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인프라코어가 사우디아라비아와 브라질에 수출하는 디벨론 대형 휠로더(DL420-7M). 연합뉴스
HD현대인프라코어가 사우디아라비아와 브라질에 수출하는 디벨론 대형 휠로더(DL420-7M). 연합뉴스

글로벌 경기 침체와 중국발 저가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건설기계사업이 주목받고 있다. 세계 각국에서 신도시 인프라 건설과 첨단 제조업 관련 광산 개발 및 공장 건설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 데 따른 영향이 크다.

굴착기·덤프트럭 등 수주가 늘어나며 실적이 상승 중인 곳은 대표적으로 HD현대와 두산그룹이다. 양사 모두 영업이익에서 건설기계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게 확대됐다.

HD현대의 건설기계 3사(HD현대사이트솔루션, HD현대건설기계, HD현대인프라코어)의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5025억원으로, 지주회사 HD현대 전체 영업이익(1조60조원)의 절반 수준에 근접했다. 3사의 상반기 매출(4조7802억원) 역시 역대 최대치를 달성했다.

두산그룹의 건설기계 계열사 두산밥캣은 그룹 전체 영업이익의 95%를 기록하며 실적을 견인했다. 두산밥캣의 상반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5조772억원, 8362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각각 32%, 66% 증가했는데, 같은 기간 지주회사 ㈜두산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9조3195억원, 영업이익 8502억원이었다.

향후에도 건설기계사업이 실적 '효자' 노릇을 할 전망이다. 우크라이나 6대 재건사업이 본격적으로 진행될 예정인데다 전 세계적으로 이차전지 사업 경쟁력 확보를 위한 핵심 광물 채굴이 활발히 이뤄질 전망이기 때문이다. 사우디아라비아 네옴시티 사업 추가 수주도 기대되는 상황이다.

HD현대는 최근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힐튼호텔에서 열린 '한-우 재건협력 포럼'에서 미콜라이우주 정부와 '우크라이나 재건을 위한 건설장비 공급 및 교육 관련 업무협약'을 맺고 건설기계 3사의 주요 장비 5대를 기증했다.

이번 협약을 통해 향후 우크라이나 재건에 필요한 건설장비를 원활히 공급하는데 협력하고 우크라이나 내 건설장비 전문가 양성과 인프라 구축에 나설 예정이다.

우크라이나 외 국가에서도 수주를 늘리고 있다. HD현대인프라코어는 최근 브라질 히우그란지두술주 인프라 입찰 프로젝트에서 디벨론 중형 굴착기 29대를 독점 공급하기로 하고, 브라질 마투그로수주 철도 건설 프로젝트에서는 80t과 53t급 초대형 굴착기 22대 등을 계약하며 총 51대를 수주하기도 했다.

전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 네옴시티 프로젝트에서도 활약 중이다. HD현대건설기계는 네옴시티 건설에 투입되는 굴착기, 휠로더, 굴절식 덤프트럭 등 건설장비 73대를 공급하기로 했다.

이차전지 관련 광물 채굴 관련 수주도 활발하다. HD현대건설기계는 아르헨티나 리튬 염호광산에 이달까지 굴착기 50t급  6대, 중대형 휠로더 24t 3대, 굴절식 덤프트럭 30t 10대, 모터그레이더(땅을 깎거나 고르거나 일구는 데 쓰는 장비) 14t 4대를 공급하기로 확정했다.

공급한 장비는 해발 4000m 고지대에서 채굴 시설을 새로 조성하고 리튬 가공 후 나오는 소금을 폐기하는 작업에 투입될 예정이다. HD현대건설기계 관계자는 "고지대에 리튬 염호 광산을 신규로 조성하려면 여러 종류의 기계가 필요하다. 다양한 제품군을 보유하고 있는 게 수주에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HD현대인프라코어도 광물 채굴용 중대형 건설장비 판매가 활발한 인도네시아를 적극적으로 공략 중이다. 인도네시아는 전세계 니켈 매장량 1위 국가다. 지난 13~16일 열린 국제 전시회 '마이닝 인도네시아'에 참가해 디벨론 브랜드의 장비들도 선보였다.

두산밥캣은 북미 건설 시장 호황기에 탑승했다. 최근 미국 정부는 일자리법, 반도체법,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같은 각종 제조업 부흥책으로 관련 시설 및 공장 건설 수주가 크게 늘어나고 있는 상태다.

시장조사기관 블루위크컨설팅은 미국 건설장비 시장 규모가 2028년까지 연평균 6% 성장해 400억달러(약 52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두산밥캣의 소형장비(콤팩트)와 포터블파워(컴프레서와 발전기 등 이동식 장비) 제품의 생산공장 가동률이 각각 74.5%, 27.2%로 집계됐는데 올해는 상반기 동안 83.8%, 33.3%를 기록하기도 했다.

두산밥캣은 라인업 강화를 통해 북미에서 매출 성장을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지난해 기준 전체 매출액의 70% 이상이 북미에서 나올 정도로 북미시장에 강한데, 소형장비 분야에서의 시장지배력을 바탕으로 북미 농업·조경용 장비(GME), 지게차 등에서 점유율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지난해 4분기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주에 위치한 스테이츠빌 공장 증설을 마무리하고 GME 직접 생산에 돌입했다. 이 공장에서 올해 상반기부터 농업용 장비 콤팩트 트랙터를 자체 생산 중이다. 향후 GME 라인업을 점차 늘릴 예정이다.

[스트레이트뉴스 함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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