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LCD패널 생산 연장 검토 중
코로나19로 전자기기용 LCD 수요 급상승
차세대 디스플레이 전환 차질 우려 남아

LG디스플레이 파주공장 LCD 생산라인에서 작업자가 유리기판을 검사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 제공
LG디스플레이 파주공장 LCD 생산라인에서 작업자가 유리기판을 검사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 제공

[스트레이트뉴스 신용수 기자]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한때 생산 중단을 고민했던 액정표시장치(LCD) 시장에 다시 활력소를 불어넣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전자기기 수요가 꾸준히 늘면서 LCD 가격 상승세가 길어지면서 LCD 공급을 연장했기 때문이다.

31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에 국내 TV용 LCD 패널 생산라인을 철수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코로나19 확산으로 소비자들의 재택 근무가 늘고 집 안에서 취미생활을 즐기는 문화가 늘어나면서 자연스럽게 전자기기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이에 디스플레이 업체들의 고객사들이 LCD 공급을 추가 발주하는 등 공급요청이 증가했다.

여기에 LCD 패널 구축에 필요한 디스플레이 구동칩과 화면용 유리 공급이 줄면서 반대로 LCD 가격은 상승했다.

이에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시장 상황에 맞춰 LCD 생산량을 조절에 나섰다. 당분간은 생산 철회보다는 생산량 증가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사장은 최근 임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을 통해 "내년 말까지 LCD패널 생산을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LG디스플레이도 국내 TV용 LCD 사업을 현재 계속 이어나가고 있다.

이는 지난해 초에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국내 LCD생산을 일찌감치 종료하고 차세대 디스플레이 패널 생산에 주력하겠다고 발표한 내용과는 상반되는 움직임이다.

디스플레이 서플라이체인 컨설턴츠가 발표한 TV용 LCD 패널 가격 상승세. 연합뉴스
디스플레이 서플라이체인 컨설턴츠가 발표한 TV용 LCD 패널 가격 상승세. 연합뉴스

국내 디스플레이 업체들은 중국 LCD업체가 저가 물량공세에 나서면서 LCD 시장이 공급과잉 상태에 빠지자 심각한 경영난을 겪었다.

애초에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해 LCD 패널 생산을 중단하려 했다. 실제로 중국 쑤저우에 있는 8세대 LCD 생산라인은 이미 중국 TCL CSOT에 매각했다.

그러나 공급 부족에 따른 가격 상승이 이어지자 생산 중단 시점을 기존 계획보다 2년이 더 연장했다.

LG디스플레이도 국내 TV용 LCD 사업을 전면 철수하기로 했으나 현재 구축된 자원과 설비를 활용해 추가 자원 투입 없이 연장 생산에 나서고 있다.

게다가 LCD 가격 상승세가 예상보다 더욱 길어지면서 디스플레이 업체가 시급하게 LCD 국내 생산을 멈출 이유도 없다.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 서플라이체인 컨설턴츠에 따르면 LCD 패널 가격은 지난 1분기에 크게 올랐다. 디스플레이 서플라이체인 컨설턴츠는 LCD 가격 상승세가 올해 2분기부터 둔화할 것이라는 기존 전망을 조정하면서 상승세가 3분기까지 강하게 이어질 것으로 지난 19일에 전망했다.

디스플레이 서플라이체인 컨설턴츠는 반도체 수급난이 계속 이어지고 있고 유리기판의 가격상승도 겹쳐 LCD 가격 상승세가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라고 봤다.

게다가 전세계적으로 TV 판매량이 늘어나면서 패널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올해 글로벌 TV 출하량이 지난해보다 2.8% 증가한 2억2300만대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TV 업계는 제품 화면을 구성하는 LCD 패널 가격 상승이 반갑지는 않다.

삼성전자는 최근 컨퍼런스콜에서 "LCD 가격 상승과 반도체 수급 문제가 (TV 사업 수익성에) 일부 영향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이 같은 추세가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게다가 디스플레이 업체 입장에서도 LCD 국내 생산을 마냥 이어갈 수 없는 상황이다. 코로나19로 인해 LCD 가격이 상승하고 수요도 늘어난 것은 사실이나 중국 업체의 저가 공세가 다시 시작된다면 경쟁력이 높지 않다.

중국 업체들이 LCD에 이어 OLED시장까지 노리고 있어 추가 투자를 통한 경쟁력 확보가 시급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LCD 가격이 과거에 지나치게 낮았던 상황에서 코로나19로 인해 가격 상승이 이뤄진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잠시 가격 상승이 이뤄진 것을 두고 미래 성장력 확보를 늦출 수는 없다. 차세대 디스플레이에 투자는 계속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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