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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건의 재테크 산책] 재미난 골에 범난다
[이상건의 재테크 산책] 재미난 골에 범난다
  • 이상건(미래에셋투자와연구센터 상무) (sg.lee@miraeasset.com)
  • 승인 2020.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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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스크관리 없는 성공 재테크 없다

돈을 벌려면 리스크부터 이해해야 한다. 이 세상에 완벽한 투자대상이 있다면 어떤 모습일까? 

일단 어떠한 경우에도 원금 손실이 없어야 한다. 주식이나 부동산 시장에 폭풍우가 몰아치고 해일이 밀려와도 내 돈만큼은 안전해야 한다. 안전하기만 해서는 안 된다. 수익이 있어야 한다. 당연히 수익은 높을수록 좋다. 지구의 종말이 오더라도 원금이 보장되는 마당에 수익률이 높으면 높을수록 좋은 것 아닌가. 이 두 가지만으로도 완벽하진 않다. 

유동성과 환금성 문제가 해결되어야 한다. 팔고 싶을 때 언제든지 팔 수 있어야 한다. 좋은 가격에 늘 팔 수 있는 상대방이 있어야 한다. 시장의 유동성이 충분해야 한다. 과연 이런 투자처가 세상에 존재하기는 할까? 당연히 없다. 그런데도 적지 않은 사람들이 안전하고 수익성이 높은 것을 찾는다.

 
돈은 벌고 싶지만 잃기도 싫다. 이게 인간의 마음이다. 이 마음을 현혹하는 것이 바로 금융사기이다. 대부분 금융사기는 초반에는 안정적인 이익을 주다가 어느 시점부터 입금액이 줄고 그 이후에는 지급 불능이 되는 구조로 되어 있다. 미국에서도 알바니아에서도 일본에서도 한국에서도 그랬다. 

재테크에 리스크관리는 필수다.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제공)
재테크에 리스크관리는 필수다.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제공)

피해자들은 처음에는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것을 자신들이 손에 넣었다고 착각한다. 아니 착각하도록 사기꾼들이 심리적 조종을 한다. 그 결과는 처참하고 고통스럽다. 안전한 고수익 투자처는 상상의 영역에서나 존재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어찌 보면 인간의 심성은 투자에 적합하지 않은 것 같다. 안전하고 수익이 많은 투자대상을 욕망한다는 것 자체가 투자의 시각에서는 말도 안 되는 일이다. 

투자엔 공짜 점심은 없다. 투자의 세계에서는 반드시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 그 대가란 바로 ‘위험(Risk)’로 표현된다. 우리는 리스크와 더불어 살아간다. 아무 것도 하지 않아도 리스크를 피할 수 없다. 가령 내가 집을 사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해 보자. 인생철학 자체가 주택을 소유하지 않는 것이라면 상관없지만 집값이 떨어질 거 같아서나 방송에 나온 시장 비관론자의 말을 듣고 그런 결정을 내린 것이라면 이 사람은 ‘무주택 리스크’를 감수한 것과 같다.

자산시장에서는 보이지 않는 세금인 인플레이션 리스크에 대비하는 것은 중요한 과제이다. 개인투자자들이 인플레이션 헤지를 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내집을 마련하는 것. 마찬가지로 원금 손실이 걱정돼 죽어라 예금만 하면 내 돈의 가치를 지킬 수 없다. 돈이란 교환의 수단인데, 교환 대상의 가격이 올라버리면 가만히 앉아서 내 돈의 가치가 떨어지는 것을 지켜봐야 한다.
 

이상건(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상무)
이상건(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상무)

인간은 리스크와 더불어 살아가야 하는 존재이다. ‘원래 리스크는 ‘뱃심 좋게 도전하다(to dare)’라는 의미를 지닌 라틴어 riscare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이런 의미에서 본다면, 리스크는 운명이 아니라 선택이다(피터 번스타인)‘. 그 선택도 필수불가결한 숙명적 선택이다. 그래서 우리는 리스크를 이해하고 관리하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
 
리스크에 대한 엄밀한 정의는 학자 마다 다르지만 개인투자자들 입장에서는 가격 변동성으로 인한 손실 위험을 리스크로 생각할 수 있다. 주식의 가격은 오르내린다. 이것은 피할 수 없는  현상이다. 막을 길이 없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변동성으로부터 내 재산을 지키고 돈을 버는 것이다. 게다가 시장은 때때로 우리의 상상력은 넘어서는 폭락을 보이기도 한다. 시장이 이상한 것이 아니라 시장은 원래 변덕스럽기 그지없고 때론 그 폭력적이기까지 하다. 당신이 투자하는 과정에서 이런 일은 늘 일어날 수 있다. 미국의 투자 칼럼니스트 모건 하우젤은 “리스크의 위험도는 그 리스크 자체보다 당신이 얼마나 대비하느냐에 따라 다르다”고 지적한다. 당신은 현재 무엇을 대비하고 있는가. 다음의 물음에 답해 보자. 

당신은 초저금리로 인해 화폐가치를 지키기 어려운 세상에 살고 있다. 어떻게 대비할 것인가? 
주식투자를 하는 사람이라면, 만일 몇 일후 대폭락이 온다면, 그 소나기를 피할 수 있을까? 
무주택자라면 무주택 리스크에 대해 어떻게 대비할 것인가? 
당신의 투자 포트폴리오의 변동성에 대비하기 위해 당신이 현재 사용하는 방법은 무엇인가? 적립식으로 투자하는가? 자산배분을 하는가? 아니면 확신 있는 종목에 집중 투자를 하고 있는가? 
당신은 투자 결정을 내릴 때, 전문가 혹은 일부 지인의 이야기나 정보에 의존하는가? 아니면 자신만의 분석 근거를 가지고 투자하는가? 그리고 투자 후 손실이 발생했을 때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이 질문들에 대해 대답을 할 수 없다면, 당신은 원점에서 다시 리스크를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필자가 잘 아는 투자 고수가 이런 얘기를 한 적이 있다. “투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첫째도 리스크 관리, 둘째도 리스크 관리, 셋째도 리스크 관리야. 어쩌면 리스크 관리가 전부라도 해도 과언이 아닐거야.”

'재미난 골에 범난다' 했다. 넘치는 유동성에 재테크의 유혹이 끊이질 않는다. 큰 화 당하기 전에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리스크 관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