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로 칼럼] 일본정부의 욕심이 낳은 '후쿠시마 고질라'
[통일로 칼럼] 일본정부의 욕심이 낳은 '후쿠시마 고질라'
  • 고경일 (mangako777@hanmail.net)
  • 승인 2020.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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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정부의 후쿠시마 대책...무능한 관료주의의 발로
오염수 방사성 물질 제거 계획, 전세계 대상 '사기극' 의심
2021년 도쿄 올림픽...구호만 외치며 후쿠시마 피해는 외면
고질라의 탄생은 인간의 욕심때문...걸어다니는 핵폭탄
저렴하고 신속한 고질라 ⓒ고경일
저렴하고 신속한 고질라 ⓒ고경일

일본의 특촬물 (특수촬영기법이 사용된 모든 영상물)영화중에 대표적인 작품으로 ‘고질라’가 있다. 1954년 최초로 제작된 '고질라'는 폭발적인 대중의 인기를 받으며 전세계에서 30 여편의 영화와 TV 시리즈, 소설, 만화, 비디오 게임 등으로 제작됐다.

이 중 가장 흥미로운 작품은 2017년에 만들어진 ‘신 고질라’로 꼽고 싶다. 영화 줄거리는 너무나도 단순하다. 지금까지 보여온 영화에 등장하는 ‘고질라’라는 캐릭터는 나쁜 괴물들을 물리쳐 주는 ‘인류를 위한 이로운 괴수’였다. 흥미롭게도 '신 고질라'는 이게 없다. 고질라만 나오고 아예 ‘나쁜 괴수’는 나오지 않는다.

'신 고질라'에서는 오히려 ‘우리편’인줄 알고 있었던 고질라가 인간을 위협하고 파괴하는 캐릭터로 나온다. 고질라가 후쿠시마원전의 오염된 바다에서 직립 보행하게 되는 돌연변이 과정을 거쳐 인간을 위협하는 ‘괴수’로 변하고, 일본 정부는 이 고질라를 물리치기 위한 다양한 방법을 동원해서 막는다는 내용이다.

이 영화의 줄거리 한 축은 일본의 관료주의 문화를 비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고질라라는 괴수가 등장하자 일본 정부는 비상대책회의를 개최하지만, 전대미문의 사건이라서 각계 전문가들을 모셔다가 대안을 강구하지만 답은 구하지 못한다.

영화는 현실보다 더 예리하게 일본정부의 무능함을 지적한다. 비상대책회의를 여는데 별 이유없이 회의 장소를 이리저리 옮겨 다니거나 해결해야할 문제(고질라)에 집중하기 보다는 형식에 너무 얽매이는 모습을 보이고, 이런 저런 핑계로 관료들이 서로 책임을 회피하는 모습은 졸렬한 엘리트주의의 실상을 적나라하게 보여 준다.

지난 10월 15일(현지시간), 일본 마이니치신문(毎日新聞)은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내부에 보관하던 오염수를 바다에 방류한다는 입장을 굳혔다고 보도했고, 이후 해외는 물론 일본내 각계에서 비판이 빗발쳤다. 일본 정부는 지난 4월부터 7월까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와 관련한 국민의견 4천11건을 받아 발표했다. '오염수가 인체에 해롭다' 등 불 해양수 방류 반대 의견이 약 2천700건 이었다.

보수적인 일간지 요미우리신문이 10월 16일~18일까지 일본 국민 105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서 응답자 50%가 후쿠시마 오염수의 바다 방류에 반대하는 것으로 나왔다. 일본의 어업단체도 오염수의 바다 방류의견에 대해 강하게 반대하고 있는 실정이지만 흥미로운 것은, 일본의 전국 어업협동조합연합회만은 반대의 결이 다르다. 경제산업성을 방문해 바다에 방류하면 ‘풍평피해(風評被害)’로 어업의 장래에 괴멸적인 영향을 준다고 강력하게 항의하고 나선 것이다.

어업종사자들이 지적한 풍평피해는 본래 일본에서만 사용하는 표현으로, '자연재해나 각종 사건사고 등에 대해 허위보도하거나 오보를 내보낸 결과 특정 생산품에 대한 소비가 감소하거나 특정 지역의 관광수입이 감소해 관련 업계 종사자들이 직간접적으로 피해를 입는 현상'을 지칭하는 말이다.

 

일본 정부의 방사성 물질 제거계획,

전 세계 대상 사기극

후쿠시마 제1원전 부지의 오염수 저장 물탱크. 저장 중인 오염수 규모는 약 100만톤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연합뉴스)
후쿠시마 제1원전 부지의 오염수 저장 물탱크. 저장 중인 오염수 규모는 약 100만톤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연합뉴스)

독일 킬대 헬름홀츠 해양연구소 발표 자료에 따르면, 후쿠시마에서 방류된 오염수 내 세슘137은 태평양 연안을 돌아 1년 내에 동해에 유입된다. 세슘137은 불임과 암을 유발하는 지독한 방사성 물질로 알려져 있다.

헬름홀츠 연구소는 "일본 정부가 방사성 오염수 위험을 축소하기 위해 삼중수소만 강조하고 있다"면서 "삼중수소 말고도 오염수에 들어 있는 탄소-14, 스트론튬-90, 세슘, 플루토늄, 요오드 등 방사성 핵종이 더 위험하다"고 강력하게 경고했다. 아울러 "탄소-14는 장기적인 방사성 오염의 주요 원인이 될 물질이지만 알프스(ALPS/다핵종제거설비:일본 원전 오염수 처리 시설)는 이를 제거하도록 설계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사실상 일본 정보는 오염수 처리 시설도 미비한 상태여서 8개 방사능 물질 농도를 기준치를 6분의 1수준으로 낮출 수만 있을 뿐, 실제는 오염물질이 그대로 해양에 방출되는 셈이다. 현재 보관중인 약 120만 톤의 오염수 72%에는 세슘, 스트론튬, 코발트60, 안티몬 등의 방사성 물질이 최대 기준치의 2만 배가 넘게 존재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앵무새처럼 고농도의 방사성 물질을 알프스로 2차로 정화하여 방류하겠다는 주장만 되풀이 해 왔다. 주요 8개 방사성 물질 농도를 기준치의 2천190배에서 6분의 1 수준으로 낮출 수 있다는 발표는, 후쿠시마원전의 현재 설비나 기술로는 2차 정화 작업으로도 방사성 물질을 완전히 제거할 수 없다는 것을 반증하고 있다. 삼중수소의 경우 그 농도가 860조 베크렐로 추정되고 있는데, 삼중수소를 기준치 이하로 희석해 버리겠다는 공언이다. 하지만 아무리 물로 희석하여 버린다고 해도 버려지는 방사성 물질의 총량은 변함이 없기에 인류 최악의 해양 오염을 불러올 수밖에 없다. 

또한 알프스에서 농도를 낮추는 대상인 62개 방사성 물질에 포함되지 않았던 '탄소14'가 예상보다 훨씬 더 심각하게 잔류한다는 것은 오염수의 방사성 물질 제거 계획이 전 세계인들을 대상으로 ‘사기극’을 벌이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하게 된다.

일본정부는 가장 저렴하고 신속하게 후쿠시마 원전의 오염수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선전하고 있지만, 실제로 방류되면 바로 영향을 받는 것은 일본은 물론 바로 옆에 있는 우리나라와 북한, 중국 등 태평양 연안국가일 수 밖에 없다. 일본의 국립 후쿠시마 대학과 세계 유수의 연구기관에서 후쿠시마 사고 당시 방출된 오염수가 1년 만에 한반도의 동해안에 도달하고 있다고 보고한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문제는 단순히 방사능 오염수가 우리 동해 바닷물과 섞이고 오염물질이 얇고 넓게 퍼지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미국 우즈홀 해양연구소의 켄 부셀러 박사가 올해 8월 7일 사이언즈지 기고문을 통해 후쿠시마 오염수의 해양방류에 대한 중요한 문제들을 지적을 했다. 독일의 헬름홀츠 연구소가 지적한 ‘방사능 오염수 속의 삼중수소’뿐만 아니라 더 큰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는 경고의 글이었다. 

우즈홀 연구소는 방사성 물질의 종류에 따라 해양에서 서로 다르게 작용한다면서 “탄소14의 경우 삼중수소와 비교하면 생물 농축 지수가 5만 배에 이르고, 코발트60의 경우는 삼중수소보다 해저 퇴적토에 30만 배나 더 잘 결합하기 때문에 해양생태계와 인간에게 잠재적으로 훨씬 위험하다”며 방사능 오염수 해양 방류의 위험성을 심각하게 고민하라고 지적했다.

한마디로 오염수에 포함된 방사성 물질이 생태계와 환경에 축적되어 지상의 토양보다 바닷속의 토양과 해양생물에 어떤 부작용과 심각한 변종, 파괴와 같은 일이 일어날지 아무도 모르는 상황이라는 이야기다.

 

2021년은 후쿠시마 사고 10주년,

도쿄올림픽 구호에 가려진 책임 회피

후쿠시마 원전 현장을 방문한 스가 요시히데 신임 총리가 방사능 오염수가 담긴 병을 들고 관계자에게 마셔도 되느냐고 묻고 있다. (사진=교도통신/연합뉴스)
후쿠시마 원전 현장을 방문한 스가 요시히데 신임 총리가 방사능 오염수가 담긴 병을 들고 관계자에게 마셔도 되느냐고 묻고 있다. (사진=교도통신/연합뉴스)

2021년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일어난 지 10년째가 되는 ‘연기된 올림픽’이 열리는 해다. 아베정권에 이어 스가 정권에서는 경제를 살리는 것이 우선이라는 구호를 걸고 올림픽 개최에 사활을 걸고 있다. 1년이나 미뤄진 도쿄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루고 원전 사고에서 트라우마에서 일본국민들과 일본 경제가 완전히 벗어났음을 전 세계에 보여줄 수 있는 계기로 보고 있다. 아직도 후쿠시마원전의 비명은 끝나지 않았고 피해를 입은 주민들은 그대로 방치 되다시피 하고 있는 상황에서 말이다.

아베 전 총리가 올림픽을 준비하면서 ‘원전 사고는 우리들(일본정부)의 완전한 컨트롤 아래에 있다고 선전했지만, 실제로는 방사능물질이 일본정부의 뜻대로 관리되고 있지 않았다. 당연하다. 인류가 만들어낸 가장 치명적이고 공포스러운 물질을 그 어느나라의 기술로도 완벽하게 통제하고 제거 할 수 없다.제거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오만이요, 독선이다. 

현재 스가 정권은 기껏 이번 후쿠시마 원전 방사능물질 방류를 미리 결정해 놓고 '풍평피해' 대책 마련과 대내외 정보 발신에 대한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며, 오염수 방출 결정을 잠시 미루고 있는 실정이다. 결국 일본의 어업관계자들이나 정부 관료들 역시 후쿠시마 원전의 근본적인 문제해결이나 과학적인 해결 방법에는 관심이 없다. 루머, 가짜뉴스, 사실과 다른 보도(후쿠시마원전에 대한 사실 보도를 전부 풍평피해의 근원으로 보고 있다) 때문에 일본정부의 처방이 먹혀 들지 않고 있고, 일본 근해에서 잡히는 수산물이 피해를 보고 있다는 식이다.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방류는 현재 저장 중인 약 220만 톤(2020년 7월 말 기준)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앞으로도 수십 년, 수백 년간 오염수가 늘어 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미 최악의 상황이라는 멜트 아웃(Melt-Out)으로 발생하는 오염수의 방사성 준위도 지금보다 수만 배 높아질 수 있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멜트다운의 다음단계인 멜트스루(Melt-Through), 멜트 다운(Melt-Down)과 함께 노심용융 상태의 하나인 멜트 아웃(Melt-Out)은 마그마 상태로 완전히 녹아버린 원자로의 노심이 발전소의 건물을 뚫고 환경에 노출되는 상태를 말한다. 멜트아웃이 사실이라면 이미 후쿠시마 원전사고를 통해 노출된 방사능이 일본 전역으로 오염되어 가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후쿠시마 원전뿐만 아니라 모든 원전에서 나오는 오염수와 그 안에 포함된 방사능 물질들은 인간이 처음부터 통제 가능한 물질이 아니었다. 현재 인류의 기술로는 노심융용과 같은 거대한 재앙이 발생하게 되었을 때 합리적이고 효과적으로 처리를 할 수 있는 기술도 없고, 위기관리 능력도, 천문학적인 처리비용도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

일본정부는 경제성운운하면서 은근 슬쩍 방사능 오염수를 바다에 방류하는 제노사이드(genocide)적인 행위를 멈춰야 한다. 시민사회와 국제사회가 지적하는 문제에 대해서 허위사실이나 가짜뉴스 취급하면서 ‘풍평비해’가 더 크다는 식의 구시대적 프로파간다(Propaganda)로는 후쿠시마원전의 터져 나오는 오염수를 막아낼 수 없다.

 

후쿠시마 사고, 저렴하고 신속한

에너지에 대한 인간의 욕심이 부른 재앙

신고질라 (안노 히데야키 감독, 2017년)
신 고질라 (안노 히데야키 감독, 2017년)

영화에서 고질라가 탄생한 이유는 인간의 욕심 때문이다. 저렴하고 신속하게 에너지를 만들어 내고 싶은 욕심, 그러다가 사고가 터지자 처리과정에서 다시 저렴하고 신속하게 정리하고자 하는 과정에서 바다로 방류한 오염수를 먹고 자란 걸어다니는 핵폭탄인셈이 태어난 셈이다.

영화에서 고질라가 한번 지나가는 자리는 지독하게 오염되어 사람이 살 수 없는 불모지가 된다. 감독이 이 영화를 통해서 말하고 싶었던 것은 원전 사고 같은 재앙 속에서 강해지는 것이 일본이라고 말하고 싶었던 것 같은데 크게 빗나갔다.

이 영화는 핵에 대한 경계심을 담아서 핵이 미래의 에너지가 아니고, 오염수를 바다에 방류하는 것이 전 인류의 문제라는 점을 부각 했어야 했다.

일본정부의 최선의 선택은 후쿠시마 원전의 오염수를 태평양에 방류하지 말고 일본 땅에 묻어 두거나, 제2원전 부지를 활용해서 저장고를 만들라고 주장 했어야 했다. 또한 후쿠시마 인근의 도쿄전력이 마련한 제염토 보관 장소부지에 거대한 오염수 재처리 시설을 만들어 수백, 수천 년을 끌어안고 살아가는 것이 유일한 해결책이라는 현실적인 답이라도 보여 줬어야 했다. 

아울러 원전이라는 사양 사업을 아직도 끌어안고 가고 있는 각 국의 정부에서도 핵폐기물관리와 환경문제, 이에 따른 유지,보수,보관,비용의 경제학적인 측면을 따지고 검토하라고 외쳐야 했으며, 오늘 당장 각국의 정부가 모든 원전을 멈추게 하고 시설을 폐쇄한다고 하더라도 수백 년, 수천 년 어쩌면 수만 년간 핵폐기물과 함께 살아가야 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해야 했다.

결국,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는 가장 저렴하고 신속하게 우리의 미래를 죽이는 일이 될 것이기 때문이기에 수천번, 수만번 강조하고 되풀이 해도 결코 지나치다고 할 수 없다. 영화는 허구지만 허구는 사실을 기반으로한 ‘개연성’에서 나온다. 이 영화가 ‘폭망(?)’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고경일

풍자만화가

상명대학교 디지털만화영상학과 교수

전 세이카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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