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로 20년, 교수로 19년간 교직에 몸담아
"학생 인성교육 위해 교권확립으로 선생님들 사명감 찾아줘야 한다"고 역설

인천광역시교원단체총연합회 사무실에서 인터뷰 중인 이대형 회장 ⓒ스트레이트뉴스
인천광역시교원단체총연합회 사무실에서 인터뷰 중인 이대형 회장 ⓒ스트레이트뉴스

[스트레이트뉴스=김학철 기자] 인천광역시교원단체총연합회(이하 인천교총)는 교원의 사회적·경제적 지위향상과 교직의 전문성 확립을 위해 1982년 설립된 단체로 부당하게 피해를 입은 교원을 지원하고 교육현장에서 발생하는 애로사항을 함께 고민 하고 조율하는 등 교권확립의 선봉장 역할을 맡고 있다.

작년 1월 ‘교권을 끝까지 책임지는 인천교총, 할 말은 하는, 회원과 함께 소통하고 회원을 위해 존재하는 인천교총’이라는 캐치프레이즈로 인천교총 회장으로 취임한 이대형 회장에게 지난 1년간의 소외와 교육감 선거 출마 계획을 들어보기 위해 <스트레이트뉴스> 등 3개 언론사가 합동 인터뷰를 진행했다.

현재 경인대학교 교수로 재직 중 인데 교직경력을 알려 달라.

교사로 19년 6개월 근무하고 이후 교수로 18년째 근무 중이다. 내년이면 교사와 교수의 근무 기간이 같아진다. 개인적으로 보람을 느낀다.

교총 회장으로서의 앞으로의 계획은.

작년에 코로나로 인해 행사를 할 수 없었다. 코로나가 잠잠해 지면 선생님들을 위로 할 수 있는 행사를 계획 중이다. 등산을 하면 교장선생님들만 오신다(웃음). 일단 음악회를 계획 중이다. 또 선생님들을 응원하는 플랜카드도 제작해서 부착하려고 한다. 

제일 중요한 것은 교권침해 문제로 곤란을 겪고 있는 선생님들을 지원하는 것이다. '교총이 해주는 게 뭐 있나'고 하던 선생님들도 교권침해로 분쟁을 겪을 때 우리가 도와 드리고 나면 '꼭 가입해야 한다'며 주변 선생님들을 모셔오기도 한다. 교권침해로 곤란한 상황에 있을 때 변호사 상담과 선임 등 법률지원도 해주고 있다. 그럴 때 쓸 비용도 따로 마련해 뒀다.

교권침해로 곤란을 겪은 사례를 말해 달라.

많다. 교육현장에서 학부모하고의 관계 혹은 억울하게 고소당하는 사건 등 많은 일이 있다.

어떤 여성 선생님은 학생 치마가 너무 짧아서 ‘치마가 이렇게 짧아도 되냐’며 막대기로 짚었는데 그것도 성추행으로 문제를 삼았다. 경력이 많은 여성 선생님이셨다. 그 사건도 교육청에서 도와주지 않아 경찰로 넘어갔다.

이런 일이 발생하면 교총에서 일단 변호사와 함께 현장으로 가고 있다. 선생님이 직접 학부모를 대하기 전에 변호사가 먼저 학부모와 만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교총이 제일 먼저 해야 할 일이 교권확립이다.

일선 중, 고등학교 선생님들 사이에서 ‘학교가 교육하는 곳이 아니라 보육하는 곳이 됐다’라는 탄식이 나오는 것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 하는지.

현재 학교에서 제일 힘 쎈 사람이 학생이고 그 다음이 선생님이고 그 다음이 교감, 교장선생님이 제일 힘이 약하다. 유권자가 수대로 가고 있다. 학생의 표는 학부모에게 있다고 생각해도 된다. 교육청에서 표만 보고 가고 있는 상황이다. 그래서 학부모하고 갈등이 생기면 학교만 질책한다.

그러니까 학교는 ‘교육할 필요 없어. 월급만 나오면 돼. 교육 시켜도 월급 나오고 안 시켜도 월급 나와’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선생님들의 사기를 다 떨어뜨려 놨으니까 교권이 무너지고 교육이 엉망이 된 것이다.

교장도 잘 해보려고 해도 선생님들을 보호할 수가 없다. 교육청이 가만히 있으라고만 하기 때문인다. 선생님들을 보호해 줘야 한다. 선생님이 법을 어긴 것이 아니라면 보호해 줘야 한다. 또, 교장선생님들의 권위를 찾아 드려야 한다. ‘권위’와 ‘권위주의’는 다르다. 어른으로, 중심으로 권위를 찾아 드려야 한다.

학생인권이 강화되고 있는 추세다. 이에 대한 생각은.

인권교육도 반드시 필요하다. 하지만 인성교육을 먼저 하고 인권교육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학교에 어른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

학교는 기본적으로 학교장을 중심으로 운영되어야 하는데 학교장의 권한을 너무 뺏어갔다. 학교장에게 권한과 책임을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학교장에게 권한이 없으니 교육이 중심이 없이 중구난방으로 되고 있다. 

아이들 사이에서 이런 말이 있다. '학교에서는 놀고, 밥 먹고, 자고, 공부는 학원에서'라고, 행복교육이라고 해서 수업시간에 자고 있어도 깨우지 못한다. 담배를 피우고 있어도 지도하기 힘들어서 오히려 선생님들이 피해서 가는 게 현실이다. 마주치면 지도해야 하는데 방법이 없으니까.

선생님들 사이에서 ‘(교직을)직업으로만 생각 해야지 아이들을 사랑하는 마음이 있으면 못한다’는 푸념이 나오는 것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사명감을 돌려 드려야 한다. 교권을 찾아드리고 사랑으로 아이들을 교육하는 사명감을 찾아 드려야 한다.

8년 동안 타성에 젖어 편한 것만 찾는 분들도 있다. ‘수업만 하면 된다. 아이들이 떠들던 자던 수업만 하고 나오면 된다’라고 생각하게 만들었다. 한 교장선생님은 새로 부임한 학교에서 ‘생활지도를 하자’고 했더니 선생님들이 ‘생활지도를 왜 합니까? 수업만 하면 되지’라며 거부한다며 고충을 털어놓기도 했다. 전교조가 많은 학교였다. 

사명감을 찾아 드리는데 저항하는 선생님도 많을 거라 생각한다. 그런 저항도 설득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음 교육감부터 시작하면 4~5년 이상 시간이 걸릴 것이라 생각한다. 그 때도 못하고 타성이 뿌리 내리면 20년이 넘게 걸릴 것이라 생각한다.

직업인으로 생각하고 선생님이 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월급만 생각하는 사람은 월급 많이 받는 다른 직종을 선택해야 한다. 사명감이 있어야 한다. 사명감을 가지고 아이들을 위해서 스스로를 희생하는 엄마 같은 마음이 있어야 한다. 그 사명감을 찾아 드려야 한다.

현재 시행중인 교육 복지 정책 중 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은.

교복은 주고 체육복은 주지 않는다. 체육복은 왜 주지 않는지 모르겠다. 조금만 더 보태면 체육복도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현재 인천은 교복값으로 28만원을 책정하고 있다. 사실 이 금액이면 교복과 체육복을 다 아이들에게 줄 수 있다. 현재 인천은 입찰의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는데 일부 업체에서 입찰 서류를 위조해서 신입생들이 교복을 입지 못하고 있는 곳도 있다. 개선이 필요하다.

입시제도에 대한 생각은.

개인적으로 입시제도는 교육부가 왈가왈부할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대학 자율에 맡겨야 한다고 생각한다. 입시제도는 일괄적으로 좋은 제도가 나올 수가 없다. 대학에서 필요한 인재를 알아서 뽑고 결과에 대해서 책임을 져야 한다. 그렇게 하면 학생을 잘 뽑고 잘 교육시킨 대학은 성공하고 그렇지 못한 대학은 알아서 도태 될 것이다. 공정성만 확보하고 대학 자율에 맡겨야 한다.

진단고사도 일 년에 한 두 번은 실시하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내 성적이 전국에서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도록 해 줘야 한다. 이를 다 폐지하고 하향평준화 시켜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정부주도로는 좋은 제도를 만들 수가 없다. 입학 사정관을 해 보면 결국은 성적으로 평가할 수밖에 없다.

학생 수 감소에 대한 생각은.

학생 수 감소는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교육부에서 장기 대책을 마련하고 있겠지만 남는 교실은 보육시설로 활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르신들과 아이들이 함께 하는 보육시설로 만들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할 수 있다면 인천에서 유휴교실 한 군데에서라도 어르신과 아이들이 함께 하는 교실을 운영해 보고 싶다. 어르신들이 아이들도 돌봐주고 어울릴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보고 싶다.

일정부분 수당도 드리면서 퇴직하신 선생님들이 아이들을 돌봐주고 교육도 시켜줄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면 좋을 것 같다. 다른 어르신들도 참여할 수 있도록 하면 부모들의 육아에 대한 부담도 덜어 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스스로의 교육철학을 함축하자면.

인성교육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인성교육의 바탕위에 학력신장도 있어야 하고 인권교육도 있어야 한다. 그러나 지금은 인성교육이 어렵다. 예전에는 가정에서 밥상머리 교육을 했었다. 요즘은 밥상머리 교육도 별로 없고 학교에서 그 역할을 해줘야 하는데 그럴 수가 없는 현실이다.

교복입고 떳떳하게 담배 피우지는 못하게 해야 하는 것 아닌가. 예전에 제가 교사를 했을 때는 교복입고 담배피우는 학생을 보면 다른 학교 학생이라도 ‘교복을 벗든지 담배를 끄든지 둘 중 하나를 해라’라고 했는데 지금은 그런 말을 했다가 봉변을 당하는 세상이 됐다.

선생님한테 일부러 시비를 걸고 선생님이 화내는 모습만 다른 아이가 촬영해서 신고를 하기도 하고 수업시간에 떠들고, 자고, 화장하고 등 이게 현재 교육의 현실이다. 물론 예전에도 수업시간에 몰래몰래 딴 짓을 했지만 요즘은 대놓고 한다는 게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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