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 중심 ESG 강화 본격화… '카본 투 그린' 가속페달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SK그룹 본사. 연합뉴스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SK그룹 본사. 연합뉴스

SK그룹이 한국ESG평가원이 평가하는 2022년 4분기 상장 대기업 ESG평가에서 1위를 기록하며 ESG경영의 선두자로 입지를 공고히 세워나가고 있다. 여기에 자회사 SK이노베이션과 계열사를 중심으로 '카본 투 그린(Carbon to green)'을 표방, 내년 ESG경영에 더욱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SK그룹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 중에서도 전세계적으로 대두되고 있는 '친환경' 기조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그룹사 중 SK건설을 SK에코플랜트로 사명을 변경했으며, SK(주)와 SK E&S를 통해 수소산업 생태계 조성을 준비 중이다. 특히 정유에너지 중심이었던 SK이노베이션을 그린에너지 중심의 기업으로 변화시키고 있다.

올해 초에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2'에 참여해 탄소감축경영 비전과 구체적인 실행전략을 밝힌 바 있다. 글로벌 탄소중립 목표 시점인 2050년보다 앞서 온실가스 순배출을 제로(zero)화 하는 '넷제로(Net Zero, 탄소중립)' 경영을 결의하고, 2030년 기준 전세계 탄소감축 목표량인 210억t의 1%인 2억t의 탄소를 줄이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당시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넷제로는 하느냐 안하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경쟁력의 문제"라며 "남들보다 더 빨리 움직이면 우리의 전략적 선택폭이 커져 결국 경쟁에서 이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SK그룹 제공
최태원 SK그룹 회장. SK그룹 제공

최 회장은 ESG경영의 선구자로 1위에 오른 상태다. 여론조사 기관인 데이터앤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기준 최 회장은 ESG경영 관심도 조사에서 최다 정보량을 기록했다. LG, 삼성, 롯데 등을 제치고 당당히 1위에 안착한 것이다.

그 중에서도 SK그룹은 국내 대표 정유사로 친환경과는 거리가 멀어 보였던 SK이노베이션을 계열사 SK에너지, SK지오센트릭, SK엔무브, SK온, SK어스온 등을 통해 '친환경 에너지&소재 기업'으로 내세우고 있다. 

최 회장은 지난 10월 SK이노베이션 창립 60주년 기념식에서 "SK이노베이션은 미래 친환경 에너지를 선도하는 글로벌 그린 에너지 기업"이라며 "넷제로를 향한 향한 새로운 변화가 SK이노베이션으로부터 시작되고 있다"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의 울산 콤플렉스(CLX) 일부 전경.
SK이노베이션의 울산 콤플렉스(CLX) 일부 전경.

먼저 SK이노베이션의 울산 콤플렉스(CLX)는 오는 2027년까지 5조원을 선제 투자해 '2030년까지 탄소 50% 감축·2050년까지 넷제로 달성'을 추진한다. 또 2025년 하반기 21만5000㎡ 규모(축구장 22개 크기)의 폐플라스틱 재활용 클러스터를 완공할 예정이며, 친환경 설비를 증축하고 저탄소 연료로 전환한다는 목표다.

계열사 SK지오센트릭은 영국 기업과 협력해 울산에 아시아 최대 규모의 폐플라스틱 열분해 공장을 설립할 예정이다. 오는 2025년 하반기까지 울산 재활용 클러스터 부지 안에 연간 6만6000t 규모의 폐플라스틱을 처리할 수 있는 1만3000㎡(4000평) 규모의 열분해 처리 생산라인을 짓게 된다.

또 SK에너지는 다량의 탄소를 배출하는 해운업을 인식, 한국해운조합과 협약해 선박의 경제속도 운항 활성화로 친환경 해운 사업을 추진한다.  선박들의 운항속도를 경제속도로 낮추면 연료 사용량이 줄어들면서 온실가스 배출량이 감축되는 효과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 지난 1일 발표된 SK이노베이션의 내년 임원인사와 조직개편 역시 탈탄소·친환경 '카본 투 그린'의 본격적인 성과창출과 기업가치 제고에 초점을 두고 그린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진행됐다.

먼저 지주사인 SK이노베이션은 그린 사업 중심으로 창출된 성과가 제대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시장과의 적극적 소통을 담당할 'IR담당'을 새로 만들었다.

이어 계열사들도 '카본 투 그린' 성과창출 본격화를 목표로 각각 별도 조직을 신설했다. SK에너지 R&S CIC는 '뉴 BM 디자인실'을 신설해 그동안 검토한 친환경 연료유 등 넷제로 전략의 사업화에 나서며, SK지오센트릭은 폐플라스틱 재활용 사업 등 가능성이 입증된 친환경 프로젝트의 사업화를 강화하기 위해 '그린 비즈 추진 그룹'을 '솔루션사업본부'와 '머티리얼본부'로 재편했다.

또 SK온은 제조와 연구개발 경쟁력 강화와 주요 기능간 시너지 제고와 중점 프로젝트 실행력 증대에 방점을 두고 조직을 개편했으며, SK엔무브는 전기차용 윤활유 등 e-플루이드 사업의 글로벌 마케팅 본격 전개를 위해 'e-플루이드 마케팅실'을 신설했다. SK어스온은 탄소감축의 핵심으로 떠오르는 CCS(탄소 포집 및 저장)분야의 기술 우위 확보를 위해 조직을 확대·재편했다.

임원인사는 넷제로를 달성하기 위한 카본 투 그린 전략에서 성과를 창출할 수 있는 전문성과 실행력을 갖춘 인재들 중심으로 선출했다.

‘SK 그린’ 색상을 적용한 SK이노베이션 CI. SK이노베이션 제공
'SK 그린' 색상을 적용한 SK이노베이션 CI. SK이노베이션 제공

아울러 SK이노베이션은 지난 11일 ESG 비전을 강조하는데 중점을 두고 홈페이지를 전면 개편, 그룹사 중에서 처음으로 'SK 그린' CI를 적용했다. SK 그린은 SK그룹이 2020년 추가한 심벌마크 '행복날개' 8개의 보조색상 중 하나로, 본래 행복날개의 주요 색상은 'SK 레드'와 'SK 오렌지'였다.

앞서 최태원 회장이 SK이노베이션 창립 60주년 기념식 축사에서 "탄소 문제에 있어 '더 좋은 회사'로 나아가기 위해 유공 시절의 빨강과 흰색을 넘어 환경을 뜻하는 '그린'으로 테마를 잡았다"며 SK이노베이션의 방향성에 대해 강조한 바 있다.

한편 SK이노베이션이 발간한 ESG 퍼포먼스 리포트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의 연간 온실가스 배출량(ktCO2eq)은 매년 줄고 있다. SK이노베이션과 8개 계열사의 총 배출량은 2019년 1만2528, 2020년 1만2095에 이어 2년 만인 2021년 1만1210으로 10.5% 감소했다.

[스트레이트뉴스 함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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