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硏, 페로브스카이트 부문 25.2% 세계 최고효율 기록
한전은 창문 등에 붙일 수 있는 '유리창호형' 분야서 성과
울산과기원은 '텐덤형 태양전지' 최고효율 24%까지 올려

'한국판 뉴딜'이 나온지 두 달이 지나고 있는 가운데, 한국판 뉴딜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그린 뉴딜과 관련된 후속 정책도 잇따라 나오고 있다. 특히, 신재생에너지는 그린 뉴딜 프로젝트를 이끌면서 저탄소 경제를 선도하는 등 에너지 정책 대전환의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다. 에너지 대전환을 이끌고 있는 신재생에너지의 오늘과 내일, 그리고 미래발전 전략을 살펴본다.[편집자 주]

실리콘 태양전지와 비교해 제조가 쉽고 제작원가는 낮아 차세대 태양전지로 주목받고 있는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PSC). 미래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각국의 주도권 싸움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한국이 그 중심에 있다.

NREL(미국재생에너지연구소)이 발표하는 '태양전지 최고효율 차트'를 보면 한국화학연구원 서장원 박사팀과 미국 MIT 모운지 바웬디 교수팀이 공동연구를 통해 기록한 25.2%가 페로브스카이트 부문 세계 최고 광전변환효율(빛 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변환시키는 효율)이다.

화학연구원은 2019년 4월 중국과학원의 23.7%를 제치고 세계 최고 효율 24.2%를 기록한 데 이어, 또 다시 1% 이상 효율을 높인 것이다.

25.2%의 최고 효율은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가 실질적으로 달성할 수 있다고 여겨진 25%의 효율을 뛰어넘은 것으로, 1세대인 실리콘 태양전지 최고 효율과의 격차도 1% 정도에 불과하다.

화학연구원은 중국과학원, 스위스로잔연방공대 등과 함께 전 세계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연구를 이끌고 있는데, 지금까지 이번 기록을 포함해 총 7번 NREL 태양전지 최고효율 차트에 이름을 올렸다.

화학연구원의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최고효율 연구는 산업통상자원부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신재생에너지 핵심기술 개발사업,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 글로벌 프론티어 사업,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창의형 융합연구사업 등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NREL의 태양전지 최고효율(Best Research-Cell Efficiencies) 차트. 한국화학연구원(KRICT)과 미국 메사추세츠공대팀이 기록한 25.2%가 페로브스카이크 태양전지 부문(노란색 표시) 세계 최고기록이다. [자료:NREL 홈페이지]
NREL의 태양전지 최고효율(Best Research-Cell Efficiencies) 차트. 한국화학연구원(KRICT)과 미국 메사추세츠공대팀이 기록한 25.2%가 페로브스카이크 태양전지 부문(노란색 표시) 세계 최고기록이다. [자료:NREL 홈페이지]

한국전력은 창문이나 건물 벽면에 붙이는 '유리창호형' 태양전지 개발에 가시적인 성과를 보이고 있다. 반투명하고 가벼워 건물 벽면 등에 부착이 가능한 페로브스카이트의 장점을 활용한 것이다.

한전은 태양광을 설치할 공간이 부족하고 고층 건물이 많은 국내에 적합한 친환경 기술”이라며 “유리 창호형 태양전지를 20층 빌딩에 설치할 경우 200㎾급 이상의 규모로 연간 210톤수준의 이산화탄소 저감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전은 이미 2.5cmX2.5cm 면적에서 20.4%의 최고효율을 달성했고, 5cmX5cm 이상의 대면적 페로브스카이트 모듈 설계와 제작, 성능평가를 진행 중이다.

하지만 유리창호형 태양전지 사업화를 위해서는 가로 와 세로가 최소 10㎝인 모듈 제작이 필요한 상황.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한전은 지난 8월 유니테스트와 손을 잡았다.

전력연구원이 개발한 반투명 유리창호형 태양전지(페로브스카이트). [자료:한국전력]
전력연구원이 개발한 반투명 유리창호형 태양전지(페로브스카이트). [자료:한국전력]

유니테스트는 태양전지 면적을 넓히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어 대면적 크기(200~800㎠) 제작이 가능하고, 상호협력을 통해 800㎠ 이상 면적에서도 높은 효율을 가지는 태양전지를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2009년 태양광 사업에 새로 진출한 유니테스트.  이 회사는 지난해 11월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모듈의 광전변환효율을 14.8%까지 끌어올려 Sub-module(200~800cm²) 분야에서 세계 최고 효율을 달성했다고 발표하면서 관심을 끌었었다.

비록 올해 초 파나소닉이 효율 16.1%를 기록해 순위가 바뀌었지만 사업화에 필수적인 PSC 대면적 생산기술 세계 1, 2위를 다투는 강자이다.

유니테스트는 텐덤 태양전지(PSC/실리콘 2중) 상업화를 위해 연구 중이며, 최근 한국전력과 손을 잡고 도심에 적합한 유리창호형 태양전지 개발에 전념하고 있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도 페로브스카이트에서 눈에 띄는 연구결과를 보이고 있다.

최경진 신소재공학부 교수팀은 지난해 4월 실리콘 태양전지를 아랫부분에 그 위에 고효율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를 쌓는 방식으로 '일체형 페로브스카이트·실리콘 탠덤(tandem) 태양전지'를 개발한데 이어, 6개월 후에는 24%까지 끌어올렸다.

최경진 교수는 "태양광 산업에서도 핵심 원천 기술을 확보해 국제 경쟁력을 갖춰야 살아남을 수 있다"면서 "국내 최초로 저비용·고효율을 달성한 이번 연구가 국내 태양광 산업 성장에 이바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구진이 태양광 분야 기업인 신성이엔지와 함께 진행한 이번 연구는 에너지 분야 과학저널 '나노 에너지'(Nano Energy) 3월 19일 온라인판에 발표됐다.

특히, 울산과기원은 페로브스카이트의 고효율 뿐만 아니라 '납없는 페로브스카이트'를 비롯해, 접을 수 있거나 물과 자외선을 차단하는 태양전지, 태양전지 안정성과 성능을 높이는 전극 등 상업화에 필요한 기술을 잇따라 발표하면서 주목받고 있다.

1세대라고 할 수 있는 실리콘 태양전지 시장에서 점유율과 기술력 모두 세계 1위로 평가받고 있는 한화솔루션도 차세대 태양전지로 불리는 페로브스카이트 기술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화솔루션은 판교 미래연구소와 독일 기술혁신본부인 탈하임 R&D센터에서 차세대 태양광 소재와 에너지 솔루션 관련 신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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