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진, 두 아들에 셀트리온 3사 이사회 의장 맡길듯
시총 63조 그룹, 지주 합병→3사 합병 수순 전망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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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이트뉴스 장영일 기자] 셀트리온의 이번 주총에서는 기업승계와 대합병을 위한 초석이 놓여질 전망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오는 26일 열리는 셀트리온 주총에서 서정진 회장의 장남 서진석(37) 수석부사장이 사내이사에 이름을 올린다. 같은날 서 수석부사장은 셀트리온제약의 사내이사로도 선임된다. 동생인 서준석(34) 셀트리온 제조부문 운영지원담당장(이사)은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사내이사가 될 예정이다.

업계는 서 수석부사장이 셀트리온과 셀트리온제약 사내이사로 선임되면 양사의 이사회 의장을 맡을 것으로 예상한다. 현재 서 회장이 셀트리온, 셀트리온헬스케어, 셀트리온제약의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지만, 올 3월을 임기로 물러나기로 한 바 있어 두 아들에 의장직을 넘길 공산이 크다.

셀트리온 그룹은 서 회장의 개인회사인 셀트리온홀딩스(지분율 96%)와 셀트리온헬스케어홀딩스(100%)를 지주사로 두고 있다. 셀트리온홀딩스는 셀트리온(자회사)과 셀트리온제약(손자회사)을, 셀트리온헬스케어홀딩스는 셀트리온헬스케어를 자회사로 두고 있다.

서 수석부사장은 셀트리온헬스케어홀딩스의 등기이사로도 이름을 올렸다. 

셀트리온은 올해말까지 셀트리온홀딩스와 셀트리온헬스케어홀딩스를 합병한다는 계획이다. 서 회장의 지분율이 높은 셀트리온홀딩스와 셀트리온헬스케어홀딩스의 합병은 어렵지 않게 통과될 전망이다. 단일 지주사 확립 이후엔 자회사인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 셀트리온제약의 합병을 추진한다. 이 과정에서 두 형제가 각사의 이사회 의장으로서 합병을 이끌 것으로 보인다. 

그룹의 통합작업은 서 회장의 글로별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수단이다.

서 회장은 "전세계 30만 바이오 기업 가운데 2025년까지 영업이익으로 10위권 안에 들겠다"며 "2030년까지 40조원을 투자해 화이자를 따라잡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합병이 절세를 위한 수단이라는 의견도 제기된다.

향후 두 아들에 지분을 승계할때도 합병한 셀트리온홀딩스 지분만 증여하면 돼 수월해진다. 또 셀트리온헬스케어홀딩스 설립 없이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를 합병하면 서 회장이 보유한 셀트리온헬스케어 지분의 25%를 양도소득세로 내야 하는데 이 금액은 약 1조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셀트리온이 셀트리온제약을 흡수합병한 뒤 셀트리온헬스케어와 합병하는 방식은 서 회장이 조 단위의 양도소득세를 납부해야 한다"며 "합병에서 셀트리온헬스케어홀딩스 설립할 경우 양도소득세 부담이 면제된다"라고 분석했다.

현재 '과세이연제도'에 따라 양도차익에 관한 세금 납부는 주식을 매도할 때까지 유예할 수 있다. 과세이연제도는 2022년부터 혜택을 없애거나 축소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셀트리온그룹은 올해 말까지 통합과정을 마쳐야 한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사진=연합뉴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사진=연합뉴스

이같은 셀트리온의 기업승계에 대한 불편한 시선도 존재한다.

먼저 셀트리온, 셀트리온헬스케어, 셀트리온제약의 합병은 결국 소액주주들의 찬성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이 합병안이 계획대로 이뤄질 것인지에 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인 합병비율 등이 나오진 않았지만, 시총 63조원에 달하는 그룹을 아직은 젊은 두 아들에게 물려주는 것에 대한 사회적 반감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셀트리온그룹은 비재무적 요소에서 낙제점을 받은 바 있다. 불안한 비재무적 요소는 언제든지 셀트리온을 위협할 수 있다는 시각이다.

셀트리온은 ESG행복경제연구소가 50대 시총 기업을 대상으로 평가한 결과 49위에 그쳐, 최하등급인 D등급을 받았다. 국민연금의 의결권 자문사인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의 평가에서도 셀트리온제약과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친환경 기술 대처면에서 D등급을 받았다.

업계 관계자는 "친환경, 사회, 지배구조 같은 비재무적 요소가 재무 성과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사실은 널리 알려져 있다"면서 "앞으로 사회적 책임을 등한시 하는 기업들은 투자자들의 관심에서 멀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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