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통 금융업계가 최근 테크핀 기업의 도약과 코로나19의 대두로 디지털 금융에 더욱 힘을 싣고 있다. 금융업계의 디지털 금융 변모 노력 중 하나로 떠오르는 기술이 바로 블록체인이다. 금융업계가 블록체인을 활용해 어떻게 제2의 도약에 나서고 있는지를 살펴본다.

[스트레이트뉴스 신용수 기자] 하나은행은 디지털 금융 전략의 일환으로 블록체인을 활용하고 있다. 이는 스마트 금융, 핀테크 활성화 등 새로운 금융환경의 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서다.

코로나19로 인해 금융생활의 디지털화가 더욱 시급해졌기 때문이다. 기존의 은행 창구에서 이제는 모바일 시대를 맞이했고, 여기서 더 나아가 언택트(비대면)를 선호하게 되면서 은행의 디지털화는 피할 수 없는 움직임이다.

하나은행이 대표적으로 블록체인을 활용하는 분야는 국제 지급결제망 ‘GLN’, 학생증 발급 등 전자증명, 자금 중개 서비스 등이다. 이에 하나은행은 블록체인 신서비스팀을 만들고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새로운 금융 거래 환경을 만들 수 있는 사업모델 발굴에 주력하고 있다.

◇국제 지급결제망 ‘GLN’ 블록체인 활용

하나금융의 블록체인 사업 전략 중 대표적인 분야는 GLN의 활용이다.

'GLN(글로벌 로열티 네트워크)'은 전세계 14개국이 참여 중인 국경을 초월한 글로벌 지급결제 플랫폼이다.

전세계 금융회사, 유통회사, 포인트 사업자 등을 하나의 네트워크로 연결해 국경의 제한 없이 모바일로 자유롭게 결제, 송금, ATM 인출, 쿠폰몰 서비스 등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다.

이는 전 세계에 가맹점을 보유한 비자, 마스터카드의 지급결제망과 비슷하다.

하나금융은 GLN에 블록체인 기반 전자결제서비스를 시도하고 있다. 블록체인의 분산 원장 방식을 활용해 세계 각국의 계좌에 있는 금액의 입출금·결제 내역을 기록하고 이를 전자화폐로 정산할 수 있도록 한 시스템이다.

하나은행은 2019년 4월 대만에서 첫 GLN 기반 결제 서비스를 선보인 이후 현지 최대 면세점 에버리치, 전통 야시장, 자판기 등으로 영역을 확장했다. 지난 5월부터 태국 쇼핑몰, 관광지, 야시장 등 약 300만 가맹점에서도 하나멤버스를 통해 결제할 수 있다.

최근 SSG페이와 토스가 GLN 연합에 합류했다. 하나은행에 따르면 GLN 네트워크는 현재 세계 14개국, 총 57개사에 이른다.

◇학생증 등 블록체인 활용한 전자증명 활용

하나은행을 비롯한 금융사들은 블록체인을 활용한 전자증명에도 관심을 갖고 여러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해 7월에 하나은행은 우리은행, 코스콤으로 구성된 금융사와 SK텔레콤, LG유플러스, KT, 삼성전자와 함께 블록체인 기반의 모바일 전자증명 사업을 출범시켰다.

모바일 전자증명 사업은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위·변조가 불가능한 분산원장을 통해 개인의 신원을 확인·증명하고, 본인 스스로 개인정보를 관리할 수 있는 것이 핵심이다. 개인은 기관이나 기업으로부터 받은 자신의 정보를 스마트폰의 보안 저장 영역에 저장해 놓고 있다가, 신원증명이 필요할 경우 언제든지 스스로 원하는 데이터를 골라서 제출할 수 있다. 이는 기존에 기관과 기업이 보관하고 있던 개인정보와 이에 대한 통제권을 개인에게 돌려준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하나은행은 이를 단순히 협약에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블록체인을 활용한 학생증 카드 발급에도 활용했다.

하나은행은 지난 2월 고려대학교와 함께 올 봄학기부터 학생증 발급에 블록체인을 도입했다. 하나은행이 개발한 블록체인 플랫폼 ‘원큐렛저’에 고려대학교가 학적정보를 올려 학생증 발급기간이 기존의 2주에서 2~3일로 줄어들게 됐다.

원큐렛저는 블록체인 네트워크 상에서 참여 기관의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공유하고 정보의 진위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블록체인 플랫폼이다.

기존에는 은행과 대학 간 발급 대상자의 학적 정보를 수기로 검증하여 최종 발급하는 등 절차가 복잡했다. 그러나 블록체인 기반의 분산원장을 통해 양 기관에 발급 대상자의 학적 정보의 공유 및 상호 검증이 실시간 가능해져 업무량 및 절차 단축이 가능해졌다.

하나은행은 앞으로 원큐렛저 플랫폼 참여 기관을 확대하고 다양한 분야로 시리즈를 확장할 계획이다.

하나금융그룹이 참여 중인 글로벌 결제 네트워크 플랫폼인 GLN(Global Loyalty Network)에 토스가 공식 참여하고 있다. 사진은 협약 체결 후 한준성 하나은행 미래금융그룹 부행장(왼쪽)과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 하나금융그룹 제공
하나금융그룹이 참여 중인 글로벌 결제 네트워크 플랫폼인 GLN(Global Loyalty Network)에 토스가 공식 참여하고 있다. 사진은 협약 체결 후 한준성 하나은행 미래금융그룹 부행장(왼쪽)과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 하나금융그룹 제공

◇블록체인 기반 자금 중개 서비스 개시

하나은행은 블록체인과 기술 금융의 연계로 기업 자금 지원에도 나섰다.

하나은행은 지난 4월 코스콤의 블록체인 기반 비상장주식 마켓 플랫폼인 ‘비 마이 유니콘(Be My Unicorn, 이하 BMU)’ 내에 자금 중개 서비스를 개시했다.

이에 하나은행은 BMU 내에서 주식 매매 대금에 대한 에스크로(Escrow) 기능을 제공하고 전반적인 자금 중개를 관할하게 됐다.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 원장 공유를 통해 투자자들은 주식 거래 체결 및 입금 정보를 실시간으로 조회할 수 있으며, 보다 빠르고 안전하게 매매 대금을 결제할 수 있게 된다.

하나은행은 비상장주식 거래 인프라를 바탕으로 기업 투자 및 자금 조달 등 기업금융 전반을 지원하는 블록체인 생태계를 확립해 나갈 예정이다.

또 한국도로공사와도 손잡고 고속도로 통행료 지급과 관련해 블록체인 기반 서비스를 도입한다.

지난 8월 하나은행은 스마트폰뱅킹 애플리케이션(앱) ‘하나원큐’를 활용한 통행료 미납 납부 및 환불 서비스 운영 기반을 조성하기로 했다. 하나은행과 한국도로공사는 이 외에도 양사 간 블록체인 활용 데이터 연계 시스템 구축, 서비스 대상 정보 공유, 처리 결과의 송수신 방안 등까지 상호 긴밀하게 협력하며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계획이다.

블록체인을 활용한 증명 시스템으로 데이터 확인부터 납부까지 활용한다는 전략이다.

이와 관련해 하나은행 측은 “블록체인 기술을 적극 활용한 혁신적인 금융서비스를 개발해 국민들의 생활에 편리함을 더해 드리는 친절한 금융의 역할을 다하겠다”며 “본 협약과 서비스를 통해 공공부문 서비스 신뢰 제고 및 재정 확보에도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스트레이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