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수익성 개선 난망…해외 대체투자 잠재적 수익성 훼손
카드, 고금리에 취약…조달비용, 대손비용 상승 ‘리스크관리’

2008년과 2022년 부동산 PF의 자산 대비 익스포저(출처=S&P 글로벌)
2008년과 2022년 부동산 PF의 자산 대비 익스포저(출처=S&P 글로벌)

글로벌 신용평가사 S&P는 주요 은행들이 향후 낮은 경제성장율과 높은 금리수준으로 일부 건전성 악화가 있을 수 있으나 신용도 악화에는 이르지 않을 것이라는 평가를 내놨다. 증권사는 의미있는 수익성 개선이 어려운 가운데, 부동산 PF관련 건전성 이슈가 있으나 대형사들은 리스크관리가 잘 되고 있고, 카드사들은 고금리 충격이 가장 커 리스크관리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20일 오후, S&P는 ‘주요 기업 및 금융기관 신용도 전망’을 주제로 웹 세미나를 열고 주요 금융업권별 향후 전망과 등급을 부여하는 주요 산업 기업들에 대한 전망을 내놨다.

이 회사 금융 담당 김대현 이사는 은행업과 관련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낮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은행자산건전성에 대한 부담이 커질 것”이라며, “민간 부채 증가로 신용팽창이 빠르게 일어나 부채증가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부동산 가격 하락에 따라 미분양 물량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며, “올 들어 부동산 가격이 일부 반등하고 있으나 이는 금리 추가 인상이 없다는 기대와 정부정책 등을 반영한 것이라 의미있는 상승을 계속해서 기대하기 어렵다”고 내다봤다.

다만 이러한 환경 속에서도 은행 대출은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는게 S&P 판단이다.

김 이사는 “가계대출의 경우 LTV(담보인정비율) 40~50% 수준으로 여전히 낮고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관리로 채무자의 상환능력이 관리되고 있다”며, “부실채권비율이 올들어 소폭 상승에 그친 것은 한국은행의 리스크관리 강화의 방증이며 은행들도 충당금을 선제적으로 적립해 향후 건전성 악화시 완충(Buffer)역할을 해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걱정을 낳고 있는 코로나19 피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특별 대출의 만기상환연장이 9월로 종료될 예정인 가운데, 원리금 및 이자 상환유예대출의 비중이 전체 대출에서 0.3% 정도로 미미해 담보가치 등을 고려시 부담은 없다는 입장이다.

무엇보다 잠재적 리스크로 분류되는 부동산PF와 관련해 주요 은행들은 과거 금융위기시 (자기자본대비) 4~5%에 이르는 익스포저를 가졌던 것과 달리 현재 1%를 상회하는 수준으로 비중을 축소해 문제가 없다는 게 S&P 시각이다.

또 순이자 마진(NIM) 축소로 수익성이 소폭 하락할 수는 있고, 대손비용율은 일부 상승할 수 있으나 절대적 수준이나 변동성은 과거대비 현저히 줄었다는 분석이다.

기타 대출성장 약화에 따른 수익성 악화, 유동성 리스크관리 등의 이슈가 있으나 모두 관리 가능한 수준이며 수신 확대와 은행채 등을 통해 조달에도 큰 문제가 없고, 외화 유동성 비율도 규제기준을 상회해 안정적으로 유지될 것으로 내다봤다.

S&P는 증권업 관련 부동산PF 리스크는 국내와 해외로 나눠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박상현 이사는 “부동산의 본격 회복은 기대하기 어렵지만 규모는 점진적으로 감소추세에 있다”며 “대주단을 통한 손실 만기 이연효과가 있을 뿐 근본적 해결은 아니라 관찰(Monitoring)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증권사 PF 연체율은 17%로 높은 수준으로 보이지만 여기엔 증권사가 보유한 유동화증권과 채무보증이 합쳐진 수치라 직접 대출의 절대적 규모는 크지 않은 것으로 S&P는 보고 있다. 이는 대형증권사들이 가진 자기자본 수준에서 충분히 감내할 수준으로 특히 대형사 중 은행계 증권사 등은 그룹 지원까지 받을 수 있어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해외 부동산 투자는 상황이 다르다는 설명이다.

해외는 주로 상업용부동산에 중후순위 투자가 집중돼 있어 자산건전성이 떨어지고 수익성에 부담을 줄수 있다는 분석이다. 국내는 코로나19 이후 재택근무가 종료되고 모두 직장으로 돌아온 상황이지만 미국은 재택근무가 자리잡으며 공실률 또한 높아져 단기간내 상황이 개선되기 어렵다는 시각이다.

감소하는 카드사들의 수익성(ROA) 감소(출처=S&P 글로벌)
감소하는 카드사들의 수익성(ROA) 감소(출처=S&P 글로벌)

카드사는 장기화되는 고금리 상황에서 가장 고전하고 있다는 평가다.

S&P 금융기관평가팀 이희진 부장은 “카드사들의 수익성 하방 압력은 높아지고 있고, 신용판매마진은 하락하고 있다”며, “작년 하반기부터 기준금리 상승에 따른 조달비용 증가와 대손충당금 증가로 비용관리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은행 등과 달리 수신기능이 없어 금리상승이 조달비용에 미치는 영향이 절대적이고 현재 시장금리 상황을 감안할 때 부담은 지속될 거라는 전망이다.

고금리로 차주들의 연체율이 높아지면 대손비용이 증가하고 건전성 악화를 막기 위해 카드사들은 언더라이팅(대출심사) 강화, 완충력 보유를 위한 리스크관리 강화로 선회할 거라는 분석이다.

한편, 질의응답시간에 나온 부동산 가격 하락에 따른 리스크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S&P 측은 “작년 (부동산 가격) 급락은 과거의 정상화라고 생각한다”며, “그러나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크게 급락한다면 PF 리스크 크게 불거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특히 주거용은 실거주라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있지만 상업용은 회복이 지연될 수 있어 구분해서 봐야한다”고 말했다.

가계부채 문제와 관련해서는 “금리수준의 가파른 상승을 우려해왔는데, 은행 입장에서 어느정도는 NIM 개선 효과 있지만 미국과 동일한 수준으로 (기준금리가) 가면 대손비용이 더 커질 수 있다”며, “현재 미국과 금리 차에도 자본유출이 없는데 한미 금리차가 사라져 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하고 언더라이팅이 약화되면 우려가 커질 수 있으나 은행들이 적절하게 유지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마지막으로 미국 상업용 부동산 부실이 시스템리스크로 전이 가능성에 대해 “한달 전에 미국 지방은행에 대해 (S&P가) 부정적인 액션을 취했는데, 대형 은행은 익스포저를 줄이고 있어 은행 산업 전체적으로는 리스크 확대가 없다는 시각”이라며, “미국 경제도 생각보다 튼튼해 낮은 정도의 성장은 유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스트레이트뉴스 장석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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