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진·두 아들, 합병법인 이사회 합류 가능성
장·차남, 합병법인 이사회 참여시 영향력 증대

셀트리온 3사 합병이 추진 중인 가운데 합병법인의 이사회 구성 여부도 주목되고 있다. 2세 승계를 굳히기 위해 서정진 회장의 장남인 서진석 셀트리온 이사회 의장(사진 왼쪽)과 차남 서준석 셀트리온헬스케어 이사회 의장(사진 오른쪽)이 합병법인의 이사회에 합류할 가능성도 높다. 셀트리온 그룹 제공
셀트리온 3사 합병이 추진 중인 가운데 합병법인의 이사회 구성 여부도 주목되고 있다. 2세 승계를 굳히기 위해 서정진 회장의 장남인 서진석 셀트리온 이사회 의장(사진 왼쪽)과 차남 서준석 셀트리온헬스케어 이사회 의장(사진 오른쪽)이 합병법인의 이사회에 합류할 가능성도 높다. 셀트리온 그룹 제공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의 숙원 사업인 상장 3사 합병 작업이 본격화됐다. 셀트리온 3사가 순조롭게 합병된다면 거대해진 셀트리온 그룹의 이사회가 어떻게 구성될지도 주목된다. 2세 승계를 굳히기 위해 서정진 회장의 장남인 서진석 셀트리온 이사회 의장과 차남 서준석 셀트리온헬스케어 이사회 의장이 합병법인의 이사회에 합류할 가능성도 높다.

셀트리온 상장 3사인 셀트리온과 셀트리온제약,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사업 회사간 합병에 대한 검토를 진행 중"이라고 지난 13일 각각 공시했다. 그중에서도 셀트리온은 "현재 합병 주간사를 선정 완료했다"고 말했다. 셀트리온 3사는 "결정 사항이 발생하는 경우 즉시 재공시할 것이며 추후 진행 사항에 대해 1개월 이내에 재공시하겠다"고 밝혔다.

셀트리온 그룹이 합병에 대한 방법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으나 IB(투자은행)업계에서는 셀트리온이 셀트리온제약과 셀트리온헬스케어를 흡수합병하는 형태를 가장 유력한 방식으로 꼽는다. 어떠한 형태로 합병이 되더라도 합병법인 셀트리온에 기존 이사회 승계나 임원 합류는 불가피하다. 여기서 주목되는 부분은 서정진 회장과 두 아들의 합병법인 셀트리온 이사회 합류 여부다.

현재 셀트리온 이사회는 총 9명으로 사내이사 4명, 사외이사 5명으로 구성돼있다. 사내이사로는 이사회 공동 의장을 맡은 서정진 회장과 서진석 의장, 기우성 셀트리온 대표이사와 이혁재 경영지원부문장이 있다.

당장 오너일가 2명이 기존 셀트리온 이사회에 포함돼 있고 이들은 합병법인 셀트리온 이사회에도 합류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가 나온다. 여기에 차남인 서준석 셀트리온헬스케어 이사회 의장도 합병되는 회사의 이사회 인원이라는 점에서 합병법인 이사회에 참여할 가능성도 열려 있다.

다만 서준석 의장이 합병법인 이사회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사외이사도 함께 늘려야 한다. 셀트리온 정관 상으로 사외이사가 전체 이사 수의 과반이 돼야 하기 때문이다. 또 셀트리온은 이사 총수를 10인으로 규정하고 있다.

현재 셀트리온 이사회의 사외이사로는 김근영 인천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공동대표, 고영혜 제주한라병원 병리과 과장, 유대현 한양대학교 류마티스병원 교수, 이순우 한라대학교 경영학과 석좌교수, 이재식 한양대학교 미래인재원경영학과 겸임교수로 구성돼 있다.

다만 문제는 합병법인 셀트리온 이사회에 오너일가 3인이 전면 배치된다면 비판받을 여지가 크다는 점이다. 이사회 내에서 오너일가의 영향력이 너무나 커져 경영에도 간섭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서정진 회장은 은퇴를 선언했을 당시 경영은 전문경영인에게 맡기고 아들에게는 이사회 의장을 맡기겠다고 언급했다. 이후 셀트리온뿐만 아니라 셀트리온헬스케어, 셀트리온제약도 모두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를 분리시키고 있다. 대신 두 아들이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 셀트리온제약 3사간 합병 업무를 나눠서 주도해 나갈 수 있도록 했다. 이사회 구성원으로서 역량을 쌓을 수 있는 기회를 줬다는 뜻이다.

결과적으로 셀트리온 상장 3사 합병은 돌아온 서정진 회장이 주도하는 형태로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셀트리온 상장 3사 합병 작업이 마무리될 때까지 서정진 회장이 이사회에 남아있을지 여부는 미지수다.

서정진 회장은 경영을 내려놓을 당시에 소방수 역할로 복귀할 것을 약속하면서도 언제든지 퇴진할 수 있다는 뜻을 언급했기 때문이다. 현재 서정진 회장의 임기는 오는 2025년 3월로 정해져 있다. 또 합병 과정에서 두 아들이 영향력을 크게 발휘해야만 앞으로의 승계 작업에도 더욱 힘이 실릴 수 있는 상황이다.

이와 함께 셀트리온 그룹은 올해 들어 공격적으로 자사주를 매입하는 등 합병을 위한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해 들어 셀트리온은 총 2000억원,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총 750억원 규모의 매입을 진행했다. 이를 통해 3사 합병 과정에서 자사주가 이용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셀트리온 3사는 합병에 대해 "현재까지 구체적인 합병 대상, 시기, 방법, 형태에 대해서는 최종 확정된 사항이 없다"고 밝혔다.

[스트레이트뉴스 신용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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