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베이징에서 코로나19 관련 게시물 옆을 지나가는 행인. 연합뉴스
중국 베이징에서 코로나19 관련 게시물 옆을 지나가는 행인. 연합뉴스

중국이 ‘제로 코로나’로 대표되는 코로나19 방역 정책을 완화했다. 이에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가 중국의 의약품 수요 증가에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정부는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3년 만에 코로나19 방역의 대대적인 완화를 발표했다. 중국은 지금까지 감염자를 '0명'으로 유지하겠다는 '제로 코로나'를 고수하면서 사실상 봉쇄 정책을 펴왔다.

중국 정부가 방역 완화에 나서면서 오히려 중국내 코로나19 확진세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인해 코로나19 감염자가 줄어들고 동시에 감기 등의 감염병도 줄어든다. 국내에서도 방역강화로 인해 감기약이나 진해거담제 등 약물 수요가 잠시 줄어들었으나 ‘위드 코로나’ 정책이 펼쳐지자 감염병 환자가 늘면서 감기약, 항생제 생산이 부족한 상황이 펼쳐지기도 했다.

이에 제약바이오 업계에서는 중국 내에서 감염병 환자가 늘어나 감기약, 항생제 등의 중국 수출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감기약 부분에서는 한미약품이 주목된다. 한미약품의 중국법인인 북경한미약품은 기화제 형태의 가래약 ‘이안핑’과 소아용 시럽제 ‘이탄징’을 판매하고 있다. 두 제품 모두 매출이 늘어나고 있다.

일양약품도 중국 현지 법인을 통해 해열진통 주사제 ‘알타질’을 판매 중이다. 알타질은 해열제 아스피린리신 성분이 포함된 제품이다.

항생제 부분에서는 국제약품이 지난 4월에 중국 내 항생제 판매허가를 받았다. 영진약품은 지난 2011년부터 중국에 항생제를 수출해왔다. 수출규모가 다소 줄고 있으나 중국의 방역조치 완화로 수출규모 확대가 기대된다.

휴젤 춘천 거두 공장
휴젤 춘천 거두 공장

감염병약 외에도 보톡스(보툴리눔 톡신) 판매량 증가도 기대된다. 봉쇄 완화 정책으로 인해 중국 도시 내 또는 도시간 이동이 자유로워지면서 시장 경제 활성화가 기대된다. 동시에 피부 미용 관련 수요도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주요 보툴리눔 톡신 3사의 수혜가 기대된다.

휴젤은 국내 주요 3사 중 유일하게 중국 내 판매허가를 획득했다. 휴젤은 자사 대표 제품인 보툴리눔 톡신 제제 '보툴렉스'와 히알루론산 필러 '더채움'의 중국 수출이 증가해 최대 매출을 기록한 상황이다. 중국 시장에서 의료·미용 수요가 회복된 영향이 컸다.

대웅제약은 자사의 보툴리눔 톡신 제제 ‘나보타’를 중국 국가약품감독관리국(NMPA)에 생물의약품허가를 신청해 둬 중국 시장 진입을 앞두고 있다. 허가절차가 완료되는 즉시 대웅제약은 중국 내 마케팅을 늘릴 것으로 보인다. 올해부터 정부가 보툴리눔 톡신의 무허가 수출을 막기 위해 별도 품목으로 관리에 들어가면서 중국 수출 규제가 강화된 상황이다. 중국 내 수출을 늘리기 위해서는 품목허가가 필수적인 상황이다.

메디톡스의 중국 보툴리눔 톡신 시장 진출은 제동이 걸린 상황이다. 메디톡스의 중국 사업 파트너사 블루미지 바이오테크놀로지(이하 블루미지)는 지난 7월 메디톡스에 보툴리눔 제제 사업 협력을 해지하겠다는 의사가 담긴 서한을 보냈다.

메디톡스는 블루미지와 합작법인을 설립해 중국 진출을 준비해왔고 2018년에는 중국 국가약품감독관리국(NMPA)에 보툴리눔 제제 '메디톡신'의 품목허가를 신청했다. 그러나 메디톡신은 4년이 넘도록 품목허가에 별다른 진전 없이 심사 단계에 머무르고 있다.

다만 중국의 정책 변화로 멈춰있던 허가 절차가 정상화돼 국내 제품들의 허가 불확실성도 해소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중국 의약품 수요 폭등으로 인한 우려도 있다. 국내에서도 감기약 수요가 늘면서 정부가 나서 감기약 약가를 올리고 생산 촉진을 요청한 상황이다. 여기서 중국 수출이 늘어난다면 원료약 수급경쟁이 심화될 수 있다.

한 제약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이 정책 변화에 나선 상황이지만 워낙에 예측하기가 어려운 시기”라며 “중국 시장 진출이 비교적 원활해진 점은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스트레이트뉴스 신용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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