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세 마련 특별배당 초점
총수일가 배당금만 1조 넘어

삼성전자가 올해부터 2023년까지 정규 배당 규모를 연간 9조8000억원으로 상향한다.
삼성전자가 올해부터 2023년까지 정규 배당 규모를 연간 9조8000억원으로 상향한다.

[스트레이트뉴스 신용수기자] 삼성전자가 올해부터 2023년까지 정규 배당 규모를 연간 9조8000억원으로 상향한다.

또 지난 2018년∼2020년 주주환원 정책에서 발생한 잔여 재원으로 특별 배당을 포함해 총 13조원에 달하는 배당을 결정했다.

삼성전자는 28일 이같은 2021년∼2023년 주주환원 정책과 2020년 결산 배당을 확정 발표했다.

삼성전자는 올해부터 3년간 연간 배당 규모를 기존 9조6000억원에서 2000억원 상향한 9조8000억원으로 확대한다.

정규 배당을 한 뒤 3년간의 잉여현금흐름(Free Cash Flow·FCF) 50% 내에서 잔여 재원이 발생하면 이를 추가로 환원하는 정책도 유지하기로 했다.

다만 올해부터는 매년 연간 잉여현금흐름 실적을 공유해 잔여 재원 규모를 명확히 하고, 의미있는 규모의 잔여 재원이 생기면 이 중 일부를 조기 환원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기로 했다.

지난 정책 기간처럼 3년간 잔여 재원이 확정된 뒤 한꺼번에 배당하는 것이 아니라 중간중간 조기 환원을 하겠다는 것이다.

앞서 증권가에서는 이재용 부회장의 상속세 재원 마련 등과 연관지어 역대급 주주환원 정책이 나올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배당 금액을 대폭 확대하거나 '잉여현금흐름 50% 이내'라는 기존 기준을 상향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었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FCF 50%' 기준을 유지하고, 연간 배당 금액도 '파격적인' 정도는 아닌 2000억원을 상향하기로 결정했다.

삼성전자는 이에 대해 "코로나19 등 대내외 불확실성과 시장 경쟁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성장을 위해 실시할 각종 투자와 인수·합병(M&A)을 고려해 새 주주환원 정책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최윤호 경영지원실장(사장)은 이날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회사의 보유 현금이 늘어나는 데 대한 주주들의 우려를 잘 알고 있다"며 "기존 산업에서 주도적 입지를 더욱 확고히 하고 신규 산업 성장 기반을 강화하기 위해 전략적인 시설 투자와 M&A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최윤호 실장은 "이사회와 경영진은 회사가 계속 성장하는 것이 가장 확실하고 효과적인 주주가치 제고 방안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는 새 주주환원 정책과 함께 파격적인 1회성 특별 배당도 함께 발표했다. 지난해 영업이익 36조원 중 13조원을 배당에 쏟아붓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2018년∼2020년 3년간 잉여현금흐름에서 정규 배당을 제외한 잔여 재원이 발생하면 추가 환원한다는 약속에 따라 10조7000억원 규모의 1회성 특별 배당을 지급하기로 했다.

기존 결산 배당금인 보통주 기준 주당 354원에, 잔여 재원을 활용한 특별 배당금 1578원을 더해 주당 1932원을 지급한다.

증권가에서는 특별 배당금을 1000원 안팎으로 예상했지만, 삼성이 의결한 특별배당금은 주당 1578원으로 예상보다 높았다.

삼성전자는 코로나19로 인한 불확실성과 '동학개미'라 불리는 신규·개인 투자자들을 고려해 이런 특별배당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회사 측은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현재 증시 상황과 코로나19 불확실성, 향후 업황 불투명성 등을 고려할 때 잔여재원을 환원하는 방식으로 배당이 가장 효율적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우선주의 경우 기존 결산 배당금 355원에 특별배당금 1578원을 더해 주당 1933원을 받게 된다. 이번 특별배당을 포함한 배당금 총액은 13조1243억여원이다.

보통주 시가 배당률은 2.6%, 우선주 시가 배당률은 2.7%다. 배당금은 3월 주주총회 이후 1개월 이내인 4월쯤 지급될 예정이다.

최윤호 경영지원실장(사장)은 "코로나19등 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임직원들과 협력회사를 포함한 모든 이해관계자가 열심히 노력해 특별 배당을 지급할 수 있게 됐다"며 "보유하고 있는 재원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전략적 시설투자 확대와 M&A를 추진하는 한편 ESG와 준법 등 분야에서도 성과를 이뤄 주주가치를 제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출처 : 스트레이트뉴스(http://www.straightnews.co.kr)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한편 이번 특별배당금 발표로 인해 삼성 총구 일가가 받는 배당금도 1조원을 넘게됐다.

이건희 회장의 별세로 총수 일가의 상속세 재원 마련을 위한 특별배당에 더욱 관심이 커졌는데, 그 규모는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었다는 평가다.

고 이건희 회장은 삼성전자 보통주 2억4927만3200주(4.18%)를, 우선주 61만9900주(0.08%)를 보유했다.

이재용 부회장은 삼성전자 보통주 4202만150주(0.70%)를, 홍라희 전 관장은 5415만3천600주(0.91%)를 각각 보유 중이다.

고 이건희 회장이 삼성전자 보통주로 받는 배당은 7462억원인데 이 배당금이 이재용 부회장 등 상속인들에게 돌아가게 된다.

이재용 부회장은 자신이 보유한 주식에 대해 총 1258억원(일반 595억원·특별 663억원)을, 홍 전 관장은 1620억원(일반 766억원·특별 854억원)을 배당금으로 받게 됐다.

특별 배당금 덕분에 삼성 일가 전체가 받는 배당금은 2019년(4900억원)의 두 배 이상으로 늘어났다.

배당금은 일가의 상속세 재원으로 사용될 전망이다. 이건희 회장의 주식 상속가액은 총 18조9633억원으로, 상속인들이 내야 할 주식분 상속세는 11조원대에 이르기 때문이다.

이번 특별배당으로 앞으로 삼성전자의 배당금에도 관심이 쏠리게 됐다. 예상보다 큰 규모의 특별배당으로 앞으로 그 규모가 더 커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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