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롯데, 강력 추진에도 괄목 성과 없어
신 회장, 올 하반기 VCM 메시지 주목

롯데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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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재도약을 선언하며 내세운 ‘뉴롯데’가 두드러진 성적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롯데그룹의 재무부담도 커지는 가운데 신동빈 회장이 하반기 사장단 회의(밸류 크리에이션 미팅·VCM)에서 어떠한 메시지를 전달할지가 주목된다.

신동빈 회장은 지난해 8월 특별사면으로 경영활동에 제약이 됐던 사법 리스크가 사라지자 ‘뉴롯데’를 강력히 추진했다. 뉴롯데는 롯데그룹의 체질 개선 작업을 뜻하며 주력 사업군인 유통과 함께 화학 분야 육성을 통해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뉴롯데의 구체적인 방향성은 4개 테마다. 헬스앤웰니스를 비롯해 ▲모빌리티 ▲지속가능성 ▲뉴라이프 플랫폼이다.

헬스앤웰니스 부문 육성을 위해 롯데그룹은 롯데헬스케어와 롯데바이오로직스를 설립했다. 또 식품군에서는 건강지향식품과 차세대 식품 소재 개발 투자를 진행 중이다.

롯데헬스케어는 포괄적 헬스케어 영역 사업 전개를 도모하면서 버티컬 커머스 플랫폼인 '캐즐(CAZZLE)'을 준비해 왔다. 그러나 ‘기술 베끼기’ 논란이 제기되자 롯데헬스케어는 영양제 디스펜서 사업에서 철수하기로 했다. 롯데헬스케어가 기술 및 아이디어 도용을 인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스타트업의 기술탈취 비판 여론이 형성된 상황에서 관련 사업을 무리하게 이어갈 필요는 없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신동빈 회장이 롯데헬스케어에 막대한 지원에 나섰다는 점에서 롯데헬스케어 도용 논란은 뼈아프다. 롯데지주는 롯데헬스케어를 출범시키면서 초기 출자금 700억원을 전부 지원할 정도였다.

롯데가 바이오의약품 CDMO(의약품위탁개발 및 생산) 업체로 육성 중인 롯데바이오로직스에도 막대한 투자가 이뤄졌다. 롯데그룹은 미국 뉴욕주 시러큐스시에 위치한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큅(BMS)의 바이오 의약품 생산공장을 1억 6000만달러(약 2000억원)에 인수하기로 결정했고 올해 초 인수작업을 마무리하며 핵심 인력도 확보했다.

막대한 투자를 통해 생산공정과 전문가들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롯데바이오로직스의 방향성은 주목된다. 다만 삼성바이오로직스와의 인력 유출 갈등이 남아있고 유수의 CDMO 경쟁자 사이에서 대규모 수주 계약을 획득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은 약점으로 지적된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또 롯데는 모빌리티 분야에서는 자율주행·파생 서비스, EV(전기차) 충전 인프라, 도심항공교통(UAM) 등을 추진하고 있다.

롯데그룹이 보유한 유통, 관광 인프라 시설의 주요 거점과 연계해 안전하게 UAM을 이용할 수 있도록 차별화된 버티포트를 구축하고 기존 교통망과 연계한 UAM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롯데정보통신은 자율주행 핵심기술 확보에 나서고 있다. 이와 함께 국내 전기차 충전소를 확대하고 있다.

다만 롯데가 구축 중인 모빌리티 분야도 미래지향적이라는 점에서 당장의 성적을 기대하기란 쉽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속가능성 영역은 롯데 화학군이 이끌고 있다. 화학군 주도 아래 전지소재·수소·리사이클 바이오 플라스틱 등에 집중하고 있다. 에너지머티리얼즈 인수를 통해 배터리 소재 사업 내재화, 바나듐 배터리 전해액과 ESS 충전 사업을 추진 중이다. 또 롯데케미칼은 인도네시아에 NCC(나프타분해설비)를 건설하는 초대형 석유 화학 단지 조성(2025년 완공)에 총 39억달러(약 5조원)를 투입 중이다.

롯데의 화학 부문은 급성장해 유통 부문의 매출을 넘어설 정도이지만 석유화학 업황 변동이 크다는 점은 지적된다.

뉴라이프 플랫폼 영역은 롯데정보통신과 그룹 유통군이 온·오프라인 기반의 신사업을 본격화할 전망이다. 올해 2023년 여의도 면적의 25배 규모로 가상공간 '허브월드'를 만드는 등 플랫폼 관련 기술을 고도화 중이라고 롯데는 전했다.

이렇듯 뉴롯데의 성적표가 아쉬운 가운데 신동빈 회장은 하반기 사장단 회의(VCM)를 주재한다. 롯데그룹을 둘러싼 환경이 악화된다는 점에서 어떠한 메시지를 전달할지가 주목된다.

그동안 신동빈 회장은 VCM을 통해 그룹 경영 방향성을 제시해 왔다. 그는 지난해 하반기 VCM에서는 지속 가능 성장을 위한 최우선 실천 과제로 '변화'를 주문했다. 올해 상반기 VCM에서는 "재도약을 위해 지난 몇 년간 준비했던 노력을 증명해야 하는 중요한 시기"라고 말하며 변화와 혁신을 이뤄내기 위한 '도전'을 강조했다.

[스트레이트뉴스 신용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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