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은 세계적 인공지능 컴퓨팅 기업 엔비디아와 기술 개발 협력에 나섰다. 현대차그룹 제공
현대차그룹은 세계적 인공지능 컴퓨팅 기업 엔비디아와 기술 개발 협력에 나섰다. 현대차그룹 제공

[스트레이트뉴스 신용수기자] 한국자동차연구원이 최근 공급 부족 사태가 발생한 차량용 반도체와 관련해 국내 업계가 적극적으로 설계·생산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자동차연구원은 1일 '차량용 반도체, 선택과 집중으로 기회 창출 필요' 제목의 산업동향 보고서를 통해 "국내 완성차 업계의 차량용 반도체 해외 의존도가 높다"며 이같이 말했다.

연구원은 "자율주행·파워트레인 전동화·전장부품 확대 등으로 자동차가 움직이는 종합 IT 기기로 진화했다"며 "차량에 들어가는 반도체의 수와 종류가 증가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현재 내연기관 차량용 반도체 수는 200~300개이지만, 자율주행차(3단계)에는 2000개 이상의 차량용 반도체가 탑재될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인포테인먼트, ADAS(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 전기 파워트레인 기능에서 차량용 반도체의 신규 수요가 집중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전체 차량용 반도체 시장은 2019년 418억달러에서 2022년 553억달러, 2024년 655억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구원은 "국내 차량용 반도체 산업 생태계(설계→생산)가 형성 초기 단계"라며 "강점이 있는 분야에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를 필두로 국내 반도체 업계는 중앙처리장치인 AP와 TCU(차량용 통신 장비) 등 일부 차량용 반도체 분야에 새롭게 진출하고 있다.

연구원은 "국내 업계가 잠재적 경쟁력을 보유한 AP와 C-V2X(차량통신) 칩 등을 중심으로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고, 자율주행 AI(인공지능) 반도체 시장에 도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차량용 반도체는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글로벌 선도기업에 의해 기술 장벽이 높아지기 이전에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며 "해외 의존도가 높은 반도체 기능 안전 분야 기술시험·인증체계도 국내 도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연구원은 "차량 내에 다양한 반도체를 탑재하면 전력 사용량 증가와 공간 점유 및 조립 효율성 저하 등이 발생해 전체 시스템을 단일 칩에 통합한 시스템온칩(SoC) 반도체로 시장 중심이 이동하고 있다"고도 설명했다.

현재 자동차 반도체 시장은 전장 시스템을 제어하는 반도체(MCU)를 중심으로 NXP, 인피니언, 르네사스,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 ST마이크로일레트로닉스 등 5개 글로벌 기업이ㄱ 주도하고 있다.

전기·전자·IT 기업들이 차량용 반도체 사업에 뛰어들면서 주요 5개사 차량용 반도체 시장점유율은 2017년 73%에서 2019년 49%로 줄었다.

국내에서는 2018년 차량용 반도체 브랜드를 출시한 삼성전자가 차량용 AP인 엑시노스 오토를 아우디에 공급하고, 시스템반도체 기업 등의 인수·합병을 추진하고 있다.

반도체 설계 전문회사 텔레칩스는 2011년부터 제네시스 등 현대·기아 차량에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AP를 공급하고 있다.

해외에서는 미국 엔비디아가 차량용 AI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 두각을 보이고 있고, 미국 애플은 TSMC와 '자율주행 칩'을 개발하는 등 소프트웨어 개발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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