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개 세부과제 중 민간투자 파급력 큰 '5대 과제' 집중 투자
디지털 뉴딜은 가상발전소(VPP)·분산전원 플랫폼사업 중심
풍력·연료전지 등 203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비중 25%로 확대

'한국판 뉴딜(Korea Newdeal)' 정책에 부응한 에너지 공기업들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뉴딜사업에 7조원이 넘는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하는가 하면, 관련 조직을 신설하고 중장기계획도 속속 내놓고 있다. 정부의 친환경 정책에 기조에 맞추면서, 이 기회에 태양광과 풍력·수소 등 친환경 에너지 생태계로 전환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에너지 공기업들이 그리고 있는 '에너지 뉴딜' 방향과 추진 전략 등을 살펴본다.[편집자주]

한국남동발전 본사 전경과 유향열 사장.
한국남동발전 본사 전경과 유향열 사장.

한국남동발전(사장 유향열)은 뉴딜을 통해 오는 2025년까지 5조7000억 원을 투자해 4만9000여개의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목표다. 디지털 뉴딜과 그린 뉴딜을 축으로, 8대 전략과 5대 중점과제도 선정했다.

디지털 뉴딜 분야에서는 4차산업기술을 활용한 디지털 전환을 통해 ▲비대면 인프라 구축 ▲스마트·지능형 발전 ▲발전·건설공정 품질관리 등을 추진한다. 그린 뉴딜 분야에서는 ▲신재생에너지 확대 ▲대기배출물질 감축 ▲친환경 에너지 전환 ▲자원순환 비즈니스 모델 발굴 등의 사업이 진행된다.

이를 위해 5조2800억원을 투자하며, 특히 '석탄발전기 국내 최다 보유'라는 남동발전의 특성을 감안해 녹색 프로젝트를 중점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또 51개 세부과제 중 민간투자 파급력이 높은 '5대 대표 과제'를 엄선해 집중 추진하기로 했다.

주요 과제로는 ▲공기업 최초로 분산전원을 모아 전력중개 사업을 추진하는 '분산전원 디지털 플랫폼’ ▲2020년 행정안전부 범정부 협업과제로 선정돼 추진 중인 '취약계층 일자리 창출을 위한 자원 재활용 협업 플랫폼 구축' 사업 ▲디지털 인프라 구축과 그린 리모델링을 동시에 추진하는 '스마트-에코 스쿨’ 등이 있다.

남동발전은 차질없는 계획 실행을 위해 디지털·신재생·환경·인프라 등 4개 분과로 구성된 '뉴딜 추진본부'도 운영할 계획이며, 분과별 중요사항은 CEO 주재 '뉴딜 전략회의'를 통해 속도감 있게 결정할 방침이다.

◇ 가상발전소(VPP)·분산전원 플랫폼사업 진출

분산형전원 디지털플랫폼 사업은 신재생에너지에 디지털 기술을 접목한 것이다. 곳곳에 산재한 소규모 신재생에너지 자원을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하나의 가상발전소(VPP)로 통합함으로써 효과적으로 관리하고 운영하는 방식이다.

이를 위해 '분산형전원 플랫폼 구축 추진단'을 발족하고, 단계별 플랫폼 비즈니스 추진을 위한 5개년 계획도 마련했다. 신재생에너지 설비 확대 중심의 다른 발전기업들의 뉴딜전략과는 차별화되는 부분이다.

남동발전은 첫 단계로 자체 운영 중인 신재생에너지 발전설비를 활용한 가상발전소 사업모델을 연내에 구축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공기업 최초로 2.55MW의 소규모 전력중개자원을 등록하고 신재생에너지 자원의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할 수 있는 관제 인프라를 전문 운영센터에 구축해 가상발전소 시범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2단계는 작은 용량의 신재생에너지 설비를 보유한 일반인을 대상으로 플랫폼에 모으게 된다. 이를 통해 국내 태양광 용량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1MW 이하의 소규모 태양광 자원을 집약해 분산된 소규모 재생에너지를 효율적으로 활용하겠다는 계획이다.

남동발전은 이 프로젝트에 오는 2025년까지 4000억을 투자해 소규모 분산자원을 4GW까지 확보할 예정이다.

마지막 단계로 개방성·다면성·확장성·공공성을 기반으로 한 플랫폼 비즈니스 다각화이다. 태양광 기자재 도소매 시스템, 전기차 충전 서비스 제공 등 7개 부문의 핵심 서비스를 선정해 파생사업의 확장을 통해 플랫폼 네트워크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남동발전은 플랫폼 비즈니스 5개년 계획이 마무리되는 2025년이면 태양광을 포함한 모든 신재생에너지 설비를 플랫폼 내에서 사업개발부터 중개거래, 발전소 매매 등을 종합적으로 관리·운영해 국가 재생에너지 보급을 수준을 세계적 수준까지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이 과정에서 3만2000명의 고용도 창출될 것으로 보고 있다.

유향열 사장은 “미래 분산형 전력시장의 생존여부는 대규모 신재생단지 보유가 아니라 ‘전력 플랫폼 비즈니스’ 선점 여부가 될 것"이라며 "자체 보유한 신재생 설비가 없어도 우리가 개발하는 가상발전소 등 분산형전원 종합 플랫폼을 통해 국가 신재생시장과 산업생태계를 선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2017년 9월 상업운전에 들어간 탐라해상풍력발전단지. 국내 최초의 해상풍력발전단지로 3㎿ 풍력발전기 10기가 설치돼 있고, 연간 2만5000가구가 쓸 수 있는 8만5000㎿h의 전기를 생산한다. 한국남동발전 제공.
2017년 9월 상업운전에 들어간 탐라해상풍력발전단지. 국내 최초의 해상풍력발전단지로 3㎿ 풍력발전기 10기가 설치돼 있고, 연간 2만5000가구가 쓸 수 있는 8만5000㎿h의 전기를 생산한다. 한국남동발전 제공.

◇ 국내 발전사 중 가장 많은 3GW 해상풍력 사업권 확보

남동발전은 2030년까지 전체 발전설비 용량 중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25%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신재생에너지 설비용량은 2019년 기준 1165MW를 확보하고 있는데, 이 가운데 태양광발전은 33%인 373MW이고, 풍력발전이 8% 수준인 96MW이다. 나머지는 연료전지와 바이오매스 등이다.

이에 따라 남동발전은 상대적으로 비중이 낮은 풍력발전에 투자를 늘리고 있다. 2022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는 제주 애월읍 어음풍력발전소(21MW)를 비롯해 완도(600MW), 인천(600MW), 여수(900MW) 등에서는 해상 풍력발전단지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남동발전은 국내 발전사 가운데 가장 많은 3GW 규모의 해상풍력 사업권을 확보하고 있다. 이는 국내 발전사 가운데 최대 규모로 정부가 2030년까지 목표로 하고 있는 전체 해상 풍력발전량의 33% 수준이다.

남동발전이 계획대로 해상풍력을 추가로 개발한다면 국내 해상풍력 용량의 58%를 점유하게 된다.

지난 6월 상업운전에 들어간 19.8MW 화성 연료전지발전소. SOFC 방식의 연료전지 중 국내 최대 규모이다. 한국남동발전 제공.
지난 6월 상업운전에 들어간 19.8MW 화성 연료전지발전소. SOFC 방식의 연료전지 중 국내 최대 규모이다. 한국남동발전 제공.

◇ 국내 최대 화성연료전지 발전 상업운전 개시

남동발전은 도심형 청정 연료전지 발전사업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2030년까지 350MW까지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지금의 9배 정도이다. 이를 통해 국내는 물론, 미국 연료전지 시장까지 진출한다는 전략이다.

연료전지란 수소와 산소가 가진 화학적 에너지를 직접 전기 에너지로 변환시키는 친환경 발전설비로, 연료를 태우는 과정이 없어 연소시 발생하는 질소산화물과 황산화물 등의 배기가스가 전혀 없고, 연료의 90% 이상을 전기에너지와 열에너지로 전환시키는 뛰어난 발전효율을 자랑한다.

남동발전은 2006년 국내 발전사 중 처음으로 성남시 분당발전본부에서 연료전지 사업을 시작했다. 분당발전본부 연료전지는 2006년 300kW를 시작으로 2013년 2단계(3.08MW), 2014년 안산 연료전지(2.64MW), 2016년 3단계(5.72MW), 2018년 5단계(5.72MW)를 운영 해왔다. 올해에는 4, 6단계를 준공했다.

특히, 올해 준공된 4, 6단계 발전은 국내 기술을 상용화해 주목을 받고 있으며, 국내 처음으로 도입된 4단계 16.72MW의 PAFC(인산염) 형식과 6단계 8.35MW의 SOFC(고체산화물) 형식의 연료전지다.

충북 제천에서도 40MW급 연료전지 발전소 건설사업을 추진중이다. 지난 5월 충청북도·제천시·삼성물산 등과 ‘충청북도 수소테마 제천산단 신재생에너지사업 공동개발 양해각서’를 체결하면서 사업이 본격화됐다.

제천왕암 연료전지 발전사업은 제천시 왕암동에 있는 제천 제2일반산업단지 내에 건설된다. 산업단지와 약 2.8㎞ 떨어진 왕암변전소에 154㎸로 계통연계할 계획이다. 발전용량은 40MW 규모다. 제천시는 분산형 전원구축에 따른 에너지 자급률을 높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19.8MW 규모의 화성 연료전지발전소도 최근 상업운전을 시작했다. 화성연료전지는 SOFC 방식의 연료전지 중 국내 최대 규모의 연료전지발전단지로, 한 때 만성적자로 인해 좌초된 적도 있었지만 남동발전을 만나 7년5개월 만에 정상화됐다.

화성연료전지는 95% 높은 이용률과 연료전지 중 최고 수준인 56% 효율로 연간 16만5000MWh의 전력을 생산하고 이를 약 4만3000가구에 공급해 32만 신재생에너지 REC(공급인증서)를 확보할 계획이다.

유향열 한국남동발전 사장은 “연료전지 4,6단계 준공을 계기로 도심형 신재생 연료전지 발전을 선도할 수 있게 됐다”면서 “신재생에너지 설비를 2030년까지 발전비중의 25%로 확대할 것“ 이라고 말했다.

또 "화력발전의 탄소 배출 감축뿐만 아니라 포스트 코로나19 시대를 맞아 선도형 경제로의 전환을 위한 그린뉴딜정책에 앞장서서 친환경에너지 공급과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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