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이 경제의 구조를 완전히, 영원히 바꿀 것임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이 잇달아 일어나고 있다. 변화의 핵심을 읽고 그 파급 효과를 예측하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할 때다. 그 속에 기업 비즈니스의 미래, 나아가 국가의 운명까지 크게 바꿀 위협과 기회가 숨어 있기 때문이다. 스트레이트뉴스는 올해도 이어지는 코로나19의 충격을 기회로 바꾸기 위한 우리기업의 경영전략을 중심으로, 위기상황에 기민하게 대응해 기회로 반전시킬 이들의 역량을 짚어본다. - 편집자주

[스트레이트뉴스 신용수기자] 효성그룹 주요 계열사는 B2B 위주의 판로로 매출을 올리고 있다. 국내를 비롯한 글로벌 업계에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에 관심이 높아진 만큼 효성은 ESG 이미지를 높인 사업 전략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효성은 연결 기준 지난해 영업이익이 1388억원으로 전년(2019년)보다 31.3%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최근 공시했다. 매출은 2조7826억원으로 전년 대비 12.4% 감소했다. 순이익은 12억원으로 99.19% 줄었다.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788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58.8% 늘었고, 매출은 8199억원으로 4.1% 감소했다.

효성은 코로나19 팬데믹 영향으로 상반기 실적이 부진했지만, 하반기에 코로나19 완화와 주요 연결법인의 매출 확대 및 손익개선 등 영향으로 실적이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2021년 전망에 대해서는 코로나19와 미·중 무역 갈등 등 국내외 불확실성이 남아있지만, 연결·지분법 자회사들의 견조한 실적호조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국회에 마련된 수소충전소. 효성 제공
국회에 마련된 수소충전소. 효성 제공

◇효성중공업, 액화수소 사업 등 친환경 에너지 개발

한국판 뉴딜 정책이 적극 추진되면서 효성의 수소 관련 사업이 더욱 주목받고 있다.

효성중공업은 지난해 4월 국내 수소 생산을 위해 세계적 산업용 가스 전문 화학기업 린데그룹과 손잡고 액화수소 공장 설립 계획을 발표했다. 양사는 2022년까지 울산공장에 총 3000억원을 투자해 세계 최대 규모의 액화수소 공장을 완공하는 것으로 목표로 했다. 액화수소는 기존의 기체상태인 수소를 액화해 저장 및 운송을 용이하게 한다.

수소 인프라 구축에 이어 신재생에너지인 ESS(에너지저장장치)로 ESG경영 기조를 이어갈 전망이다. 최근 영국에서 50MW급 ESS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ESS는 전력을 저장해뒀다가 원하는 시간대에 안정적으로 전기를 공급할 수 있도록 돕는 장치다. 날씨에 따라 공급이 불안정한 신재생에너지 전력을 지속적이고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게 해주는 핵심 장치로 분류된다.

또 효성중공업은 지난 2000년부터 친환경차 보급사업에 참여해 CNG충전기를 납품하면서 축적해온 기술을 바탕으로 현재 수소충전소 시장에서 순위권을 달리고 있다.

◇효성첨단소재, 탄소섬유 산업서 두각

효성첨단소재의 탄소섬유는 수소차 연료탱크를 제조하는 핵심 소재로 꼽힌다. 탄소섬유는 강철보다 강도는 10배, 무게는 1/4로 효성이 지난 2011년 국내 최초로 개발에 성공했다. 자동차의 차체, 부품 등에 활용되는 탄소섬유는 차량 경량화에 따른 연비 향상에 도움이 돼 이산화탄소 배출 저감효과가 있다.

효성첨단소재는 대규모 탄소섬유 투자 계획을 밝힌 상황이다. 수소차가 미래 모빌리티로 부상하면서 '탄소섬유'가 수소 연료탱크의 소재로 함께 주목받고 있기 때문이다. 효성첨단소재는 전주 탄소섬유 공장에 2028년까지 총 1조원을 투자해 연간 탄소섬유 생산량을 2만4000톤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지난 2월 1차 증설을 완료하고 현재 연산 4000톤 규모의 생산능력을 확보하고 있다.

2011년 국내 최초 독자기술을 바탕으로 개발한 탄소섬유인 ‘탄섬(TANSOME®)’은 섬유(실)가 탄소를 92% 함유한 제품으로 철과 비교해 4분의 1에 불과하지만 강도는 10배, 탄성은 7배에 달한다. 평균 기압의 최고 900배를 견디면서도 가벼운 무게를 유지해야 하는 수소 연료탱크 소재로 적합하다.

효성첨단소재는 지난해 5월 산업용 신소재 아라미드의 증설을 위한 투자도 결정했다. 울산 아라미드 공장에 2021년 상반기까지 증설을 완료하고 생산 규모를 현재 연산 1200톤에서 3700톤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아라미드는 강철보다 5배 강하고 400도의 열을 견디는 난연섬유로 고성능 타이어나 방탄복, 특수호스, 광케이블의 보강재 등 다양한 용도로 쓰이는 신소재다. 효성첨단소재는 2003년 자체기술로 개발해 2009년 상업화에 성공했다.

효성의 리사이클 폴리에스터 원사 '리젠'으로 만든 플리츠마마 가방. 효성 제공
효성의 리사이클 폴리에스터 원사 '리젠'으로 만든 플리츠마마 가방. 효성 제공

◇인기 높아진 효성티앤씨 친환경 섬유, 전망 밝아

효성의 섬유 사업 부문인 효성티앤씨는 친환경 소재에 대한 높아진 관심으로 전망이 밝다.

효성티앤씨는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에서 매출액 1조4662억과 영업이익 1301억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년 동기와 비교해 0.3% 줄었으나 전분기보다 12.6% 늘면서 성장했다.

이는 효성티앤씨의 친환경 섬유 브랜드인 리젠(regen®)의 영향이 크다. 리젠은 폐 페트병을 활용한 섬유다. 500ml 페트병 16개로 친환경 가방 1개를 만들 수 있다.

효성티앤씨는 제주도와 손잡고 친환경 프로젝트를 선보이기도 했다. 제주도개발공사가 제주도에서 버려지는 페트병을 수거해 효성티앤씨가 페트병을 재활용한 칩을 이용해 리사이클 섬유인 ‘리젠 제주’를 만들고, 친환경 가방 제조 스타트업인 플리츠마마㈜가 이 섬유로 최종 제품을 제작해 가방을 출시했다.

효성티앤씨는 유수 브랜드 업체에 공급을 확대하고 해외 판매실적도 개선돼 지난 3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했고, 4분기에도 높은 실적을 내며 효성 그룹 전체의 실적을 견인하고 있다.

효성티앤씨는 나일론 외에도 폴리에스터, 스판덱스 모두 재활용 친환경 원사를 생산하는 업체로 인정받고 있다.

또한 효성화학은 2013년 세계 최초로 상용화 기술 개발에 성공한 친환경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폴리케톤’ 적용범위를 넓혀나가고 있다.

대기오염 물질인 일산화탄소(CO)를 원료로 활용해 만드는 폴리케톤은 내충격성, 내화학성 등 물성이 뛰어나 일상 속 생활용품을 비롯해 자동차, 전기·전자 분야 등에서도 다양하게 적용되고 있다.

폴리케톤은 대기오염 물질인 일산화탄소(CO)를 원료로 활용해 만드는 친환경 소재다. 폴리케톤을 1톤 생산할 때마다 대기오염의 주범인 일산화탄소를 약 0.5톤 줄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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