기준금리 중간값을 5.625%로 표시해 지난 6월과 변함없음을 보여주며 여전히 연내 25bp 금리 인상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했다.

이보다 더 큰 부담은 9월 경제 전망(SEP)에서 연준이 GDP성장률을 올해 2.1%, 내년 1.5%로 상향하고 PCE인플레이션은 전체(Headline) 상향, 근원(Core)은 하향한 부분이다. 여기에 실업률은 2025년까지 계속 낮춰 잡아 내년에도 경기가 좋을 것으로 예상한 점이다.

그러면서 기준금리 중간값을 2024년 5.125%, 2025년 3.875%로 각각 50bp씩 높여 내년 이후 빠르게 금리가 낮아질 것으로 봤던 시장의 기대에 찬물을 끼얹었다.

하지만 이와 같은 전망이 현실화될지는 미지수다.

신영증권 조용구 채권전략가는 21일 리포트를 통해 “올해 근원 PCE(개인소비지출) 인플레이션 전망이 3.7%로 하향된 점, 고용의 둔화 조짐을 감안해 11월 인상은 없을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그러면서 “내년 인하 폭 축소는 받아들여야 할 부분이나 성장률 1.5%가 달성되기 쉽지 않고 근원물가 2.6% 전망을 감안하면 실질 기준금리는 200bp 이상이면 충분하다는 판단”이라며, “이에 따라 점도표 상의 50bp 보다는 과거 mid-cycle(중기순환) 조정 사례와 동일한 75bp 수준으로 예상한다”고 전망했다. 한마디로 미 연준이 향후 경제전망을 과도하게 낙관적으로 봐 실제론 금리 하향 여지가 더 있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현재 인플레이션 안정화의 걸림돌인 국제유가의 상승도 근원 물가에는 당장 영향이 크지 않아 금리 인하 지연 및 인하 폭 축소로 해석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입장이다.

금리 인하 시기가 뒤로 밀릴 가능성이 커지면서 가뜩이나 가계부채 증가와 차주 연체율 급등, 기업 조달금리 상승 등 악재가 가득한 국내 경제에 시름이 더해지게 됐다.

이런 우려로 대두되는 ‘9월 자영업자 대란설’에 대해 정부는 근거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추 부총리는 “자영업자·소상공인 대출 역시 전체 대상 채무가 당초 100조원에서 76조원으로 감소하는 등 연착륙이 순조롭게 진행 중"이라며 "만기연장은 2025년 9월까지 지원되고 상환유예는 2028년 9월까지 최대 5년간 분할상환이 가능하다”며 위기설을 일축했다.

또 제2금융권을 중심으로 위기의 뇌관으로 지목되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와 관련해서도 “정상화가 가능한 사업장에는 신규자금·만기연장을 지원하고, 사업성이 없는 곳은 정리가 추진되는 등 연착륙이 질서 있게 진행되고 있다"며 "이에 따라 PF대출 연체율 상승세가 크게 둔화하고 리스크가 점차 완화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KB증권 이은택 연구원은 “연준 긴축 완화라는 반등 요인은 날아갔지만 ‘경기/실적 사이클’과 ‘오버밸류(이익 대비 주가 고평가) 해소’는 아직 남아있다”며, “주가 하락에 따라 코스피 12개월 선행 P/E(주가수익비율)는 10.6배까지 하락했고, 경기/실적은 사이클 디커플링(상호 주기간 시차)에 따라 느린 속도의 반등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면서 “(기존에 전망한) 반등시기(3분기 실적시즌)와 반등폭(+10%내외)에 대한 전망은 뒤쪽으로 이동하지만, 아직 하반기 전체를 비관하지 않는다”며 주식 시장에 대한 희망을 놓지 않았다.

[스트레이트뉴스 장석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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