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돈버는 게임‘에 부정적 입장 피력
P2E, 글로벌 트렌드로…국내 가이드 미비
게임업계, 국내 제외하고 글로벌 출시

글로벌 게임업계의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른 이른바 '돈 버는 게임'(P2E·Play To Earn)이 국내 제재에 부딪쳤다. 사진은 게임위로부터 제재받은 '무한돌파 삼국지 리버스'.
글로벌 게임업계의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른 이른바 '돈 버는 게임'(P2E·Play To Earn)이 국내 제재에 부딪쳤다. 사진은 게임위로부터 제재받은 '무한돌파 삼국지 리버스'.

글로벌 게임업계의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른 이른바 '돈 버는 게임'(P2E·Play To Earn)이 국내 제재에 부딪쳤다.

P2E게임의 국내 유통이 정부의 반대로 불가능해진 가운데 게임을 통한 수익창출을 두고 정부와 게임업계간 이견이 커졌다.

국내 게임 유통을 관리하는 기관인 게임물관리위원회(게임위)는 이달 초 내부 회의체를 열고 P2E 게임 ‘무한돌파 삼국지 리버스’(무돌 삼국지)에 대한 등급 분류 결정 취소를 의결했다.

이는 게임산업진흥법 제32조 1항 7조의 ‘게임을 통해 획득한 유·무형의 결과물은 환전할 수 없다’는 법조항으로 이뤄졌다.

앞서 무돌 삼국지는 게임을 통해 돈을 벌 수 있다는 유저들의 입소문을 타며 큰 인기를 얻었다. 무돌 삼국지는 게임 내 퀘스트(임무)를 완료하면 무돌 코인이라는 게임 내 재화를 얻을 수 있다. 무돌 코인은 가상자산(암호화폐) 거래소를 통해 카카오의 가상자산 ‘클레이’로 교환해 현금화가 가능하다.

이를 두고 게임위는 무돌 삼국지의 게임 시스템이 사행성을 조장할 수 있다고 판단해 사실상 국내 퇴출을 명령했다.

또 게임위는 P2E 게임의 애플리케이션(앱) 마켓 등록을 사전에 차단할 수 있도록 구글, 애플 등에게 공문을 최근 발송하기도 했다.

무돌 삼국지의 제작사인 ‘나트리스’는 정부의 제재에 반발해 법정 대응마저 예고했다. 나트리스는 김앤장 법률사무소를 선임하고 정부의 처분에 취소소송을 제기했다.

게임위는 가상자산이나 P2E요소가 들어간 게임의 국내 출시를 막고 있다. ‘파이브스타즈 포 클레이튼’은 게임위로부터 등급분류 결정취소처분을 받자 이를 취소 요청하는 소송을 제기해 지난 6월 승소했다.

NFT 기반 P2E 게임 '엑시 인피니티'
NFT 기반 P2E 게임 '엑시 인피니티'

문제는 국내에서는 정부의 제재에 따라 P2E게임 출시가 사실상 막힌 상황이지만 해외에서는 경쟁적으로 출시되고 있다는 점이다.

‘베트남 국민게임’인 엑시 인피니티가 대표적이다. 베트남 스타트업 '스카이 마비스'가 개발하고 삼성넥스트투자펀드 등이 투자한 엑시 인피니티는 국내에 정식 출시되지 않았지만 게임 개발사의 웹사이트에 가서 'apk 파일'을 내려받아 실행하면 바로 이용할 수 있다.

엑시 인피니티는 '엑시'라는 몬스터를 구매해 던전을 돌고 다른 엑시들과 겨뤄 이기면 스무스러브포션(SLP)을 받는 형식이다. 유저들은 SLP를 모아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현금화해 돈을 벌 수 있다.

엑시 인피니티의 국내 출시는 이뤄지지 않았지만 우회적인 방법으로 국내 유저들이 즐길 수 있다.

국내 게임사 ‘위메이드’가 만든 P2E 게임 ‘미르4 글로벌’도 있다. ‘미르4’ 글로벌 버전은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흑철(재화)을 모아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현금화가 가능하다. 국내에서 글로벌 버전은 출시되지 않았지만 국내 유저들도 해외서버를 통한 우회 접속으로 미르4 글로벌을 즐길 수 있다.

이에 정부의 P2E게임 제재가 지나치게 과도하다는 게임업계의 주장이 주목받고 있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이미 리니지 등을 통해 게임을 통한 우회적 재화 환전이 국내에서도 이뤄지고 있다”면서 “이를 게임회사가 가상자산을 통해 직접 수익화한다는 것을 반대하는 것은 과거 ‘바다이야기’ 수준의 인식”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게임업계가 P2E 게임을 경쟁적으로 해외 출시하는 상황에서 국내에서만 제재로 출시가 안 되는 것은 경쟁력을 떨어트릴 수 있는 행위”라고 말했다.

정부가 사행성 우려로 P2E 게임을 무작정 막기보다는 법개정 등을 통한 가이드라인 제시가 더 적절하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또 P2E 요소가 게임에 적용되더라도 결국은 게임성이 더 우선시 될 것이란 반박도 있다.

다른 게임업계 관계자는 “게임업계 트렌드도 단순히 P2E 요소를 집어넣는 것에서 나아가 높은 게임성에 집중하는 분위기”라며 “게임을 통해 어느정도 돈을 버는 경우가 있더라도 게임성 자체가 낮으면 유저가 대거 떠나게 된다. 게임성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게임재화의 가치도 그만큼 떨어지게 된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스트레이트뉴스 신용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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