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 인수 후 4년, 영업이익보다 이자비용이 더 커
마트산업노조 "홈플러스 위기, MBK의 이자비용 탓"
홈플러스 2019년 회계연도 분석자료 근거로 제시해
김병주 MBK 회장은 역외탈세 혐의 검찰고발돼 논란

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산하 마트산업노동조합 홈플러스지부(이하 노조)가 지난 9월 서울 광화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홈플러스의 대주주인 MBK 파트너스가 매각 계획을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홈플러스 노조 제공
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산하 마트산업노동조합 홈플러스지부(이하 노조)가 지난 9월 서울 광화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홈플러스의 대주주인 MBK 파트너스가 매각 계획을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홈플러스 노조 제공

[스트레이트뉴스 신용수 기자] 홈플러스가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에 인수된 지 약 4년이 지난 가운데 현재 일부 점포가 매각됐다. 이러한 홈플러스 위기의 이유로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마트산업노종조합 홈플러스지부(이하 홈플러스 노조)는 지난 4년간 영업이익 총계보다 이자비용이 약 3000억이나 더 많은 상황 탓이라고 주장했다.

홈플러스 노조는 장석우 민주노총 법률원 변호사와 함께 분석한 홈플러스 2019 회계연도 경영 자료(2019년 3월1일부터 2020년 2월28일까지 분석)를 10일 공개했다.

2016년부터 2019년까지의 홈플러스 이자비용. 홈플러스 노조 제공

해당자료를 보면 홈플러스 노조가 이전부터 주장한 것처럼 홈플러스 위기의 주요 원인은 MBK가 인수할 당시 발생한 5조원 가량의 차입금과 영업이익을 초과하는 이자 비용(2924억원) 때문이다.

홈플러스가 MBK에 인수된 이후 2016년부터 2019년까지 지출된 이자비용 합계는 약 1조2635억원이다. 이는 해당기간 영업이익 합계인 9711억원보다 2924억원이나 더 많다,

홈플러스 노조는 “홈플러스 직원들이 벌어들인 영업이익을 전부 MBK가 데려온 채권자와 투자자들에게 지급하고 그것도 모자라서 기존 자산을 팔아 지급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현재 홈플러스가 영업을 하더라도 이자조차 제대로 낼 수 없는 상황이며 이자비용 때문에 당기순이익이 발생할 수 없는 구조라는 지적이다.

또 “MBK가 홈플러스 인수 이후 홈플러스 부동산과 자산을 팔아 인수차입금을 상환해온 사실이 확인됐다”며 “2016년부터 2020년 2월말까지 차입금 내역을 살펴본 결과 만 4년동안 장단기차입금이 총 2조1437억원 감소했다”면서 “이는 MBK가 홈플러스 인수 이후 매각한 부동산자금 2조2111억원과 거의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홈플러스 영업이익으로는 이자비용도 제대로 감당할 수 없어 자산 매각을 통해 부족한 이자와 차입금을 상환해온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4년간 홈플러스의 경영 성과 분석자료. 홈플러스 노조 제공

회계사를 겸임 중인 장석우 변호사는 “홈플러스의 회계연도를 분석한 결과, MBK 인수 전인 2011년부터 2014년의 실적과 최근 4년간의 과거실적을 비교해보면 경영성과 감소세가 더욱 뚜렷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면서 “인수 이후 4년 평균매출액은 인수 이전 4년 평균매출액보다 약 1조1000억원 적으며 영업이익도 약 1569억원 적다. 평균순이익도 매년 약 3921억원이 줄어들었다. MBK 인수 이후 홈플러스는 매출, 영업이익, 순이익 등이 모두 하락했으며 재무건전성도 악화됐다”고 설명했다.

또 “현재 홈플러스는 2016년부터 2019년까지 4년간 순순실액 합계는 4602억원으로 한해 평균 1150억원씩 순손실이 발생했다”며 “홈플러스의 재무상태는 최악이라고 불러도 무방할 정도이며 2020년 2월말 기준, 회사의 부채비율은 859.5%, 차입금의존도는 69.7%로 치솟았고 반대로 단기적인 지급능력을 평가하는 유동비율은 31.7%로 급락했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홈플러스 경영위기의 원인은 포화상태에 이른 마트산업의 한계 때문이 아니라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발생할 수 없는 홈플러스 구조 문제 때문이며, 이 책임은 당연히 매입당시 차입한 비용에 대한 이자를 홈플러스에 떠넘기고 있는 MBK에게 있다”고 주장했다.

통합 홈플러스의 최근 3년간 재무상태. 홈플러스 노조 제공

홈플러스 노조는 “홈플러스 몰락의 주범은 투기자본인 MBK이며 그 피해는 고스란히 홈플러스 전구성원에 전가되고 있다”면서 “MBK와 경영진은 투자자들과 채권자들의 수익률을 채워주기 위해 흑자매장도 많은 현금을 가져올 수 있다면 폐점매각도 서슴지 않고 있다. 영업이익의 상위권에 있는 매장인 안산점과 둔산점, 탄방점, 대구점을 매각하려는 이유가 이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대량실업과 고용불안을 불러오는 폐점매각을 절대 용납할 수 없다”면서 “회사는 어찌되든 말든, 직원들은 죽든 말든 마트사업을 포기하고 부동산투기로 돈을 벌겠다는 MBK의 홈플러스 죽이기를 절대 두고 보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

이런 가운데 시민단체 금융감시센터는 지난 8일 MBK파트너스의 김병주 회장을 역외탈세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정용건 금융감시센터 대표는 “김병주 회장이 지난 2013년부터 계속되는 배당 차익, 2018년 상장에 따른 구주매출, 2019년 신한지주에 대한 매각 차익 등으로 총 2조3000억원 규모의 수익이 발생했으나 미국시민권자 거소반환을 이유로 소득세를 전혀 내지 않고 있다”면서 “주요한 영업 활동을 국내에서 하고 있으나 세금을 납부하지 않은 것은 명백한 탈세이며, 조세포탈로 처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오렌지라이프 매각 결정 이후 배당 감소의 우려로 주가가 하락하자 오렌지라이프는 매각이 완료됐으나 고배당을 유지하겠다는 공시를 했다”면서 “신한금융지주와의 주식교환 방식으로 편입돼 사실상 허위 공시가 됐고 이는 시세조작의 혐의가 있다”면서 추가 고발 검토 의지를 밝혔다.

금융감시센터와 함께 김병주 회장을 고발한 주재현 홈플러스마트 노조위원장은 “MBK파트너스가 홈플러스를 인수한 뒤 점포매각과 노동자 실직 등으로 벌어들이는 수익에 대한 세금은 전혀 납부하지 않고 있는 점이 개탄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MBK파트너스가 홈플러스 매각 등 여러 투자사업이 종료되고 한국을 떠날 때에도 마찬가지로 세금을 내지 않을 것”이라며 “반드시 사법당국의 철저한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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