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부담 완화 전 까진 상승 어려워... 올해보단 양호
하반기 턴어라운드 가능성…펀드시장 성장 예상

(제공=하이투자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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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기준금리 인상은 마무리 국면에 들지만, 금리 부담이 완화되기 전까지 증시는 강한 상승을 보여주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이웅찬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 상반기는 올해 되돌림을 시작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인상은 1분기 내 일단락될 것"이라며 "언제까지 어느 정도까지 올릴지 확정되지는 않았으나, 이미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긴축의 강도와 속도가 제한된 것은 확실하다"고 분석했다.

이번 고강도 금리 인상에 대해서는 과거 사례와 비교했을 때 폭은 작지 않았고, 속도는 매우 빨랐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금리 인상이 멈춘다고, 연준이 금리 긴축 국면에서 다시 완화로 피봇하는 국면에 들어간 것은 아니다"라며 "이미 올릴 만큼 올려 긴축의 끝에 다다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경기 하강은 부동산에서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그는 "7%에 달하는 모기지 금리와 금융위기 수준에 가까워진 부동산 선행지수는 부동산 경기 하강을 예고하고 있다"며 "주택 가격은 이제 막 하락이 확인됐다. 부동산 시장은 소비 등 경제 전반에 걸쳐 큰 영향을 미친다"고 전했다.

이 연구원은 "보통 1년 내내 주가가 쉬면 경기침체에 들어서지 않는 이상 주가가 반등하기 마련이지만, 내년 상반기의 되돌림을 경험한 이후, 주가가 얼마나 추가적인 강세를 보일 수 있을지는 의문스럽다"며 "앞으로는 경기가 좋지 않더라도 통화정책의 힘, 즉 강력한 '연준풋'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금리 부담이 낮아져야 주가가 추세적으로 상승하는데 여러 정황이 주가가 금리 부담을 이기기는 만만치 않음을 보여주고 있다"며 "금리 부담이 완화되기 전까지 증시는 호재를 만나고 강력한 상승을 보여주기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내년 코스피 지수 전망치를 2050~2600포인트로 제시했다. 이 연구원은 "올해 4분기 들어 국내증시가 급반등하면서 밸류에이션 레벨은 다시 높아져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이 11배에 가까워졌다"며 "국내금리가 높아지고 디레버리징 국면이 이어지는 가운데, 2024년의 업황 개선 가능성 만으로 밸류에이션을 공격적으로 적용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한국금융투자협회와 부산국제금융진흥원이 13일 개최한 '2023년도 대내외 경제 및 증시전망' 주제의 금융특강에서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내년 증시 전망에 대해 "올해보다는 나을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김 센터장은 "내년도 중반 정도가 되면, 선행지수가 바닥을 치고 돌아서도 경기는 나쁘겠지만, 주식처럼 미래를 가늠하는 선행지수는 경기 사이클로 보면 올해보다 나아질 것으로 본다"며 "주가도 저평가된 상황이고, PBR 0.84가 올해의 저점 레벨인데 2300까지 밀려왔기 떄문에 증시는 올해보다 나을 것 같다"고 예상했다.

그는 "주가지수 전망은 올해 저점보다 소폭 하회할 수 있는데, 2100~2600을 제시한다"며 "경제에 활력이 있어야 증시도 추세적 상승을 보이는데, 내년 그런 요소가 없어 구조적인 박스권을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년도 주식투자 환경이 한국 증시가 거품이 없는 정도로 빠졌다는 거 말고는 드라마틱하게 좋아질 것으로 보이지 않는데, 소부장(소재·부품·장비)류 주식을 추천한다"며 "미국 주식의 경우, 성장주보다는 전통산업주를 사는 더 낫다"고 조언했다. 

펀드시장의 경우, 내년은 하반기 증시 턴어라운드 가능성에 따라 갈수록 성장할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특히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은 정부의 제도적 지원이 뒷받침될 경우 보다 가파른 성장세를 나타낼 것이란 전망이다.

내년 펀드시장 전망에 대해서 오광영 신영증권 연구원은 펀드시장이 자산시장의 흐름에 따라 '상저하고' 흐름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보단 개선된 성장을 보일 것이란 관측이다. 오 연구원은 "내년 코스피 예상 지수 밴드를 2140~2710선으로 예측하고 있다"며 "상반기보단 하반기 턴어라운드 가능성을 높게 보며 지수보단 업종과 테마·종목 대응이 중요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환매의 파고'는 한 번 넘어야 할 것이란 분석이다. 오 연구원은 "국내 주식형 펀드시장도 증시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이지만, 2020년 이후 유입됐던 자금과 올해 시장 급락 시 유입된 저가매수 자금이 시장상승에 따라 차익실현성 환매로 나타날 것"이라며 "특히 2020년과 작년 사이 코스피지수가 초강세를 보이며 3300선을 돌파할 당시 유입됐던 자금이 18조원이 넘기 때문에 이와 관련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내년 하반기 이후 부동산 등 대체투자 영역도 회복을 보이며, 사모펀드와 해외펀드도 기존의 성장궤도로 일부 복귀할 것으로 봤다. 오 연구원은 "올해 부동산 펀드와 특별자산 펀드 등 대체투자 상품의 성장률은 코로나의 영향에서 벗어나며 일부 개선세를 보였지만 연말로 갈수록 높아진 금리에 따른 수익성 악화, 강달러, 유동성 등에 운용환경 악화된 상황"이라며 "내년 상반기까지 성장세가 둔화되겠지만, 하반기 이후 개선되며 다시 가파르게 회복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특히 해외 펀드의 경우 '서학개미'들의 투자 열기가 펀드시장으로 낙수효과를 보이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란 분석이다. 다만 강달러에 따른 국내 실물경제 부담 등으로 국민연금을 비롯한 대형 자산 보유기관들 사이에서 해외투자 속도조절론이 대두되고 있는 점은 부담이다. 실제로 사학연금은 최근 중장기 자산배분안을 일부 바꿔 해외주식과 해외채권 투자 비중을 줄인 바 있다. 때문에 해외펀드가 코로나 이전 시기의 성장률로 회복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게 오 연구원 의견이다.

개별적으론 배당주 펀드의 성장세를 높게 점쳤다. 배당제도 선진화 등으로 관심이 높아질 것이라고 본 것이다. "오 연구원은 "이번에 정부에서 밝힌 대로 선진국과 유사하게 배당제도가 변경 된다면 배당금을 알고 투자를 할 수 있고 투자자는 배당금을 받기까지 시간이 줄어들게 된다"며 "배당주 펀드는 올해보다 더 높은 관심을 받을 전망"이라고 했다.

ETF 시장에 대해선 보다 가파른 성장을 전망했다. 올 들어 ETF 순자산가치 총액은 글로벌 자산시장의 조정으로 상반기까진 역성장했지만 연말로 갈수록 저가매수 자금이 대거 유입되며 전년 말 대비 10.9% 늘어난 82조원을 기록했다. 오 연구원은 "내년에도 여러 ETF가 소개되면서 시장이 지속 성장할 전망"이라며 "특히 작년 말 거래소에서 검토 의견을 밝힌 여러 ETF 관련 제도적 지원이 가시화한다면 성장 속도는 더 빨라질 것"이라고 했다.

내년 대체투자 전망에 대해선 사모대출(Private Debt)과 글로벌 인프라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투자 성과를 보장해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연준의 공격적인 긴축 완화와 물가 하락전환이 예상되지만, 여전히 그 레벨은 과거보다 높은 수준이다.

공격적인 긴축에 따른 경기 악화도 예상된다. 최성종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대체투자 자산 내에서 차별화된 접근이 필요하며, 경기와 금리 변화에 민감하지 않은 자산이 사모대출과 글로벌 인프라"라며 "포트폴리오 다각화, 경기 방어의 효과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NH투자증권 정연우 연구원은 "글로벌 사모대출의 경우 연중 선순위 담보부 대출 중심의 접근을, 하반기부터는 부실채권투자에 대해서도 선별적으로 투자를 권고한다"고 조언했다. 금리 변화에는 덜 민감하나, 경기 둔화에 따른 기업 펀더멘털 저하와 부도율 상승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높은 미집행자금 규모와 회수율은 직접대출 성과를 지지해줄 것이라는 게 정 연구원의 설명이다. 이와 함께 부실채권 투자 전략은 경기 회복 시기에 잠재 수익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 연구원은 "글로벌 인프라에서는 전력 인프라가 상대적으로 견조한 모습을 보일 전망"이라며 "높은 물가 수준이 이어지고 경기 모멘텀 둔화가 예상되는 만큼 경기 방어력이 높은 섹터에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하반기 금리 하향과 경기 모멘텀 반등이 확인되는 시점부터는 통신 인프라에 진입할 것을 추천한다"고 부연했다. 

[스트레이트뉴스 박성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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