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회수율 최대 15.2%…횡령·돌려막기 등 '실사 不'
최종투자처 63개 3515억 중 83% '회수의문' C등급

문 닫힌 옵티머스 자산운용사
문 닫힌 옵티머스 자산운용사

 

옵티머스자산운용의 펀드 투자자금 5146억원 가운데 회수 가능한 금액이 최대 15%에 그칠 것이란 실사 결과가 나왔다.

옵티머스자산운용은 안전한 공공기관 매출채권에 투자한다고 속여 투자자를 모은 뒤 실제로는 사업 실체가 없는 부실 업체들의 사모사채에 투자한 것으로 드러났다.

금융감독원이 11일 공개한 삼일회계법인의 옵티머스 펀드 회계 실사 보고서를 보면 펀드 가입자들이 넣은 원금 5146억원 대비 예상 회수율은 최소 7.8%(401억원)에서 최대 15.2%(783억원)에 불과했다.

삼일회계법인은 펀드 원금 가운데 3515억원이 투입된 최종투자처 63개를 대상으로 채권보전조치 가능성, 담보권 확보 여부, 사업 진행 및 회수리스크 분석 실사를 벌여 회수율을 추정했다. 투자 유형별로 보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 1277억원, 주식 1370억원, 채권 724억원, 기타 145억원 등이다.

실사 결과 회수의문인 C등급이 2927억원(83.3%)으로 대부분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액회수 가능한 A등급(45억원)과 일부회수 가능한 B등급(543억원)은 16.7%에 불과했다. 

펀드 원금 가운데 최종투자처에 투입된 3515억원을 제외한 나머지 1600억원 정도는 옵티머스 사기 행각을 벌인 주체들과 도관체들이 횡령, 돌려막기, 운영비 등으로 써버려 실사가 불가능했다. 

실사 보고서와 금감원 설명을 종합하면 옵티머스 46개 펀드에는 투자자 원금(5146억원) 이외 도관체 외부 유입액(옵티머스 사기 행각에 가담한 관계사들이 펀드에 넣은 자금) 517억원, 펀드 투자자산에서 나온 이자 81억원 등을 합쳐 모두 5745억원이 유입됐다.

금융정의연대과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등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이 지난달 21일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앞에서 열린 '옵티머스 펀드 금융사기, 책임 방기한 금융당국과 금융사 규탄 기자회견'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금융정의연대과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등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이 지난달 21일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앞에서 열린 '옵티머스 펀드 금융사기, 책임 방기한 금융당국과 금융사 규탄 기자회견'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금감원은 이번 실사 결과를 반영해 기준가 산정 관련 자율 협의체 구성을 추진한다. 단 기초자산에 대한 펀드의 권리관계가 불분명해 실사 결과를 반영한 즉각적인 펀드 기준가 조정은 어려운 상황이라고 입장이다. 

손해액 확정에도 상당 기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나, 피해자 구제를 위한 분쟁조정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한편 옵티머스 펀드 최대 판매사인 NH투자증권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보수적인 실사 결과에 대한 객관성은 인정한다"면서도 "자사의 고객자산 회수 태스크포스팀이 자체 추산한 기준을 적용하면 전체 회수금액은 1100억원 이상까지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NH투자는 "실제 고객이 받게 될 배상금액과 자산 회수율과의 직접적인 연관성도 크지 않다"며 "최종 배상금액은 자산 회수율이 아닌 금감원 민원 조정 결과 또는 소송을 통해 책임 소재를 가린 뒤 결정될 것"이라고 햇다.

NH투자는 옵티머스 판매 가입자에게 투자 규모별로 30∼70%로 차등해 자금을 지원하기로 한 바 있다. 다만 다수 투자자는 전액 배상을 요구하며 금감원 분쟁 조정과 차후 손해배상 소송 등에 대비하고 있는 상황이다. NH투자가 판매한 미환매 옵티머스 펀드는 전체의 84%(4327억원) 정도다. 

현재 검찰은 펀드 판매사와 수탁사·사무관리회사 등에 법적 책임이 있는지에 대해서도 전방위 수사를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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