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5세대 이동통신) 상용화가 1년이 넘어섰지만 서비스 품질에 대한 불만이 사라지지 않고 있다. 연합뉴스
5G(5세대 이동통신) 상용화가 1년이 넘어섰지만 서비스 품질에 대한 불만이 사라지지 않고 있다.

“빠른 속도는 모르겠고, 요금제가 가장 저렴한 걸로 추천해달라.”

몇 달 전, 기자가 스마트폰을 교체하기 위해 들렸던 통신사 매장에서 한 장년층 소비자가 매장직원에게 한 이야기다. 40대로 보였던 이 소비자와 매장직원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한 달 전에 보급형 5G 스마트폰을 구입했는데 서비스가 만족스럽지 않았던 모양이다.

기존에 쓰던 LTE(4세대 이동통신) 스마트폰과 비교해 전화연결 시 끊김 현상도 심한데 왜 더 비싼 요금을 내야하는지 그 이유를 모르겠다고 한다. 품질 차이를 모르겠으니 요금제라도 가장 낮은 걸 써야겠다는 것이 그의 불만이었다.

이렇게 5G와 LTE의 품질 차이를 느끼지 못한 소비자 수는 꽤 많은 모양이다. 차이를 느끼지 못하니 요금이 저렴한 LTE로 돌아가는 소비자도 늘었다. 실제 수치상으로도 5G요금제에서 LTE요금제로 교체한 소비자만 지난해 상반기부터 지난 8월까지 56만2656명에 달했다.

기대보다 낮은 품질, 비싼 통신비 등이 교체 이유다.

소비자가 5G 서비스의 품질에 대한 불만이 큰 만큼 이번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5G 품질과 비용에 대한 비판이 제기됐다. 그제서야 낮은 품질에 대한 이유가 밝혀졌다.

이는 빠른 통화서비스 품질을 갖춘 28GH(기가헤르쯔) 대역 망이 단 1개도 설치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국내 5G 주파수 대역은 3.5GHz와 28GH로 나뉜다. 3.5GHz는 전파도달 범위가 비교적 긴 대신 최대 속도는 그만큼 빠르지 않다. 반면 28GHz의 최대 속도는 LTE(롱텀에볼루션) 4G보다 20배 빠르지만 전파도달 범위가 짧고 잘 끊기는 단점이 있다. 따라서 더 많은 기지국이 필요하다.

정부와 통신업계가 5G 도입을 강조하면서 밝혔던 ‘LTE 대비 최대 20배’라는 빠른 속도는 28GHz 주파수를 활용할 때만 가능한 셈이다.

이통사는 신규 기지국 설치 등 막대한 돈이 투자돼야 할 28GH보단 더 적은 기지국으로도 전국망을 구축할 수 있는 3.5GHz를 선택했다. 커버리지(서비스 범위) 확보를 위해 3.5GHz 활성화를 택하면서 제대로 된 속도를 낼 수 있는 28GHz 투자를 소홀히 하면서 5G폰 사용자들은 제대로 된 5G 성능을 체감할 수 없다.

이렇듯 5G의 낮은 서비스와 고가 요금제에 대한 소비자의 불만이 제기되면서 이동통신 3사도 뒤늦게나마 요금제를 낮추는 방안을 조심스럽게 꺼내들었다.

경제부 신용수기자
경제부 신용수기자

국감에서 유영상 SK텔레콤 MNO(이동통신) 사업대표는 "이르면 연말, 늦어도 내년 초까지는 준비해 출시하겠다"고 밝혔고, 강국현 KT 커스터머 부문장은 “현재 온라인 판매 비중을 높이고 있다며 온라인에 적응하는 시간을 고려해 꾸준히 체질 개선을 해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황현식 LG유플러스 사장도 요금제 지적에 “공감한다. 열심히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러한 약속도 허울에 그치지 않으려면 저렴한 요금제를 실제로 내놔야만 한다. KT는 이미 국감 전인 지난 5일 중저가 요금제를 내놨다. 당장 서비스 품질을 올리기 어려운 만큼 소비자 불만을 줄이려면 요금제라도 낮춰야 한다는 점을 인정한 것이다.

이통사들이 국감에서 약속한 만큼 업계는 요금제 조정안을 지켜야 한다. 요금제 조정이 이뤄지지 않는 한 5G서비스에서 LTE로 회귀하는 현상은 더욱 잦아질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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