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취임사, "동맹 복원하고 전세계 관여"
국제기구 복귀 전망...대북관계 실무급 점진적 조율
동맹국 위협요소 제거...주둔비 인상 갈등 풀릴듯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워싱턴DC의 연방의회 의사당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존 로버츠 연방대법원장을 앞에 두고 선서를 하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스트레이트뉴스 강인호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공식 취임함에 따라 한반도 문제를 포함한 국제 관계도 상당 부분 변화가 예상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동맹과의 관계를 회복하고 다시 국제 사회 현안에 적극적으로 관여하겠다"며 외교정책 방향을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은 시험을 받았고 우리는 더 강해졌다"며 "우리는 어제의 도전이 아니라 오늘과 내일의 도전을 해결하기 위해 동맹을 복구하고 다시 한번 세계에 관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단순히 힘의 모범이 아니라 모범의 힘으로 이끌 것"이라며 "우리는 평화와 발전, 안보를 위한 강력하고 신뢰받는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이날 취임사를 풀이하면 미국의 향후 대외정책 기조는 전임 트럼프 행정부의 '미국 우선주의'에서 탈피해 국제동맹 관계 강화 쪽에 중심을 두겠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고집한 미국 우선주의가 국제관계에서의 고립을 가져왔다는 판단아래 동맹강화를 중심으로 주도권 회복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이같은 기조하에 국제연합(UN) 분담금 갈등 해결,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와 파리기후변화협약 복귀, 이란 핵 합의 재가입 등 외교정책에 있어 전향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된다.

바이든 대통령의 취임일인 이날은 코로나19가 지구촌을 강타한 지 1년이 되는 날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급증하는 미국내 확진자 증가세를 제어함과 동시에 코로나19 퇴치를 위한 국제 공조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또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등 유럽 동맹과의 관계를 다시 복원하고 대한민국을 비롯한 아시아 동맹국과의 관계 강화에도 나서면서 세력을 넓혀가는 중국을 견제하는 다각적인 방안을 동원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같은 전망은 다수의 외신 보도에서도 확인된다. CNN방송은 "바이든 대통령은 전임자의 고립주의 정책으로부터 변화를 맹세했다"고 전했고, 로이터통신은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가 약화한 동맹을 복구하고 평화와 안보를 위한 강력한 동반자 역할을 하겠다고 약속했다"고 보도했다.

한반도 비핵화를 비롯한 대북관계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위원장과 '깜짝' 정상회담 등을 통해 일괄적 해결을 추구한 것과 달리, 바이든 대통령은 당사국인 한국을 포함해 주변국인 일본과도 협의해 나가면서 다자간 협상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급작스런 인상요구로 첨예한 갈등을 일으켰던 주한미군 주둔비 문제도 바이든 체제에서는 '점진적 인상' 쪽으로 가닥을 잡으면서 비교적 무난히 매듭이 풀릴 것으로 기대된다.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은 "한국이 더 많은 분담금을 내지 않으면 주한미군을 감축하겠다는 위협이 중단될 것"이라며, "전시작전통제권 전환과 대북 정책에서 차이가 여전히 있지만 이는 더 굳건한 동맹의 기초에서 도출될 것이다"라고 분석했다.

셀레스트 애링턴 조지워싱턴대 부교수는 "바이든 대통령의 동맹 회복 메시지는 한국에 좋은 징조"라며 "과장, 톱다운, 예측 불가성이 덜해지는 대신 지속적인 실무급의 조율된 외교적 노력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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