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국민의힘 개혁 발목...기득권에 목매"
원희룡 "공수처는 청와대·여당의 더 큰 권력기관"

이재명 경기도지사(좌), 원희룡 제주도지사(우) /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경기도지사(좌), 원희룡 제주지사(우) / 사진=연합뉴스

[스트레이트뉴스=전성남 선임기자] 최근 국회에서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처장 선임을 두고 여야가 첨예한 대립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유력 대선주자로 부상중인 이재명 경기지사와 원희룡 제주지사가 '공수처 공방'에 합류했다.

이재명 지사가 지난 4일 자신의 SNS에 '국민의힘은 왜 공수처를 두려워하십니까'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국민의힘을 직접적으로 겨냥했다.

이 지사는 "공수처를 두려워하는 세력은 온종일 '무·공·반(무조건 공수처 반대)'만 외치며 민생을 외면하고 기득권에 목매는 국민의힘"이라며 "공수처 반대 외치다 급기야 노무현 대통령님 조롱하던 그 입에 노 대통령님을 다시 올리며 공수처 반대하는 것은 극히 패륜적"이라고 국민의힘을 맹렬히 비난했다.

이 지사는 이어 "국민을 무시하고 자신의 추한 과거를 부인하며 개혁에 발목잡는 행태가 거듭될수록 국민의힘은 공수처를 두려워하는 부패세력임을 증명하는 결과가 될 것"이라며 공세의 수위를 높였다.

이재명 도지사가 4일 SNS에 올린 글(캡처)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4일 SNS에 올린 글(캡처)

이에 원 지사는 6일 마찬가지로 자신의 SNS에 "'죄를 안 지었으면 공수처가 두려울 리 없다'는 논리라면, 지금 정권이 검찰을 두려워하는 건 죄를 지었기 때문일 것"이라고 맞받아쳤다.

원 지사는 "만약 공수처를 만들어 검찰을 통제하고 싶다면 더 쎈 공수처를 통제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당연히 있어야 한다"며 "문재인 대통령과 여당은 공수처라는 절대반지가 다른 괴물의 손에 들어갈 때 어떤 일이 벌어질지 두려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이 지사는 곧바로 글을 올리고 "제1야당 중견정치인 또는 대선후보급 정치인들의 언행이 글의 의미도 이해 못한 채 일베 댓글 수준이니 안타깝다 못해 측은하다"며 "제 말의 의미는 '권력 분할 후 상호견제 시켜야하니, 공수처를 만들어 검찰과 공수처를 견제시키자'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원희룡 제주도지사의 6일 SNS 글(캡처)
원희룡 제주지사의 6일 SNS 글(캡처)

원 지사도 물러서지 않고 다시 글을 올렸다. "국민의힘의 숙제는 다양한 시선과 목소리를 민주적 절차에 따라 합리적 주도 세력으로 수렴시켜 국민의 선택을 받는 것"이라며, "지금 여당과 청와대가 주도하는 검찰개혁은 검찰보다 더 강한 권력기관으로 공수처를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원 지사는 그러면서 "작은 구멍을 방치하면 결국 큰 댐도 무너지고 만다. 정책이 실패해서가 아니라 권력비리를 막기 위해서 무너지는 정권을 보는 것은 국가의 실패"라고 강조했다.

이같은 대립은 두 광역단체장이 각자 여야의 대선주자라는 점에서 의미심장하다. 이 지사는 최근 여론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를 제치고 여권 대선주자 1위로 올라섰고, 원 지사의 경우 윤석열 검찰총장의 그늘에 가려있지만 야권 대선주자에 꾸준히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두 지사의 이번 'SNS 공방전'에 대해, 정치권에서 가장 예민한 주제인 '공수처'에 대한 각자의 입장을 명확히 함과 동시, 대선주자로서의 선명성을 부각시키려는 의도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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