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통신업 담당…신설법인에 뉴ICT 배치
SK하이닉스 분리·신규사업 투자 동력 확보
자회사 원스토어·ADT캡스 IPO 성공 관건

SK텔레콤이 합쳐져 있던 통신과 투자 부문을 따로 분리한다. 이를 통해 각사의 가치를 대폭 키워나가 총 기업가치 30조원 규모로 성장이 예상된다.

SK텔레콤은 오는 11월부터 통신 부문의 존속법인과 반도체와 모빌리티 등 뉴ICT 위주의 신사업 추진회사로 나뉜다. 이와 관련돼 SK텔레콤은 지난달 10일에 이사회를 열고 중간지주사를 분할·신설하는 인적분할을 결의했다.

통과된 분할안에 따라 SK텔레콤은 SK텔레콤(통신사업)과 SKT인베스트먼트(투자사업)로 인적분할된다. 통신 부문 본업을 존속하는 회사와 비통신 부문 위주의 중간지주사의 분리를 뜻한다.

통신사업을 담당하는 기존의 SK텔레콤은 유무선 통신사업에 더욱 집중하게 된다. 통신 네트워크 인프라를 바탕으로 하는 AI, 구독형 비즈니스모델, 인터넷데이터센터(IDC) 사업이 해당된다. 편제법인으로는 SK브로드밴드와 SK텔링크 등 통신서비스 회사가 포함됐고 통신 서비스 마케팅과 네트워크 유지보수 업체가 있다.

신설법인인 SKT인베스트먼트에는 반도체 회사인 SK하이닉스를 비롯해 뉴ICT로 분류되는 회사들이 포함된다. IPO(기업공개)가 임박한 애플리케이션 스토어 원스토어, 보안업체 ADT캡스, 전자상거래 업체 11번가, 티맵모빌리티 등이 뉴ICT에 해당된다.

SKT가 발표한 기업분리방식. SK텔레콤 제공
SKT가 발표한 기업분리방식. SK텔레콤 제공

10월 임시주주총회 이후 11월 1일부터 회사가 각기 분리돼 운영되며 MNO(이동통신) 사업대표가 SK텔레콤의 대표가 될 가능성이 높다. SKT인베스트먼트는 SK하이닉스의 부회장이기도 한 박정호 SK텔레콤 대표가 맡게 된다.

이와 함께 액면분할도 이뤄진다. 액면분할은 주식 한 주를 일정 비율에 따라 여럿으로 나누는 방식이다. 액면가가 500원인 보통주 1주를 액면가가 100원인 5주로 나누는 방안이다.

SK텔레콤 발행 주식 총수는 현재 7206만143주에서 3억6030만715주로 늘어나고, 인적분할 비율인 약 6대4로 존속회사와 신설회사로 나뉘게 된다.

IB업계에서는 SK텔레콤의 분할로 기업 가치가 최대 30조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기존에 SK텔레콤 시가총액은 20조원에 그쳤지만 분할 후 통신 사업과 신성장 분야 회사가 각자 성장한다면 기업 가치 30조원 돌파도 가능할 것이라는 이야기다.

원스토어, ADT캡스, 티맵모빌리티 모두 시장에서 잠재력과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만큼 불가능한 시나리오는 아니다.

실제로 시장에서도 SK텔레콤의 분할 소식에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인적분할과 액면분할이 확실시되면서 앞으로 SK텔레콤의 주가가 더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SK텔레콤 주가는 연초보다 약 35% 가까이 오르면서 시가총액도 약 19조원에서 23조원 수준으로 늘었다.

지난 2018년 삼성전자와 네이버, 지난해 카카오가 액면분할을 단행하면서 ‘국민주’로 불렸다. 해당 기업들은 고액 주식으로 분류됐으나 액면분할 이후 거래량이 부쩍 늘었고 기관 외에도 소액주주의 참여가 대거 이뤄지며 투자자 구성 폭이 넓어졌다.

업계 전문가들도 SK텔레콤이 본업의 탄탄한 성장과 함께 신사업 서비스 확장이 뒷받침돼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인적 분할을 통해 그동안 통신 사업에 가려져 제대로 인정받지 못했던 자회사들의 가치가 드러날 것"이라며 "전체 합산 주가는 상승을 기대한다"고 전망했다.

또 존속사 배당금 확대나 신설법인의 자회사 IPO 등 새로운 이벤트가 공개 시 기업가치가 상승할 것이라는 예상도 내놨다.

김장원 IBK투자증권 연구원도 최근 보고서를 통해 “(최근 결정된) 인적분할이 기업가치 제고를 의미하지는 않는다”면서도 “주가 상승은 변화의 절실함이 기업가치 제고로 연결된다는 기대감이 반영됐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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