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커넥티드카 플랫폼에 네이버 기능 연계
카카오, 모빌리티 시장개척해 직접 진출 택해
네이버, 모빌리티 직접 진출 대신 현대차와 협업

네이버는 현대자동차그룹과 함께 모빌리티 기술·서비스 개발 등에 협력하기로 했다고 지난달 29일 밝혔다. 사진은 지난 27일 경기도 성남 네이버 그린팩토리에서 한성숙 네이버 대표 (오른쪽에서 두번째)와 지영조 현대자동차 전략기술본부 사장(왼쪽에서 두번째) 등 양사 관계자들이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모습. 네이버 제공
네이버는 현대자동차그룹과 함께 모빌리티 기술·서비스 개발 등에 협력하기로 했다고 지난달 29일 밝혔다. 사진은 지난 27일 경기도 성남 네이버 그린팩토리에서 한성숙 네이버 대표 (오른쪽에서 두번째)와 지영조 현대자동차 전략기술본부 사장(왼쪽에서 두번째) 등 양사 관계자들이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모습. 네이버 제공

[스트레이트뉴스 신용수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네이버와 손잡고 미래 모빌리티 혁신에 나섰다. 양사는 함께 IT분야와 자동차 분야 기술을 결합한 새로운 서비스를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1일 IT와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와 네이버는 지난달 29일 미래 모빌리티 사업 제휴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모빌리티는 차량호출, 차량공유 등 차량과 관련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산업이다.

두 기업은 앞으로 현대차와 네이버 플랫폼을 연계한 신규 서비스 등 다양한 기술·비즈니스 가능성을 실험하기로 했다. 양사는 콘텐츠·서비스 사업에 협력하고 모빌리티 서비스에서 시너지를 창출하며 중소사업자(SME)를 대상으로 한 상생 모델을 개발하기로 했다. 각 영역에서 관련 서비스 및 상품은 다음해부터 출시할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이전부터 현대차가 카카오와 협업해왔던 만큼 네이버와 추가 협력에 나선 배경을 궁금해하고 있다.

카카오는 카카오모빌리티를 통해 지난 2015년부터 카카오택시부터 대리운전, 주차장 등 다양한 모빌리티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모빌리티 시장에 직접 진출해 시장을 개척하는 방식이다.

특히 카카오는 지난 2017년부터 현대·기아차는 손잡고 인공지능 플랫폼 '카카오i'를 현대·기아차 차량에 탑재해 ‘음성인식 대화형 비서 서비스’를 적용하고 있다.

쏘나타 등에 탑재된 음성인식 대화형 비서 서비스는 뉴스 브리핑, 날씨, 영화 및 TV 정보, 주가 정보, 일반 상식, 스포츠 경기, 실시간 검색어 순위, 외국어 번역, 환율, 오늘의 운세, 자연어 길 안내 등이다. 스티어링휠에 위치한 음성인식 버튼을 누른 뒤 “내일 날씨 어때” “실시간 이슈 알려줘”라고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언어로 물으면 카카오i의 AI 플랫폼이 최적의 답을 찾아 대답해준다.

음성명령을 통한 공조장치 제어도 가능하다. “히터 켜줘” “에어컨 켜줘” 같은 간단한 명령 외에 “바람 세게” “성에 제거해줘” 등과 같이 얘기해도 작동된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 네이버 제공
한성숙 네이버 대표. 네이버 제공

반면 네이버는 직접 모빌리티 시장에 뛰어드는 대신 완성차 업계와 협업해 자사 서비스를 탑재하는 방식을 택했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지난달 24일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통해 "모빌리티 업종에 직접 진출할 계획은 없다"고 선을 그은 바 있다. 네이버는 한 대표의 언급처럼 직접 진출대신 현대차와 손잡고 커넥티드 카 시장으로 진출한 것으로 풀이된다. 커넥티드카는 다양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인터넷망에 연결된 자동차를 뜻한다.

네이버는 현대·기아차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 자사 콘텐츠를 함께한다는 구상이다. 이는 앞서 카카오와 현대차그룹과의 협업보다 범위가 더 넓다는 평가도 나온다. 콘텐츠를 비롯해 앞으로 자율주행과 관련 협업이 가능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네이버 앱이 차량 주행 정보를 파악하고 있다가 적절한 정비 시기를 알려주거나, 네이버 지도 앱이 차량의 주차 위치를 확인해 차량까지 걸어갈 길을 안내해주는 등의 서비스가 가능하다.

네이버 측은 "디지털 열쇠와 네이버 아이디 등을 활용하면 전기차 충전, 차량 픽업·딜리버리·세차 등의 서비스도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네이버와 현대차는 커넥티드카, 친환경차, PBV(목적 기반 모빌리티) 등 미래 모빌리티 유망 분야에도 중장기적으로 협력하기로 했다.

현대차는 검색·지도·쇼핑·웹툰·브이라이브 등 네이버의 다양한 서비스 및 콘텐츠를 커넥티드카와 연계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예를 들어 네이버 알림으로 정비 정보, 주차 위치를 확인하거나 네이버 추천 음악이 나오는 것도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또 네이버가 최근 세차·주차관리·차량출장 정비 등 관련 스타트업들과 차량용 인포테인먼트(IVI)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MOU를 체결했던 만큼 네이버 기반 모빌리티 서비스가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성숙 대표는 "모빌리티 산업은 다양한 사용자들에게 많은 변화를 줄 수 있는 분야인 만큼, 현대자동차그룹과 함께 모빌리티 분야의 혁신을 위해 다양한 실험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영조 현대자동차 전략기술본부 사장은 "자동차와 ICT의 결합으로 실질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새로운 이동 편의 경험을 증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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