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급락에도 연일 우상향…지분 인수전 흥행에 ‘반색’

높은 은행비중 금리인상기 매력…고배당에 향후 포트폴리오 확장성 ‘굿’

예금보호공사가 보유한 우리금융 지분 매각에 산업계, 금융계, PEF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인수 러브콜이 이어지면서 코스피가 급락한 와중에도 주가가 탄력을 받고 있다. 타 금융지주 대비 은행 비중이 높아 단순한 포트폴리오가 약점으로 지적돼 왔으나 금리 상승기에 이마저 장점으로 부각되는 분위기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8일 진행된 예금보험공사 보유 우리금융 지분 매각을 위한 인수의향서(LOI, Letter of Intent) 접수에 10여곳이 참여해 흥행을 이룬 것으로 나타났다.

그간 우리금융 민영화를 위한 시도가 여러 차례 있었으나, 예보 인수가를 고려한 BEP(손익분기점) 1만2200원에 이르지 못하는 등 여건이 성숙하지 않아 번번이 무산된 바 있다.

현재 예보가 보유중인 우리금융 지분은 15.13%로 이 중 이번에 매각하는 물량은 최대 10%다. 예보는이번 매각으로 잔여 물량이 있다 하더라도 이사회 비상임이사 추천권을 포기할 것을 약속해 ‘경영권 참여’가 아닌 ‘단순투자’로 보유 목적이 달라져 우리금융의 숙원인 완전 민영화가 이뤄지게 된다.

인수 참여사를 공식 오픈하지 않았으나 이번 인수전에는 KT, 호반건설 등 산업계, 다수의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사모펀드(PE) 등이 참여해 치열한 경쟁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KT의 관계사인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 지분을 우리은행이 12%나 보유한 점, 향후 은행이 디지털 전환(DT)을 통한 플랫폼화를 해나가는데 통신사 KT가 가진 빅데이터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점 등을 고려해 KT의 등장이 관심을 끌고 있다.

최근 복수의 언론사 인수에 나서는 등 M&A를 통한 사업다각화에 나서는 호반건설도 관심 대상이다. 이미 호반건설은 과거 우리금융 지분 인수를 통해 ‘짭짤한’ 재미를 본 이력이 있어 이번 인수전 다크호스로 떠오른 상태다.

IB업계 관계자는 “이번 지분인수는 ‘희망수량 경쟁입찰’방식으로 더 많은 수량을 더 높은 가격에 써낸 후보자가 지분을 가져가게 된다”며, “그간 가격이 걸림돌로 작용해왔고, 인수 후보자가 많아진 만큼 치열한 경쟁이 인수가를 높일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금융이 일반 기업이 아니고, 공공성을 가진 예보가 매각 후 적정한 후보에게 지분을 넘겨 금융업 활성화에 적합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후보를 택했다는 평가가 나올 수 있도록 정성적인 요소도 무시할 수 없다”고 부연했다.

다만 이번에 알려진 인수 후보자들의 경우 보유할 지분율을 감안시 크게 문제될 게 없다는 게 IB업계 시각이다.

한 증권사 IB부문 대표는 “이번 지분 인수를 두고 KT가 과거 케이뱅크 지분을 내려놓는 과정에서 은산분리 이슈로 고전했던 사례나, 건설사인 호반이 은행을 활용한 비즈니스 활용 가능성을 우려하는 시각이 있으나 이번에 인수하는 물량 정도로는 크게 문제될 것 없다”며, “금감원이 진행 과정을 면밀히 들여다보는 상황에서 기우에 불과하다”고 우려를 일축했다.

지분 인수 대상인 우리금융은 최근 시장 조정에 따른 코스피 급락에도 불구하고 안정적인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12일 열린 한국은행 금통위 이후 이주열 총재가 내달 금리인상을 강력 시사하는 등 은행업 관련 호재에도 불구하고 최근 외국인들의 연이은 시장 이탈에 주요 금융지주 주가가 미끌어지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우리금융지주 주가는 연내 민영화 이야기가 나온 이후 줄곧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불과 두 달도 지나지 않은 8월 20일 장중 1만450원을 기록하던 우리금융지주 주가는 13일 종가 1만1800원을 기록하며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한 증권사 PB센터장은 “오는 25일로 발표 예정된 우리금융 실적이 호실적을 기록할 거라고 알려지고 대표적인 고배당 종목임이 부각되며 자산가들 사이에서 급락장 소나기를 피해갈 수 있는 수혜주로 인식되는 분위기”라며, “민영화 과정의 주주간 경쟁으로 높은 가격에 매각될 경우 이를 반영해 주가가 재조정 될 여지가 충분해 여러모로 매력이 부각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우리금융은 증권 자회사의 부재가 약점으로 지적돼 왔으나 이번 예보 지분 매각 후 민영화를 통해 증권사, 보험사 등을 인수하고 본격적인 포트폴리오 조정에 나설 경우 또 다른 기회를 잡을 수 있다는 측면에서 업사이드 포텐셜(주가 상향 잠재력)이 있는 저평가 우량주를 매집할 수 있는 기회로 인식되는 상황”이라고 투자자 분위기를 전했다.

우리은행 본사 전경(제공=우리금융)
우리은행 본사 전경(제공=우리금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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